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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사랑의열매 이수태 회장 "선진국 척도는 봉사와 배려, 기부문화"

등록 2025.02.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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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대형사고 등 어려운 여건 속 희망나눔캠페인 성료

美 '레인 메이커' 언급하며 국내 기부 문화 활성화 강조

"지역 기업의 나눔, 사회의 귀감 될 것" 기업 참여 독려

[부산=뉴시스] 이수태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사진=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부산=뉴시스] 이수태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사진=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부산=뉴시스] 이아름 기자 = "올해 나눔 온도가 124도로, 역대 최고 온도였다. 캠페인이 시작되고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결과다. 따뜻한 부산 시민들의 마음에 눈물이 나고 밤에 잠을 못 이룰 만큼 벅찼다."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부산사랑의열매) 이수태 회장은 지난 13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희망2025나눔캠페인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부산사랑의열매는 희망나눔캠페인의 목표액을 매년 높여왔지만 지난해에는 불경기와 고물가, 고금리 등을 고려해 전년과 동일한 108억6000만원을 목표액으로 설정했다.

그럼에도 이 회장의 걱정은 더 커져만 갔다. 계엄으로 인한 불확실한 정세, 안타까운 대형 사고 등이 잇따라 덮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1일부터 지난 1월31일까지 62일간 진행된 희망2025나눔캠페인에서는 총 134억7000만원이 모금되면서 목표액을 넘어섰다. 또 최근 4개년과 비교했을 때 나눔 온도 100도를 가장 빨리 달성했다.

이 회장은 "선진국의 척도는 자원봉사, 타인에 대한 배려, 기부 문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해 나눔 교육 시행을 통한 의식 개선, 기부 관련 제도 개선, 기부단체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사회적으로는 기부자에게 존경하고 손뼉 쳐주는 문화가 형성돼야 하고, 세제 혜택 등 다양한 형태의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며 나눔문화 확산에 힘쓸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지난 3일 자로 취임 200일을 맞이했는데 그간의 소회를 밝혀달라.

"사랑의열매 회장이라는 자리는 개인적으로 제 삶 속에서 가장 뜻깊고 의미 있는 자리라 생각한다. 경제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가 '이타적인 삶 실현'이라는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굉장히 소중한 기회를 얻은 것이라, 주어진 시간 동안 열정을 쏟고 최선을 다하려 한다. 더 많은 이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달하기 위해 부산 시민분들과 기업이 기부에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부산사랑의열매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설명해달라.

"사랑의열매의 정식 명칭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다. 이곳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을 근거로 1998년에 설립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법정 모금기관 및 배분 전문 기관이다. 부산 시민, 사회단체, 기업에서 보내준 소중한 성금으로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등 다양한 사업으로 지원하고 있다."

"모금된 성금이 다양한 사회복지 사업으로 잘 지원되기 위해 다양한 전문가가 참여하는 관리·감독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사회 각계를 대표하는 주요 인사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는 사랑의열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조직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며, 모금 분야와 배분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모금과 배분 사업이 효율적이며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아울러 사회복지 및 지역사회 현장에서 10년 이상 실무경력을 쌓은 전문가들을 통해 지원된 사업을 모니터링하고, 현장경험을 토대로 슈퍼비전을 제시하고 사업 평가 및 회계 평가를 해 기부금이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불경기에도 목표액을 채울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가.

"부산사랑의열매는 매년 목표액을 높여왔으나 불경기와 고물가 및 고금리 등을 감안해 전년과 동일한 목표인 108억6000만원을 설정했다. 그런데도 캠페인 초기에는 대형 사회 이슈가 생기면서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고, 실제 지난해 12월16일 기준 모금액이 작년 동기대비 실적보다 5억원 이상 부족해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 같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부산 시민들과 기업들의 나눔 정신이 빛나며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사랑의 온도탑 온도가 가파르게 올랐다."

"사랑의열매에서는 어려운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희망나눔캠페인 홍보를 강화해 기부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기부의 편리성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키오스크, QR코드, 신용카드 기부 및 BNK부산은행과 협력한 모바일뱅킹 기부페이지 등을 마련했다."

"특히 최고 모금액 달성에는 부산의 주요 기업들의 기부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BNK금융그룹과 화승그룹의 특별기부, 더불어 나눔명문기업들의 적극적인 기부가 이어져 따뜻한 부산을 만들 수 있었다."

-올해 12월에 진행될 희망나눔캠페인의 기부 현황은 어떻게 전망하나.

"늘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는 시점에서 2025년도 12월을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다만 부산 시민들을 믿고 있다. 부산이란 도시는 6·25전쟁 때 많은 피난민을 받아들이고 더불어 사는 포용력을 가진 곳이다. 이웃을 가족같이 사랑하는 그 마음이 있기에 올해 캠페인도 분명히 잘 되리라 기대해 본다."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기업의 기부 참여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이유를 듣고 싶다.

"사랑의열매에서 시작한 개인고액기부 프로그램인 아너소사이어티가 지난 15년 동안 가파르게 성장해 왔다. 그 영향으로 부산사랑의열매도 아너 회원이 많이 늘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개인과 기업 중 개인의 기부 참여 비율이 높다."

"매년 기업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곳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나눔의 크기를 떠나 우리의 공동체 발전과 부산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사회 공헌에 관심을 두고 나눔을 실천하기를 바란다.

"부산사랑의열매에서는 3년간 1억원을 기부하는 나눔명문기업과 함께 연간 1000만원 기부하는 나눔기업 프로그램을 추진해 더 많은 기업이 ESG 가치경영을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최근 화승그룹 계열사 4곳이 나눔명문기업에 가입하면서 나눔명문그룹이 탄생했다. 부산에 대기업이 없지만, 부산 지역에 거점을 둔 기업의 뜨거운 나눔은 사회의 귀감이 될 것이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나눔명문그룹의 탄생을 기원한다."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시스템이나 제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선진국의 척도는 자원봉사, 타인에 대한 배려, 기부 문화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긴급 모금,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와 같은 특정한 사건이나 시기가 있을 때만 참여하는 이벤트성 기부의 비율이 높은 편이고, 종교 단체에 기부하는 것을 선호한다."

"미국의 경우 기부자를 농경사회에서 꼭 필요한 '레인 메이커-비를 내리는 사람'이라고 칭하며 사회적으로 기부하는 레인메이커에 대해 사회적으로 존경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아울러 제도적으로도 기부자에게 세금 감면, 노후보장 혜택을 제공하며 교육적으로는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해 교육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기부 문화를 활성화하려면 나눔교육 시행을 통한 의식 개선, 기부 관련 제도 개선, 기부단체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으로는 기부자에게 존경하고 손뼉 쳐주는 문화가 형성돼야 하고, 세제 혜택 등 다양한 형태의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기부 사례 하나만 소개해 달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나눔을 실천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모든 분이 기억에 남지만 개인적으로는 새해 첫날 첫 기부를 20년째 이어오고 계시는 강충걸, 박영희, 강예성 가족이다."

"특별한 날 한 번쯤 기부는 누구나 경험을 해보셨을 거다. 하지만 20년을 한결같이 나눔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세상을 살면서 좋은 날도 있지만 분명 힘든 시기도 있었을 것이다.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새해 첫날 온 가족이 한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해 왔다는 것은 큰 뜻과 사랑이 있지 않으면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 박영희 기부자가 '뜻은 높게 하고 행동을 낮게 하려 한다'라고 말씀했는데, 큰 울림이 있었다. 기부하는 그 자세도, 미소도 겸손과 사랑이 번지는 모습에서 20년의 세월을 느낄 수 있었다."

-시민들께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

"올해 나눔 온도가 124도로, 역대 최고 온도였다. 캠페인이 시작되고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결과다. 따뜻한 부산 시민들의 마음에 눈물이 나고 밤에 잠을 못 이룰 만큼 벅찼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따뜻한 부산 시민들이 보내주신 사랑에 보답하는 유일한 방법은 이 사랑을 부산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투명하고 공정하게 전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구석구석 힘든 이웃이 없도록, 가장 가까이에서 위로가 되는 친구, 사랑의열매가 되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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