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코르뉘 佛총리, 임명 27일 만에 사임…정국 혼란 최고조(종합)
마크롱 2기 정부서 다섯번째 총리 사임
野 "대통령사임·조기총선"…마크롱 침묵
정치 바깥 '중립 총리'로 돌파 시도 관측
![[파리=AP/뉴시스]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 2025.10.06.](https://img1.newsis.com/2022/12/22/NISI20221222_0019615710_web.jpg?rnd=20221228040119)
[파리=AP/뉴시스]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 2025.10.06.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가 6일(현지 시간) 사임하면서 프랑스 정국 혼란이 최고조에 달했다.
르몽드, 르피가로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르코르뉘 총리는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사의를 수용했다.
2022년 출범한 마크롱 2기 행정부에서 다섯 번째 총리 사임이다. 1년 6개월을 넘긴 엘리자베트 보른 전 총리를 제외하면 가브리엘 아탈·미셸 바르니에·프랑수아 바이루 전 총리와 르코르뉘 총리는 모두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실각했다.
특히 르코르뉘 총리는 지난달 9일 바이루 전 총리 후임자로 임명된 지 불과 27일 만에 물러나면서 프랑스 역사상 최단명 총리가 됐다.
르코르뉘 총리는 전날인 5일 롤랑 레스퀴르 전 산업장관을 재무장관으로, 브뤼노 르메르 전 재무장관을 국방장관으로 임명하는 등 마크롱 정권 전현직 각료를 대폭 재기용하는 조각(組閣)을 발표했다.
그러자 야권은 르코르뉘 총리 의회 출석일인 7일 정부 불신임안을 표결하겠다고 공언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마크롱 1기 재무장관이었던 르메르 장관의 복귀가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야권 반발에 국민연합(RN)뿐 아니라 마크롱 정권과 정국 수습을 논의해온 온건 좌파 사회당까지 가세하면서 르코르뉘 총리는 조각 하루 만에 전격 사임을 결정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실제로 르코르뉘 총리가 사임하지 않았더라도 전날 출범한 내각이 생존할 가능성은 높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24는 "그는 단 27일 재임한 최단명 총리이자, 최장 기간인 26일간 정부(내각)가 없는 상태를 유지했다가 조각 12시간 만에 사임함으로써 가장 빨리 사라진 내각이며, 일반 정책성명을 발표하지 않은 유일한 총리라는 세 가지 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이날 발표한 사임 입장문을 통해 "저는 타협할 준비가 돼있었지만, 각 정당은 다른 당이 자당의 정책 전체를 채택하기를 원했다"며 각 당이 독단적 입장을 고수해 조율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과 무관하지 않은 일부 당파적 욕망이 깨어났다"고 날을 세우며 "지지자들의 말에 귀기울이는 법도 알아야 하지만, 항상 프랑스 국민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급진 성향 야권은 마크롱 대통령 압박 강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극우 국민연합(RN)은 르코르뉘 총리 사임 직후 당 차원 입장문을 통해서는 "마크롱은 이제 (의회) 해산(조기 총선)과 사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린 르펜 의원은 "이제 막다른 길이고, 더 이상 내일은 없다"며 "그(마크롱 대통령)에게 의회 해산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냈다.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도 의회 해산을 요구했다.
급진 좌파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원내대표는 "총선 결과와 정반대 결정을 내리는 대통령의 고집이 문제다. 그가 혼란의 근원"이라며 마크롱 대통령 사임을 촉구했다.
온건 성향 정파들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빠른 사태 수습을 촉구했다. 브루노 리테로 공화당 대표, 미셸 바르니에 전 총리 등은 마크롱 대통령의 신속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파리=AP/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2025.10.06.](https://img1.newsis.com/2025/06/23/NISI20250623_0000438844_web.jpg?rnd=20250624103405)
[파리=AP/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2025.10.06.
그러나 열쇠를 쥔 마크롱 대통령은 아직 침묵을 지키고 있다.
BFMTV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전 파리 부둣가를 혼자 산책하는 광경이 포착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승부수를 띄웠으나 오히려 범좌파 그룹(신인민전선)에 최대 의석을 내주며 스스로 입지를 좁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사회당의 총리직 요구를 거부하고 중도우파 바르니에·바이루 총리와 자신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르코르뉘 총리를 연거푸 임명하고 예산 긴축을 시도했으나 모든 내각이 무너졌다.
완전한 굴복인 대통령직 사임이나 RN 승리 공산이 큰 조기 총선보다는, 의회가 불신임하지 않을 중립적인 신임 총리를 세워 사태 수습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무즈타바 라흐만 유라시아그룹 상무는 "그는 새 총리로 정치권과 무관한 고위 인사나 전문가를 임명하거나, (조기) 총선을 실시하거나,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두번째와 세번째는 극우의 집권이기 때문에, 마크롱은 새 총리를 임명해 분열된 의회에서 어떻게든 다시 타협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나 사실상 2027년 대선 준비에 들어간 야당들이 마크롱 행정부가 주도하는 예산 정국에 협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비관적 전망이 많다.
가디언은 "마크롱은 다음 선거에 나갈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정당은 대선을 앞두고 이념적 입지를 굳건히 하려고 애쓰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의회에서 공통점을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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