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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억 물폭탄 맞은 아산, 사망자는 '0'…아산의 기적 만든 시민 영웅들

등록 2025.08.06 17:33:12수정 2025.08.06 19: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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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된 승용차 보닛 위 구조 요청 시민, 로프 던진 '공직자들'

강아지 안고 물속 갇힌 유튜버, 현수막 끈으로 구조한 '시민'

[아산=뉴시스] 당시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사진= 무대뽀 조성근 유튜브 캡처).2025.08.06.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아산=뉴시스] 당시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사진= 무대뽀 조성근 유튜브 캡처)[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아산=뉴시스]송승화 기자 = 지난달 400억 원대 재산 피해를 낳은 충남 아산시 집중호우 당시, 제방 붕괴와 도심 침수 등 최악의 상황에서도 인명 피해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배경에는 몸을 사리지 않은 시민과 공직자들의 활약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16~17일,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도심 곳곳에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국가재난관리시스템에 총 408억원 규모의 피해를 신고했으며, 이중 공공시설 피해만 193억원에 달한다. 특히 곡교천 음봉천 제방이 유실되면서 석정리까지 주택 116동과 농경지 169㏊, 17개 축사가 물에 잠겼다.

그러나 단 한 건의 인명 피해도 나오지 않았다. 그 배경에는 시민과 공직자의 용기 있는 구조활동이 있었다.

지난달 17일 오전 8시, 전날 밤부터 쏟아진 폭우로 침수 피해가 걱정된 심용근 염치읍장은 최욱진 산업팀장, 박현우 주무관과 현장 점검을 나선다.

당시 이들은 곡교지하차도를 지날 때, 교통 통제가 이뤄지기 전 지하도로 진입한 승용차 한 대가 차오르는 물속에 갇힌 상황을 목격한다. 이미 차량은 절반 이상 물에 잠겨 있었고, 운전자는 가까스로 창문으로 빠져나와 보닛 위에 올라 구조를 요청하고 있었다.
[아산=뉴시스] 교통 통제가 이뤄지기 전 지하도로 진입한 승용차 한 대가 차오르는 물속에 갇히면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2025.08.06.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아산=뉴시스] 교통 통제가 이뤄지기 전 지하도로 진입한 승용차 한 대가 차오르는 물속에 갇히면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최 팀장이 물속으로 들어갔지만, 거세지는 물살에 놀라 바로 몸을 피한다. 구조 기구를 찾던 심 읍장 일행에게 마침 인근 편의점 업주가 전선을 제공, 이를 구조 로프로 활용해 차량 운전자를 무사히 끌어낼 수 있었다.

같은 날 오전 11시. 염치교차로 일대 현장을 살피던 심 읍장과 새마을지도자 홍성표 씨는 또다시 위급한 장면을 마주한다. 불어난 물 속에서 강아지를 끌어안은 채 갇혀 있는 유튜버 조 모씨를 발견했다.

당시 조 씨는 컨테이너 건물 옆에 묶여 불어난 흙탕물 위로 고개만 내밀고 있는 백구를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물 밖을 나오려는 때는 이미 목까지 차올랐고, 조 씨와 강아지는 컨테이너에 의지해 겨우 버티고 있는 긴박한 상태. 홍 씨는 현장에 걸려있던 현수막으로 구조 로프를 만들어 던졌고 조 씨와 강아지를 모두 무사히 구조했다.

또 침수 구간에 빠진 노인을 맨몸으로 뛰어든 공장 사장도 있었다.

같은날 오후 3시. 곡교1리에서 육계 유통업을 운영하는 윤기호 대표가 물에 빠진 80대 김모 씨를 구조했다. 이날 오전까지 물에 잠겨 있던 마을은 물이 다소 빠지긴 했어도 아직 곳곳엔 고인 물이 남아 있던 상태였다. 김 씨는 중간에 급격히 깊어지는 구간에서 움직이지 못한 채 허우적대고 있었다.

윤 대표는 주저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어 발이 닿는 구간까지 다가간 후, 힘껏 김 씨를 밀어내 구출에 성공한다. 김 씨는 다행히 큰 외상 없이 진정 후 귀가했다.

윤 대표는 "사람 목숨이 걸린 일인데 누가 됐든 그냥 지나치지 못했을 것"이라며 "당연한 일이며 칭찬받을 일은 아닌 것 같다. 다시 그런 상황을 만나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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