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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순이엔티 박창우 "숏폼 기회의 땅…강제스타 발굴"

등록 2025.04.27 09:30:53수정 2025.04.28 11:5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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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탕후루' 챌린지 열풍 일등공신

"순이엔티 정체성, 막강한 바이럴 파워"

공연업계 노하우…숏폼가요제 등 오디션 기획

전속 크리에이터 170여명…총팔로워 18억↑

코스닥 상장 시동…여진엔터와 흡수합병

"틱톡 등 숏폼 태생 글로벌 스타 키우고파"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MCN기업 순이엔티 박창우 대표가 24일 서울 마포구 소재 순이엔티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MCN기업 순이엔티 박창우 대표가 24일 서울 마포구 소재 순이엔티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지난해 한 초등학생이 부른 노래가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 등 SNS를 점령했다. 크리에이터 서이브(12)의 '마라탕후루'다. '그럼 제가 선배 맘에/탕탕 후루후루!/내 맘이 단짠단짠~'이라는 중독적인 가사와 골반을 튕기며 사랑의 총알을 쏘는 안무는 MZ세대를 단번에 사로잡았다. 마라탕후루는 앨범 발매 한 달 만에 틱톡 뮤직 1위, 인스타그램 인기 상승 오디오 1위에 오르며 댄스 챌린지 열풍까지 일었다.

숏폼(1분 이내 짧은 영상) 콘텐츠 영향력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순이엔티 박창우 대표는 마라탕후루 열풍 일등공신으로, 공연 기획을 하며 일찌감치 숏폼 시장에 눈을 떴다. 부천국제영화제 개·폐막식 등을 맡아 온 몸 받쳐 일했지만, 적자 나기 일쑤였다. 숏폼 시장은 이보다 "쉽게 돈을 버는 구조"라는 걸 알아챘다. 2017년 말 틱톡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함께 숏폼 시장을 공략했다. 틱톡 파트너사 중 멀티채널네트워크(MCN) 1위에 올랐고, 크리에이터들에게 소문이 나며 입지를 다졌다. 수많은 SNS 스타들이 나오고, 숏폼 광고 시장이 해마다 성장하는 추세지만 한계도 느끼고 있다. "오디션 등을 통해 강제 스타를 발굴할 것"이라며 스타메이커로서 역할을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숏폼이 많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가 있다. 숏폼 광고는 해마다 2~3배 성장했지만, 상대적으로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 시장은 떨어지고 있다. 원래 크리에이터 기반 사업이다 보니 스타 마케팅이 강화돼야 하는데, 실제 시장 구조는 광고 매출 기반만 올랐을 뿐 스타가 없다. 지드래곤은 존재만으로 몇 천억원 가치가 있지만, 숏폼 크리에이터 중에선 그런 친구가 없다. 시아지우는 틱톡 팔로워가 2000만명이 넘는다. 어느 매체에서 1000만명이면 큰 이슈가 돼야 하는데, 크리에이터들은 유독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 숏폼 수입군에 본격적으로 매칭이 안 됐기 때문이다. 틱톡은 조회수 수익이 없어서 유명한 만큼 보장되지 않고, 영향력도 낮을 수밖에 없다. 틱톡 태생 스타가 필요하다."

틱톡은 '숏폼계 다시다'로 불리는데, 순이엔티에 손을 내는 이유가 있을 터다. "숏폼은 다른 매체 영상에 비해 퀄리티가 좌지우지 되지 않지만, 기획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MCN은 대부분 유튜브 기반인데, 우리는 공연 기획을 주로 해 마인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밤양갱, 마라탕후루 등을 통해 바이럴 잘하는 기업으로 소문 났다. 작년 스페인 마드리드를 홍보하면서 1년 목표를 반년 만에 달성했다"며 "순이엔티 정체성은 막강한 바이럴 파워"라고 강조했다.

"자금을 막대하게 태워서 소위 강제 스타를 만들 수 있다. 투자 관계 정리가 덜 됐지만, 그런 일환으로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다. 숏폼 가요제, 숏폼 배우 오디션 등 서바이벌을 통해 뽑아서 강제 스타를 만들려고 한다. 유튜브 콘텐츠는 다발적으로 수십개, 수천개 만들기 어려운데, 숏폼은 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이 중 한 두 개가 뜬다. 빨리 캐치해서 만드는 게 우선이고, 푸시하는 것도 능력이다. 두 번째로 물량이 있으면 챌린지 등 강제적으로 바이럴할 수 있다. 우연히 스타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터지는 걸 빨리 캐치해서 우리 걸 만들려고 한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MCN기업 순이엔티 박창우 대표가 24일 서울 마포구 소재 순이엔티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4.2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MCN기업 순이엔티 박창우 대표가 24일 서울 마포구 소재 순이엔티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4.24. [email protected]


박 대표는 "숏폼은 어마어마한 기회의 땅"이라고 짚었다. 숏폼은 춤, 노래를 따라하는 챌린지 위주이지만, 수익 창출 가능성이 높다. '숏폼 믹스'라고 부르며 음원 출시,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숏폼 드라마로 확장할 수 있다. 지난해 이태빈(29)·차주완(25) 주연 BL(Boys Love) 웹드라마 '연애지상주의 구역'을 만들었고, 하반기 숏드라마 유통 플랫폼 '슉' 출시도 앞두고 있다.

박 대표는 "숏폼은 기회가 정말 많다. 유튜브 등 기존 스타들은 진입하기 어려웠다. 유튜브는 스타 마케팅 보다 콘텐츠를 통해 진출해야 해 조회수, PPL 수익 기반, MD 상품이나 공연 등 사업군이 제한 돼 있다. 숏폼은 스타 매니지먼트이고, 70% 이상 음원을 사용한다"며 "각종 연예 기획사에서 숏폼을 통해 바이럴 하길 원하는데, '이 음원 자체를 수익화하면 어떨까?' 싶었다. 작년 중국 숏폼 드라마 시장은 10조원을 육박했고, 동남아도 반 정도 형성 돼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씨제스와 YG도 배우 사업을 접지 않았느냐. S급으로 캐스팅이 몰리고, 신인들은 계속 배출되는 데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다"며 "숏폼은 레거시 미디어와 기존 드라마, 영화와 완벽하게 접점을 이룰 수 있다. AI 시대가 됐지만, 한계점이 꽤 많다. 길이를 길게 못 빼고 1~2시간 짜리는 못 만든다. 길어야 1~3분 정도다. 숏폼에 제일 맞다. 숏폼 콘텐츠 시장에서 생성형 AI를 제일 잘 활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순이엔티에는 전창하(29), 카리모바 엘리나(27) 등 전속 크리에이터 170여 명이 소속 돼 있다.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총합 팔로워는 18억명 이상이다. 2016년 설립 후 한 번도 계약 분쟁이 없었고, 크리에이터와 재계약률이 높은 비결도 궁금했다. "크리에이터에게 초점을 많이 맞췄다"며 "완벽한 정산을 해주고, 단 1도 오차가 없도록 해 크리에티어 입장에서 완전히 믿을 수 있도록 했다. 차라리 회사가 손해 볼지언정 말끔하게 정산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 바닥이 두루뭉실하게 정산, 이 친구들은 끊임없이 의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숏폼 크리에이터는 매체에 가깝다. 전파력과 대중 소구력이 달라서 그 자체로 파워를 갖고, 숏폼은 유튜브 기반 사업에 비해 개인화된 경향이 크다. 이제는 시대가 조금 바뀌었다. 메가 크리에이터보다 마이크로 크리에이터가 중요해지고 있다. 숏폼 크리에이터는 키워지지 않고 나타나서 영입하면 된다. 군이 넓지 않다 보니 가운데가 없고 물량 투입해서 키우지, 중간에서 어설프게 키워지지 않는다. 유튜버 10명이 있으면, 틱톡커는 1000명 있다. 우리 회사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친구는 (장)유나다. 엘리나 친동생인데, 굉장히 예쁘고 노래도 잘하고 잠재력이 뛰어나다. 가장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MCN기업 순이엔티 박창우 대표가 24일 서울 마포구 소재 순이엔티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MCN기업 순이엔티 박창우 대표가 24일 서울 마포구 소재 순이엔티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4. [email protected]


순이엔티는 지난해 하나증권을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선정했고, 올해 하반기 상장예비심사 신청 목표로 코스닥 상장 준비 중이다. 최근 여진엔터테인먼트를 흡수합병한 상태다. 이본(52)을 비롯해 김영훈(46), 윤승훈(41), 우태하(33), 김호윤(26) 등이 소속 돼 있다. 상장을 앞두고 있는 만큼, 유명 엔터사와 합병해 몸집을 키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의외였다. 20여년간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며, 신인들을 발굴한 점을 높이 샀다. "내부적으로 스타를 키워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고, 작년까지 많은 기획사에서 3자 계약을 통해 '숏폼 분야를 키워달라'는 의뢰를 많이 받았다. 오히려 '노'(NO)라고 했다. 아무리 유명한 배우가 틱톡을 해도 거기선 신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 167억 7624만원, 영업손실 10억 174만원을 기록했다. 2023년 대비 매출은 39.7% 늘었지만, 영업적자는 지속됐다. 숏폼 리뷰형 플랫폼 '순샵', 음원 플랫폼 '스냅비츠' 등 연구개발(R&B) 비용이 많이 든 것을 감안하면 호실적이다. "드라마, 플랫폼, 브랜드, AI도 하는데 10억원 마이너스라고 하면 다들 '우와!'라며 놀라더라"면서 "일단 직원이 3배 늘었다. 작년에 플랫폼 3개를 선보였고, 개발 중인 플랫폼 3개가 또 있다. 신규 투자 사업이 상당히 많다. 기존 광고 수입은 1.5배~2배 늘어나는 등 주력 사업군은 다 성장했는데, R&D 사업에서 다 가져갔다. 순수하게 미래 가치, 영업이익, 매출만 봤다면 이 정도 인원도 필요 없다. 그랬다면 영업이익이 30~40% 났을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 내내 박 대표가 시장 트렌드를 빨리 읽고, 업계를 선도한 데 공감할 수 있었다. 내년 10주년을 앞두고 목표를 묻자, 의외의 답이 나왔다. "한 번도 월급을 밀린 적이 없다. 내년에도 월급이 안 밀리는 게 목표"라며 웃었다.

"누구나 아는 브랜드 하나와 누구나 아는 스타를 키워 업계를 선도하고 싶다. 순이엔터 모토는 글로벌 숏폼 플랫폼 넘버원 기업이다. 슈퍼스타가 나와야 시장 파워가 커지고, 자연스럽게 국내를 넘어 세계로 넓어진다. 숏폼 태생의 글로벌 스타를 키우고 싶다. 생명력을 위해선 외모보다 실력이 중요하고, 인성도 본다. 개인적으로 소속사도 없어야 한다(웃음). 숏폼, 브랜드, 커머스, 플랫폼 중 결국 하나만 터져도 3대가 먹고 살 수 있다. 모든 근간이 바이럴 파워라서 자신 있다. 물론 자금 여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MCN기업 순이엔티 박창우 대표가 24일 서울 마포구 소재 순이엔티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MCN기업 순이엔티 박창우 대표가 24일 서울 마포구 소재 순이엔티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4.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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