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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가 안은미의 미래적 오리엔탈리즘 선언문 '동방미래특급'

등록 2025.04.30 16: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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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프로젝트' 일환…무용·의상·무대 안은미가 직접 짜

임우근준 "동방미래특급서 새로운 아시아 퓨처리즘 제시"

필리핀 등 누비며 움직임·정서·미감 포착…작품에 녹여내

[서울=뉴시스]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동방미래특급'이 다음달 2~4일 초연을 앞두고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연 일부를 선보였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동방미래특급'이 다음달 2~4일 초연을 앞두고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연 일부를 선보였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커다란 화관을 쓴 남녀가 한삼(손을 가리기 위해 길게 덧대는 소매)을 끼고 등장하고, 흰 드레스 여성은 청나라 시대 긴 손톱장식과 일본식 양산을 들고 춤을 춘다.

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동방미래특급'이 다음달 초연을 앞두고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연 일부를 선보였다.

이날 무용수들의 옷은 동남아시아 전통 의상으로 보이지만 안은미 예술감독이 직접 디자인한 작품이다.

동방미래특급은 아시아 문화를 재해석한 '아시아 프로젝트' 일환으로, 독창적 안무와 무대 미술·의상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서울=뉴시스]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동방미래특급'이 다음달 2~4일 초연을 앞두고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연 일부를 선보였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동방미래특급'이 다음달 2~4일 초연을 앞두고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연 일부를 선보였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안은미 예술감독은 이날 간담회에서 '동방미래특급'에 대해 "오리엔탈리즘을 뒤집는 시도이자 미래적인 오리엔탈리즘을 제시하는 선언문"이라며 "아시아를 고정된 이미지로 소비해 온 기존의 시선을 초월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싶다"고 밝혔다.

임우근준 메타-드라마터그는 동방미래특급에 대해 "한국의 전통 문화로 알려진 것 가운데 알고 보면 전통이 아닌 게 많다. 무용만 하더라도 부채춤은 한국 근대화·현대화의 산물"이라며 "이에 안은미가 새로운 어법으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자고 해서 시도해 본 게 동방미래특급이다. 새로운 아시아 퓨처리즘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방미래특급은 아시아의 다채로운 문화를 무대, 의상, 소품디자인에 걸쳐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서울=뉴시스]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동방미래특급'이 다음달 2~4일 초연을 앞두고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연 일부를 선보였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동방미래특급'이 다음달 2~4일 초연을 앞두고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연 일부를 선보였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안은미는 이 공연을 위해 필리핀 마닐라, 인도네시아 발리, 일본 오키나와 등 현지를 누볐다. 그 곳에서 보고 느낀 현지인들의 움직임과 정서, 미감을 공연에 녹여 넣었다. 

800여개의 형형색색의 쟁반으로 채워진 무대는 수많은 섬과 해양으로 이뤄진 아시아의 지형적 특성을 묘사했다. 쟁반을 꾸민 천들의 패턴과 질감은 각 지역의 고유한 전통의 상징으로, 작품의 메시지와 연결된다.

안 예술감독은 "지금까지 의상을 한땀 한땀 다 만들어서 130여벌이 넘는다. 소품도 엄청나다"며 "이 무대 세트는 제가 아시아를 여행하면서 만난 아티스트들에게 전통적인 원단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전통이 만들어낸 패턴을 보내 달라고 해서 받은 것으로, 800여개가 넘는다"고 소개했다.

[서울=뉴시스]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동방미래특급'이 다음달 2~4일 초연을 앞두고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연 일부를 선보였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동방미래특급'이 다음달 2~4일 초연을 앞두고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연 일부를 선보였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이어 "한국을 포함해 10개국에서 긴 역사들의 어떤 발자국과 같은 느낌으로 세트가 준비됐다"며 "이 과정에서 공부를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긴 했지만 결과는 즐겁다"고 했다.

무용수들은 남녀 구분 없이 치마를 입는다.

안 예술감독은 이에 대해 "아시아의 전통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남성들이 오늘날 우리가 '치마'라고 부르는 형태의 의상을 입는 사례를 자주 마주했다. 신화 속 신들이 착용한 복장 또한 마찬가지"라며 "치마는 여성의 것, 바지는 남성의 것이라는 인식은 비교적 최근에 형성된 것이며 계급사회 안에서 만들어진 규범일 뿐, 본래 치마는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며, 바지 또한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동방미래특급'이 다음달 2~4일 초연을 앞두고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연 일부를 선보였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동방미래특급'이 다음달 2~4일 초연을 앞두고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연 일부를 선보였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음악은 오랜 시간 안은미와 호흡을 맞춰온 장영규가 맡는다.

장영규는 어어부프로젝트, 이날치 등 밴드 활동과 100편 이상의 영화음악뿐만 아니라 무용과 연극 장르에서 전통과 실험을 넘나드는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온 인물이다. 최근 국립무용단 신작 '미인'으로 무용 장르 관객들과 만난 그는 단순히 작품의 배경음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운드 아트를 펼친다.

장 음악감독은 "그동안 수월하게 작업했는데, 이번 작업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며 "아시아 전통에 대해 아는게 별로 없어서 찾아보면서 하고 있는데 아직도 부족하다. 아직 음악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다. 공연 전날까지 음악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도 진행중"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동방미래특급'이 다음달 2~4일 초연을 앞두고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연 일부를 선보였다. (왼쪽부터)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안은미 예술감독, 장영규 음악감독, 임우근준 메타-드라마터그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동방미래특급'이 다음달 2~4일 초연을 앞두고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연 일부를 선보였다. (왼쪽부터)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안은미 예술감독, 장영규 음악감독, 임우근준 메타-드라마터그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동방미래특급은 다음달 2~4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세계 초연한다.

독일의 베를리너 페스트슈필레, 프랑스의 파리 시립극장, 룩셈부르크 시립극장 및 오를레앙 시립극장 등 유럽 주요 극장과 예술기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이 작품은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유럽 투어를 예정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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