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교체 앞둔 日…이시바 측근 "누가 돼도 한일관계 흔들림 없어"

日 총재 선거 '고이즈미 vs 다카이치'…한일관계 새 변수

나가시마 자민당 의원 "셔틀외교·안보협력, 정권교체 넘어 이어질 것"

"안보협력, 상징적 차원 넘어서야…CPTPP도 전향적 합의 기대"

[도쿄=뉴시스] 박미선 기자=한국언론진흥재단과 유라시아정책연구원 일본연구센터가 공동으로 개최한 '2025 한일언론포럼' 일정 중 지난 25일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만난 나가시마 아키히사(자민당 의원)이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9.30.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뉴시스]박미선 기자 =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선 적절히 판단하겠다."(고이즈미 신지로)
"(전범은) 형 집행이 끝난 시점에서 더 이상 죄인이 아니다."(다카이치 사나에)

한일관계가 해빙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일본 정계 변화가 새 변수로 떠올랐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지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 과반 확보에 실패해 사임을 표명하면서, 10월 4일 치러질 자민당 총재 선거가 사실상 차기 총리를 결정짓는 무대가 됐다.

유력한 후보로는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4) 농림수산상과 '여자 아베'로 불릴 만큼 강한 보수 성향을 지닌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 전 경제안보상이 거론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한일 갈등의 뇌관인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 '하겠다' 혹은 '하지 않겠다'라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한일관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이시바 총리의 측근이자 국가안보 담당 보좌관인 나가시마 아키히사 자민당 의원은 "누가 총리가 되더라도 한일관계가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유라시아정책연구원 일본연구센터가 공동으로 개최한 '2025 한일언론포럼' 일정 중 지난 25일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만난 나가시마 의원은 "미국의 관세 정책을 비롯한 국제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은 서로 협조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인물 간 관계가 아닌 국가 간 관계 차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거론된 '셔틀외교' 복원에 대해 "정권 교체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미국에 앞서 일본을 택한 것은 전례 없는 행보로, 한일관계를 견고히 다지려는 실용적 접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이 대통령은 "다음은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보자"고 제안했고, 이시바 총리는 셔틀외교의 일환으로 퇴임 전 마지막 일정으로 30일 부산을 찾아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나가시마 의원은 "대선 전 이 대통령의 반일적 발언이 있었지만, 선거를 치르면서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임명으로 안도했다"며 "우리는 위 실장과 오랫동안 교류해 왔기 때문에 그가 어떤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지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이념보다 실용을 중시하는 외교를 펼치고 있어 대화가 원활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가시마 의원은 "한일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공통 과제에 대한 공동 작업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지난번 정상회담에서 저출산·고령화, 인구 감소 문제 등에 관한 태스크포스(FT) 설치에 합의한 것은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경제 현안 중 관세 문제를 대표적 과제로 꼽으며 "이 대통령이 미국에 앞서 일본을 방문했기 때문에 일본이 먼저 미국과 협상을 진행했고 그 결과를 한국과 공유할 수 있었다"며 "이는 양국 협력의 획기적 성과"라고 짚었다.

안보 협력과 관련해서는 "상징적 차원을 넘어 실질적 공동훈련이 필요하다"며 "정상회담에서 이를 제안했고, 이 대통령도 수용 의사를 보였지만 단계적 접근을 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 속, 안전보장 분야에서 한 단계 진전된 협력관계를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문제에 대해서는 "부산 회담에서 전향적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이번 총재 선거에 대해 "시시하고 재미없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당내 분열 수습과 결속 의지가 강하게 작용하면서 후보 간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어 "앞으로 중·참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정국이 불안정해질 수 있지만, 국민민주당·유신회 등과의 연립 구도를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안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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