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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떠나 비행장으로…제천음악영화제 연착륙할까

등록 2025.08.06 07:00:00수정 2025.08.06 10: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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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변경 이어 장소도 이전…'이원화 확대' 반론도

제천 모산비행장 *재판매 및 DB 금지

제천 모산비행장 *재판매 및 DB 금지

[제천=뉴시스] 이병찬 기자 = 한여름 물 봉변을 피해 8월 초에서 가을로 개최 시기를 옮긴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가 올해부터는 영화제의 요람이었던 청풍호반을 완전히 떠난다.

'물 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이 영화제가 휴가철과 청풍호반이라는 정체성을 포기하고 도심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6일 충북 제천시에 따르면 제21회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개막식과 원썸머나잇 등 주요 행사를 포함한 올해 영화제 모든 프로그램을 모산비행장 등 제천 도심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민선 8기 들어 도심 활성화를 명분으로 개막식 등 프로그램 장소를 제천 예술의전당과 의림지로 옮겼으나 메인 프로그램 원썸머나잇은 청풍호반 특설무대를 지켰다.

영화와 인기 뮤지션의 음악공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원썸머나잇은 가장 먼저 입장권이 동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올해는 개막식은 물론 원썸머나잇을 모산비행장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집행위원회는 모산비행장에 폭 40m, 길이 100m 초대형 돔(Dome)도 설치할 방침이다.

집행위 측 관계자는 "청풍랜드 특설무대는 관람객 수용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관람객이 비 걱정 없이 공연과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풍호반 청풍랜드 특설무대는 3000여명을 수용하는데 그쳤으나 모산비행장 특설무대에는 5000명 이상 입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집행위의 설명이다.

1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식.

1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식.

천혜의 자연경관을 기반으로 열려 온 이 영화제의 든든한 배경으로 자리잡았던 청풍호반을 등지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박영기 제천시의회 의장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성장은 물과 산이 어우러진 청풍호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도심으로 옮기면)아스팔트 위에서 진행하는 전국 수백여 축제와 다르지 않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청풍호반에)공간적 제약이 있다면 제천 도심과의 이원화를 더 확대하면 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반면 이 영화제를 즐겨 찾는다는 한 시민은 "도심에서는 제천에서 영화제가 열린 사실조차 모르고 지나가는 해가 적지 않았다"면서 "청풍호반에 계속 집중한다면 제천 도심 상권은 영화제를 통해 얻은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시의 한 관계자도 "아름다운 풍광이 아까운 것이 사실이지만 확장 가능성과 지역과의 융합을 고려한다면 나쁘지 않은 시도"라고 평가하면서 "성장이 정체된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공연의 질을 높인다면 그동안 겪었던 (청풍호반이라는)지역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JIMFF는 9월4~9일 엿새 동안 제천 도심 곳곳에서 열린다. 짐프시네마(옛 메가박스)를 주 상영관으로 제천영상미디어센터, 하소생활문화센터 산책, 제천문화회관, 제천예술의전당, 의림지와 솔밭공원 등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950년대에 조성한 제천시 고암동 모산비행장은 군용비행장이었으나 장기 미사용으로 2022년 용도폐지됐다. 제천시는 7만6244㎡(약 2만3000평) 국유지 매매계약을 완료하고 내년 1월 중 소유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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