공격 수위 높이는 비명계…"한 사람에 의존하는 정치 신뢰 못 얻어"
비명계 이재명 일극체제 비판 목소리 커져
양기대 "쓴소리가 내부총질?…정권교체 걸림돌"
박용진, 이 대표에 "전략적 큰 구멍 있어"
당 밖 비명계 이낙연 "이재명 정치 청산해야"
이재명·친명계 대응 자제하지만 갈등 더 커질 듯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중 목소리를 높이는 야당 의원들을 비판하는 여당 의원들을 향해 중단의 손짓을 하고 있다. 2025.02.10.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10/NISI20250210_0020690328_web.jpg?rnd=20250210103634)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중 목소리를 높이는 야당 의원들을 비판하는 여당 의원들을 향해 중단의 손짓을 하고 있다. 2025.02.10. [email protected]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비명계 인사들은 '다양성·통합·포용' 등을 키워드로 이 대표의 리더십을 저격하고 있다.
비명계 원외 모임 '초일회' 간사인 양기대 민주당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민주당 내에서 비명계의 쓴소리가 이어지자 '내부총질론'을 제기하며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이는 민주당의 자강(自强)과 정권교체에 걸림돌"이라고 했다.
양 전 의원은 "오직 한 사람만에 의존해 정권교체만 외치는 정치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을 단순히 '내부총질'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당내 다양한 목소리와 건설적인 비판을 누르고 이 대표에 대한 비판에 재갈을 물리려는 또 다른 방탄논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총구는 앞으로 향해야지 옆으로 향하면 안된다'고 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을 향해 "문재인 정부 시절 아침마다 문 대통령을 비판하며 '문모닝'이라는 별칭을 얻었던 그 때의 박 의원이 맞는지 의심이 든다"며 "내부총질론은 외부의 적을 향한 단일한 공격만이 정치적 승리의 길이라는 아주 단편적인 인식"이라고 했다.
박용진 민주당 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는 전략적 구멍이 왜 생겼는지 반추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당내 통합'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 "대선 패배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고 하고 민주당이 통합과 확장을 해야 이긴다는 시의적절한 (문 전 대통령) 말씀에 감사드린다"며 "지금은 친명(친이재명)·친문(친문재인)이 싸울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죽 쒀서 개 주는 상황만은 막아야 한다"며 "그러려면 비판도 경쟁도 허용되고 그것을 에너지로 삼아야 한다. 분열로 몰아치는 것은 민주당을 패배로 몰아가는 큰 잘못"이라고 봤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민주당) 복당 이후 이재명 대표와 전화 통화를 할 기회가 있었다"며 "(대표께서) 우리 당이 좀 더 다양한, 다양성이 구현되는 그런 당이 돼야 되는데 지금 요즘 그러지 못해서 좀 아쉽다, 극복해 나가야 된다는 취지의 말씀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지사는 "이 대표께서도 그 방향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계시는데 이게 대표나 당 지도부 몇 명의 생각 가지고 풀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우리 당원들, 지지자들까지 이러한 분위기를 좀 폭넓게 동의를 구하고 설득해 나가는 과정이 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밖 야권에서도 이 대표 견제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은 전날 광주에서 열린 시국 토론회에 참석해 "이미 '윤석열·이재명 정치의 동반청산'이 시대정신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 현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며 "만약 국민의힘이 계엄선포를, 민주당이 사법리스크를 정리하지 않은 채로 대선에 임한다면 대선 후에도 지금 같은 혼란이 계속되거나 진영만 바꿔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요즘 몇 년 사이에 민주당은 전례 없는 '일극 체제'의 늪에 빠졌다. 다양성과 포용성이 없어지고, 폭력적이고 배타적인 언동이 인기를 끄는 지금의 당내 문화로는 극단 정치를 청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최근 비명계의 비판이 지속되자 지도부 인사들에게 예민하게 반응하지 말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명계로 꼽히는 홍성국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고, 김 전 지사 복당에 환영 메시지를 내며 통합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와 친명계는 비명계의 비판에 대해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향후 비명계와 친명계의 갈등이 갈수록 더 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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