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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받고 문제 주고팔아"…경찰, '사교육카르텔' 100명 검찰 송치

등록 2025.04.17 12:00:00수정 2025.04.17 1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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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업체 등에 한 문항 당 10만~50만원 판매

수능 관련 문항 제작해 판매한 교원 47명 등 적발

'문항제작팀' '문항검토팀' 조직해 총괄 운영하기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경찰청.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경찰청.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사교육 업체에 돈을 받고 문제를 판매하거나 EBS교재를 출간 전에 유출한 현직 교원 등이 경찰에 대거 적발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사교육 카르텔'과 관련 교육부 수사의뢰 등 5건, 감사원 수사의뢰 17건, 자체첩보 2건 등 24건을 수사한 결과 총 126명을 입건·수사해 총 100명을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입건 대상자는 현직 교원(범행 후 퇴직자 포함) 96명, 사교육업체·강사관계자 25명, 기타 5명 등 총 126명이다. 이중에는 유명 사교육업체 대표와 강사, 법인 3곳 등도 포함됐다.

경찰 조사 결과 개인이 수수한 최대 금액은 2억6000만원에 달했다.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검찰에 넘겨진 교원 47명이 수수한 금액은 총 48억6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한 문항 당 10만원~50만원을 받고 사교육업체와 강사에 문제를 판매했다. 한 세트를 20문제로 보면, 이는 약 200만원에서 1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유명 일타강사 교재 속 지문이 수능에…평가원 이의심사 무마

우선 영어 일타강사 조모씨의 교재 속에 등장한 영어지문이 같은 해 수능 영어지문에 그대로 등장해 논란이 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교육부와 감사원의 수사의뢰에 따라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조씨의 교재는 2023학년도 수능 두 달 전인 2022년 9월27일 발간됐는데, 한 현직 교원이 자신이 제작한 문제를 조씨에게 판매하면서 수능 두 달 전 해당 교재에 지문이 수록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교원은 앞서 EBS 영어 교재 집필진으로 직접 참여하거나 지인을 통해 취득한 2017·2022학년도 EBS 영어 교재 관련 자료를 조씨 등의 부탁을 받고 외부로 유출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에 해당 지문을 출제한 교수는 '2024학년도 EBS 수능특강 영어독해 연습' 교재의 평가원 원외 감수위원으로 참여하면서 해당 지문의 원서를 알게 됐는데, 이를 수능 출제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이들 간의 연관성을 수사 의뢰했으나, 조사 결과 유착관계 등 연결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EBS 교재의 집필·감수 참여자들이 보안서약서를 위반해 정식 발간 전 교재를 외부로 유출하는 행위, 현직 교원들이 사교육업체·강사에 사적으로 문항을 제작해 판매하는 행위가 원인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교수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발간 전인 EBS 교재를 유출한 교원은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조씨는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상 배임 교사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평가원에 다수의 이의신청 건이 접수됐지만 수능 이의신청 업무처리 매뉴얼 규정을 위반해 이를 무마하는 행위도 확인됐다. 경찰은 평가원 관계자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송치했다.


[서울=뉴시스] '문항제작팀' 개요도. (사진=경찰청 제공) 2025.04.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문항제작팀' 개요도. (사진=경찰청 제공) 2025.04.17. [email protected]



현직교원이 수능 관련 문항 제작해 판매…2억6000만원 받아

수능 관련 문항을 제작해 사교육업체와 강사에 판매하고 그 대가로 2억6000만원을 수수한 현직교원 등 47명과, 이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교육업체와 강사 19명도 경찰에 검거됐다.

일부 교원의 경우 범행이 대담해져 다수의 수능출제·검토위원 경력의 현직 교사들로 구성된 '문항제작팀'을 꾸려 다수의 사교육업체와 강사들에 조직적으로 문항을 판매했다.

수능 검토위원 경력이 있는 한 현직교원은 수능출제·검토위원 출신 현직교원 8명과 함께 '문항제작팀'을 구성하고 아르바이트 대학생들로 구성된 '문항검토팀' 조직을 총괄 운영하기도 했다.

해당 교원은 특정 과목 문항 2946개를 제작해 판매하고 6억20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내신 시험에 과거 자신이 특정 사교육업체나 강사에게 판매했던 문항을 출제한 현직교원 등 5명이 적발됐다.또 대학교 현직 입학사정관이 수험생을 개인지도한 후 대가를 받거나, 현직 교원이 소속 고등학교의 합불자료를 외부에 유출한 사건 등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앞으로도 이러한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할 예정이며, 교육부 등 관계기관과도 지속 협의해 대학입시 절차의 공정성이 보장되고 건전한 교육 질서가 확립되는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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