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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률 '깜짝 반등' 9급공무원 인기회복?…자세히 들여다보면

등록 2025.02.13 05:30:00수정 2025.02.13 06: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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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연속 경쟁률 하락하다 9년 만에 반등

"9급 보수 인상 등 처우 개선 노력 통한 듯"

"저연차 중심 처우 개선 계속 뒷받침 돼야"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올해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 경쟁률이 9년 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신규 임용된 공무원들이 퇴직하는 사례가 많아지자 정부가 처우를 개선하고 공직사회 내 악습을 없애겠다는 계획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개채용 선발시험의 평균 경쟁률이 24.3대 1을 기록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8일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선발시험 응시 원서를 접수한 결과, 선발 예정 4330명에 총 10만5111명 지원자가 몰렸다. 올해는 선발 예정 인원이 지난해보다 감소했으나, 응시 원서 제출 인원은 지난해보다 1514명 늘었다.1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에 9급 공무원 시험 대비 수강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2025.02.10.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올해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 경쟁률이 9년 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신규 임용된 공무원들이 퇴직하는 사례가 많아지자 정부가 처우를 개선하고 공직사회 내 악습을 없애겠다는 계획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개채용 선발시험의 평균 경쟁률이 24.3대 1을 기록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8일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선발시험 응시 원서를 접수한 결과, 선발 예정 4330명에 총 10만5111명 지원자가 몰렸다. 올해는 선발 예정 인원이 지난해보다 감소했으나, 응시 원서 제출 인원은 지난해보다 1514명 늘었다.1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에 9급 공무원 시험 대비 수강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2025.02.10.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 경쟁률이 9년 만에 반등하면서 '공시 열풍'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이 공직 인기 회복의 신호탄인지, 일시적 현상에 그칠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13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25년도 9급 국가직 공채 선발시험의 평균 경쟁률은 24.3대 1로 나타나, 9년 만에 반등했다.

9급 공무원 공채시험 경쟁률은 2017년 46.5대 1, 2018년 41대 1, 2019년 39.2대 1, 2020년 37.2대 1, 2021년 35대 1, 2022년 29.2대 1, 2023년 22.8대 1, 2024년 21.8대 1로 8년 연속 내리막이었는데, 올해 상승 전환한 것이다.

현 정부 들어 공무원 감축 기조에 따라 9급 국가공무원 선발 인원은 2023년부터 3년째 감소 중이다. 하지만 9급 공무원시험 지원자 수도 함께 줄어 경쟁률은 작년까지도 하락세를 나타냈었다. 공무원을 덜 뽑아도 지원자 감소로 경쟁률은 계속 떨어져왔던 것이다.

올해는 양상이 달랐다. 올해 선발 예정 인원(4330명)은 작년(4749명)보다 419명 줄었으나, 응시원서 접수 인원(10만5111명)은 작년(10만3597명)보다 1514명 늘면서 경쟁률이 올랐다.

이처럼 9년 만에 9급 국가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반등한 것은 계속되는 경기 불황, 정부의 공무원 처우 개선 노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계속되는 경기 악화에 채용시장이 얼어붙자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안정적인 직장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공무원시험 응시도 늘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저연차 공무원들의 대대적인 처우 개선에 나선 점도 경쟁률 반등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인사혁신처는 올해 공무원 보수 3% 인상에 더해 7~9급 저연차 공무원 봉급을 추가로 인상했는데, 이에 따라 9급 초임 봉급은 올해 처음으로 200만원을 넘게 됐다.

여기에 수당까지 합하면 보수는 월 평균 269만원, 연 322만원 수준으로 작년 대비 7% 인상된다는 게 인사처의 설명이다.

정부는 2027년까지 수당과 봉급을 합친 9급 초임 보수가 월 300만원으로 인상한다는 계획도 올해 초 발표했다. 이와 함께 승진에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시켜주고, 무주택 공무원에게 임대주택을 우선 공급하는 등 저연차 공무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각종 대책들을 잇따라 내놨다.

올해 초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무원시험(공시)' 응시에 취준생들이 몰렸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그간 9급 공무원의 초봉이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의 월급과 비교해도 '매력이 없다'는 시각 때문에 인기가 떨어졌는데, 정부가 9급 봉급을 올리고 처우 개선에 나서면서 이에 대해 반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반등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으며 유의미한 반등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올해 9급 공채 원서접수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원자 수 반등을 이끈 건 과학기술직이었다. 올해 과학기술직 지원자 수는 1만5455명으로, 작년(1만3445명)보다 무려 2010명 증가했다.

이는 정부가 올해 과학기술직 선발 인원을 2020년 이후 5년 만에 확대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올해 행정직의 선발 예정 인원(3630명)은 작년(4091명)보다 줄었는데, 과학기술직 선발 예정 인원(700명)은 작년(658명)보다 증가했다. 정부가 5년 만에 9급 과학기술직 채용을 늘리자 지원자가 몰린 것이다.

반면 전체 9급 국가공무원 선발 인원(4330명)의 약 84%를 차지하는 행정직은 지원자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올해 행정직 지원자 수는 8만9656명으로, 작년(9만152명)보다 496명 줄었다. 2020년(16만830명)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규모다.

여기에 경쟁률 상승폭이 그리 크지 않은 점도 '일시적 반등'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올해 9급 국가공무원 공채 경쟁률이 작년보다 오르긴 했지만, 2017년 46.5대 1에서 2025년 24.3대 1로, 8년간 큰 폭으로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상승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이 '공시 열풍'의 신호탄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저연차 보수 인상 등 정부의 당근책이 9급 공무원 경쟁률 상승을 이끌었을 수 있으나, 이것이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처우 개선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다.

하 교수는 "앞으로도 다른 직종의 보수와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저연차 중심으로 보수를 인상하는 등 개선책이 계속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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