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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민 친정되고 싶다"던 봉화군수 무색하게 한 시의회

등록 2025.06.20 17: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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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의회 예결위, 청량산 캠핑장 조성 예산 전액 삭감

24일 본회의서 최종 결정…수정안 통해 부활 가능성 남아

[봉화=뉴시스] 박현국 경북 봉화군수. (사진=봉화군 제공) 2025.06.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봉화=뉴시스] 박현국 경북 봉화군수. (사진=봉화군 제공) 2025.06.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경기 수원시와 경북 봉화군의 도농 상생 협력사업으로 추진 중인 청량산 캠핑장 조성사업이 수원시의회의 예산 삭감 결정으로 위기를 맞았다.

20일 수원시와 수원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청량산 캠핑장 조성 관련 예산 21억7551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는 박현국 봉화군수가 전날 뉴시스와의 인터뷰<본보 2025년 6월20일 보도>에서 "수원시민의 친정이 되고 싶다"며 협력 의지를 강조한 지 하루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예산 삭감은 수원시의회 국민의힘 측이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사업 철회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수원시의회 국민의힘은 "시민 접근성과 실효성이 떨어지는 곳에 혈세를 낭비한다"며 강력 반대해왔다.

예결위는 이날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총 33억5794만원을 감액 조정했는데, 이 중 청량산 캠핑장 조성 예산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그동안 인구소멸 위기 지역과의 상생 협력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왔다. 특히 2023년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당시에도 "우리 지역보다 인구소멸 위기 지역에 기부하라"고 시민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수원=뉴시스] 경기 수원시와 재수원 강원도민회·충청도민연합회·호남향우회·영남향우회·제주도민회는 26일 시청 상황실에서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한 공동실천협약'을 체결하고, 상생협력을 약속했다. 수원시와 재수원 5도 향우회는 지방소멸위기 극복, 고향사랑기부제 조기 정착을 위해 적극 연대하는 등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사진=수원시 제공) 2025.06.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경기 수원시와 재수원 강원도민회·충청도민연합회·호남향우회·영남향우회·제주도민회는 26일 시청 상황실에서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한 공동실천협약'을 체결하고, 상생협력을 약속했다. 수원시와 재수원 5도 향우회는 지방소멸위기 극복, 고향사랑기부제 조기 정착을 위해 적극 연대하는 등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사진=수원시 제공) 2025.06.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역사회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자치단체장 간 정치색을 떠난 지역 협략 모델로 관심을 모아왔던 사업이 자칫 물거품이 될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봉화군은 이번 협력사업을 통해 연간 2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었다. 지역 상인들과 농가들도 수원시민들의 방문 증가로 인한 상권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었던 분위기다.

봉화군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현재 군의회를 포함한 경북도의회, 국회 역시 모두 국민의힘 소속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같은 정치적 배경 속에서 기초단체장의 초당적 협력 사업이 오히려 국민의힘 기초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될 수 있는 처지에 놓연 셈이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2023년 4월 영남향우회를 포함한 재수원 5도 향우회와 함께 지방소멸위기 극복을 위한 민관협력체계를 구축한 바 있다. 당시 이 시장은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와 관계인구 형성을 통한 상생협력을 약속했으며 소멸위험지역 등 11개 지자체에 직접 기부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추경예산안은 오는 24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경우에 따라 본회의에서 해당 예산에 대한 수정안이 상정되면 다시 의결을 거쳐 되살릴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남아있다. 봉화군과 수원시가 새로운 협력 방안을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사업을 추진 중인 시 관계자는 "아직 의회가 끝난 게 아니라서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아직은 미정이라고밖에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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