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끝판대장' 오승환, 눈물의 작별 인사…"다시 태어나도 야구"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30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은퇴사를 하고 있다. 2025.09.30. lmy@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9/30/NISI20250930_0021001041_web.jpg?rnd=20250930230604)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30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은퇴사를 하고 있다. 2025.09.30. [email protected]
어떤 상황이든 표정에 변화가 없어 '돌부처'라는 별명을 얻은 그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자리에서는 눈물을 흘렸다.
오승환은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정규시즌 홈 최종전이 끝난 뒤 은퇴식을 가졌다.
이날 삼성이 5-0으로 승리에 정규시즌 4위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고, 삼성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가 KBO리그 역대 최초 50홈런-150타점을 달성하며 오승환이 떠나는 길에 한층 의미를 더했다.
이날 경기 시구 행사도 특별했다. 오승환의 아내 김지혜씨가 직접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오승환의 아들 오서준군이 나섰다. 오승환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아들이 던진 공을 받았다.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오승환은 팀이 5-0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마지막 투구를 했다.
선배의 마지막을 함께하고 싶다며 대타 출전을 자청한 KIA 최형우가 대타로 나섰고, 오승환은 그를 4구 삼진으로 잡아냈다.
경기가 끝난 후 오승환의 은퇴를 축하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 1982년생 은퇴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섰다. 이날 추신수, 이대호, 김태균, 정근우, 김강민, 이동현, 채병용, 박재상, 김백만, 채태인 등이 뭉쳤다.
동갑내기 친구들이 제2의 인생을 축하하는 말을 남긴 뒤 오승환만의 등장곡인 수업 종료 종소리, '라젠카 세이브 어스'가 울려퍼지면서 본격적인 은퇴식이 막을 올렸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30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유니폼을 반납하고 있다. 2025.09.30. lmy@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9/30/NISI20250930_0021001036_web.jpg?rnd=20250930230604)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30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유니폼을 반납하고 있다. 2025.09.30. [email protected]
일본, 미국에서 오승환과 함께 뛴 선수들과 야구계 선후배들의 축하 인사가 이어졌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는 "21년 동안 고생 많았다. 한국, 미국, 일본에서 모두 성공했다는 것이 존경스럽다"며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국 뿐 아니라 일본의 아이들에게도 투구를 알려달라"고 했다.
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오승환과 한솥밥을 먹었던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는 "은퇴를 축하하고, 믿기 힘든 커리어를 쌓았다. 함께 뒤면서 정말 즐거웠다"고 했고, 투수 애덤 웨인라이트는 "너의 팀 동료였던 것은 축복이다. 나의 몇몇 경기를 마무리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오승환과 함께 뛴 놀런 아레나도, 찰리 블랙먼 뿐 아니라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서 함께 한 과거 동료들도 오승환의 앞날을 축복했다.
담담한 표정으로 은퇴식을 이어가던 오승환은 은퇴사를 읽다가 결국 눈물을 쏟았다. "혼자 한 번 읽어봤는데 약간 울컥했다. 막상 은퇴식에서 읽으면 어떨 지 모르겠다"고 했던 오승환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오승환은 "나에게 정말 소중한 것은 야구와 가족, 삼성, 그리고 팬 여러분"이라고 운을 뗀 후 "야구는 말로 다할 수 없이 특별한 존재, 인생 그 자체였다. 공을 던지는 매 순간 행복했다"며 "노력하면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야구가 알려줬다"고 야구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다시 태어나 또 선택에 기로에 서도 주저없이 야구를 택할 것"이라며 "결과가 어떻든 후회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30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09.30. lmy@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9/30/NISI20250930_0021001035_web.jpg?rnd=20250930230604)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30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09.30. [email protected]
이어 가족에 대해 언급한 오승환은 목이 메어 준비한 은퇴사를 한동안 읽지 못했다.
오승환은 "어린 시절 넉넉하지 않은 환경에도 부모님과 형들은 저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해줬다. 아버지가 감정을 숨기라고 하셨기에 돌부처 오승환이 있었다"며 "아내와 아들은 힘든 순간마다 나를 단단하게 잡아준 존재"라고 했다.
올해 3월 어머니를 하늘로 떠나보낸 오승환은 어머니를 떠올리면서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늘 제 걱정이 먼저셨던 분"이라고 말한 오승환은 "유난히 어머니가 보고싶은 날이다. 이 순간을 하늘에서도 함께 보고 계실 것"이라고 전했다.
팬을 향해서도 감사 인사를 전한 오승환은 "어떤 이는 박수칠 때 떠나라고 하지만, 끝까지 박수를 얻기 위해 노력한 제 길에 후회는 없다"며 "후회없이 던졌고, 후회없이 떠난다"고 인사했다.
후배들도 영상을 통해 오승환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SSG 랜더스 김광현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 직구는 잊을 수가 없다"고 존경심을 드러냈고, 오승환이 해외 생활을 마치고 국내에 복귀한 이후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삼성 포수 강민호는 "형과 야구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승환이 유니폼을 반납하고, 영구결번식이 진행됐다. 오승환의 등번호 21번은 이만수(22번), 양준혁(10번), 이승엽(36번)에 이어 삼성 구단의 4번째 영구결번으로 남았다.
가수 하현우가 부르는 '라젠카 세이브 어스'가 라이온즈파크가 울려퍼지면서 은퇴식은 막을 내렸다. 오승환은 동료들의 헹가레를 받으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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