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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힘 합쳤더니…골칫덩이 폐기물→20억 복덩이 됐네[같이의 가치]

등록 2025.11.17 01:01:00수정 2025.11.17 06: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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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공단·이앤켐솔루션, 탈황제 공동 개발

광산배수 슬러지 처리비↓…베트남 수출도

"환경 문제 해결과 수출 이룬 혁신 사례"

[서울=뉴시스] 한국광해광업공단과 이앤켐솔루션이 공동 개발한 탈황제. (사진=이앤켐솔루션 제공) 2025.11.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국광해광업공단과 이앤켐솔루션이 공동 개발한 탈황제. (사진=이앤켐솔루션 제공) 2025.11.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슬러지(부유물)로 탈황제를 만들겠다는 사업 아이템이 참 인상적이었지만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어요. 개발에 성공한 것 자체가 행운이었죠."

권오훈(38) 한국광해광업공단(광해공단) 기술개발1팀 과장은 17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다시 생각해도 참 운이 좋았다"며 겸손해했다. 산업통상부 산하 공기업인 광해공단은 지난해 5월 폐기물 재활용 전문 업체 '이앤켐솔루션'과 국산 친환경 탈황제 개발이라는 성공 스토리를 썼다.

둘의 만남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광해공단은 전국 12곳의 광산 배수 수질정화시설에서 발생하는 슬러지 처리 문제를 안고 있었다.

폐광에서 유출되는 광산 배수에는 각종 중금속이 포함돼 응집제, pH 조절제로 정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때 다량의 철산화물을 함유한 찌꺼기인 슬러지가 생긴다.

수질 정화도 중요했지만 슬러지 처리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연간 5300톤이 넘는 폐기 슬러지를 처리하는 데 3억8000만원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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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공단이 슬러지 처리 문제를 고민할 때 이앤켐솔루션은 황 제거 물질인 탈황제의 국산화라는 사업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이재명(45) 이앤켐솔루션 수석은 "그전에 보통 철이 많이 들어 있는 원료로 탈황제를 만들었다. 그러다 광산에서 나오는 슬러지에 철 함유량이 풍부하다는 걸 알게 됐고 광해공단에 연구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권 과장은 "광산 배수 말고도 하수, 정수 등 슬러지 종류가 참 많다. 그런데 이앤켐솔루션이 광산 배수 슬러지에서 탈황제로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을 짚어줬다"고 덧붙였다.

광해공단과 이앤켐솔루션의 공동 연구에는 양사 핵심 연구 인력 10여 명이 투입됐다. 2021년에는 광해공단의 강릉 영동 탄광 유휴 부지에 이앤켐솔루션 공장이 들어섰다.

광해공단은 슬러지 공급뿐 아니라 2억원이 넘는 개발비를 지원하고 정화제 제조 노하우를 전수했다. 특히 까다롭기로 유명한 국립환경과학원의 재활용환경성평가 승인받을 때도 큰 도움을 줬다.

이 같은 전폭적인 지원에 이앤켐솔루션은 제품 상용화를 주도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견인했다. 지역 주민 6명을 강릉 공장 직원으로 채용하고 꾸준한 기부 활동을 펼치는 등 받은 도움을 사회에 나누는 일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8년이 넘는 연구 끝에 광산 배수 슬러지를 활용한 탈황제가 세상에 나왔다.
[서울=뉴시스] 이앤켐솔루션의 탈황제 제작 과정. (사진=이앤켐솔루션 제공) 2025.11.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앤켐솔루션의 탈황제 제작 과정. (사진=이앤켐솔루션 제공) 2025.11.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민관이 의기투합한 결과는 엄청났다. 광해공단은 연간 슬러지 처리 비용을 아끼고 매년 기술료 수익 2억2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앤켐솔루션은 이번 개발로 지난해 매출 20억원을 달성했고 베트남 기업과 3년간 4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양사의 성공담은 중소벤처기업부의 2025년 1차 윈윈아너스 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권 과장은 "보통 실증 테스트 정도만 하는데 폐기물을 재활용하고 이걸 수출까지 이뤄냈다는 점은 지금 생각해도 놀라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수석은 "해당 제품을 이용해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CCUS)을 개발하고 있다"며 "올해 개발이 끝나는 데 만약에 성공하게 되면 제품화에 힘쓸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관계자는 "공공기관과 중소기업이 환경 문제 해결과 수출 성과를 동시에 이룬 혁신 사례"라며 "앞으로도 이들처럼 민관이 협력해 산업 생태계를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상생 모델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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