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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HUG…사장 해임 수순, 주택기금도 적신호

등록 2025.06.23 14:55:25수정 2025.06.23 16: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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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규모 전세사기 발생, 경영평가 3년째 '미흡'

3년째 적자…보증 여력 위해 5650억 규모 현물출자도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7.9조…수입 줄고 지출 늘어

[서울=뉴시스] 유병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지난해 7월25일 오전 세종시 소재 한 식당에서 취임 1주년 기념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2025.06.23. (사진=HUG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유병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지난해 7월25일 오전 세종시 소재 한 식당에서 취임 1주년 기념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2025.06.23. (사진=HUG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 주택도시기금을 운영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사기 여파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며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3년 연속 '미흡'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사장이 해임될 위험에 처한 것은 물론 120조원 규모의 주택도시기금 역시 들어오는 돈은 줄고 나가는 돈은 늘어나는 등 수익구조 악화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HUG는 최근 2024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미흡'(D) 평가를 받았다. 기재부는 2년 연속 '미흡' 평가를 받은 유병태 HUG 사장에 대해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다.

HUG는 2022년 발생한 대규모 전세사기 등의 여파로 경영실적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임대인 대신 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한 임차인에게 지급하는 대위변제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은 2022년 4000억원대 순손실로 적자 전환 후 2023년 3조9962억원, 2024년 2조192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보증여력이 줄어든 HUG에 대해 최근 5650억원 규모의 현물출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경영실적 평가도 재무 상황과 맞물려 악화됐다. 지난 2022년만 해도 '보통'(C) 등급을 받았으나 이후 3년 연속 '미흡'을 벗어나지 못했다. 유 사장은 지난 2023년 6월 임명됐기 때문에 이후 2년 연속 '미흡' 평가를 받아 올해 해임 건의 대상이 됐다. 원래 임기는 내년 6월까지 3년이다. HUG는 경상경비 삭감 대상으로도 분류됐다. 경영개선계획 제출 및 경영개선 컨설팅 대상이기도 하다.

HUG가 운용하는 주택도시기금도 위기에 봉착했다. 국토부 등에 따르면 주택도시기금의 여유자금은 지난 3월 기준 약 7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약 10조1000억원) 대비 약 2조2000억원 줄었다. 2021년 말 49조원에 달했던 잔액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디딤돌대출 등 주택도시기금을 일부 활용하는 정책대출 규모가 커지면서 2023년 11조3124억원, 지난해 8조7550억원이 투입됐다. 기금을 통해 시중금리와 정책금리 차이를 보전해주는 이차보전 규모도 2022년 4982억원 수준이었으나 2023년 9260억원, 2024년 1조3889억원으로 늘었다.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관리·감독이 소홀하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도 최근 발표됐다. 감사 과정에서는 전세대출 후 주택취득 1751건(1811억원)의 대출약정 위반 의심사례가 확인됐다.

반면 주택도시기금의 수입원 중 하나인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달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약 2639만명으로 2년 전보다 약 10만명, 1년 전보다는 약 54만명 감소했다.

HUG와 주택도시기금의 부담은 커지는 상황이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으로 주택기금 3000억원을 편성했다. 3년간 준공 전 미분양 주택 1만호를 분양가의 50%로 사들이고, 준공 후 일정 기간 내에 이를 사업주체(건설사)는 환매해 분양하는 '미분양 안심환매' 제도를 위해서다. 다만 나머지 2조1000억원은 HUG 자체 재원이나 채권 발행으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HUG 관계자는 "경영평가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차년도 경영평가에서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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