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희망의 인문학' 수료생 운영 동행스토어 1호점 문 연다
서울역 인근 1호 '정담(情談)' 개점
![[서울=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금)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4년 서울시 희망의 인문학 수료식'에서 수료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11.15.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11/15/NISI20241115_0001704767_web.jpg?rnd=20241115161850)
[서울=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금)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4년 서울시 희망의 인문학 수료식'에서 수료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11.15.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 불과 7~8년 전에 저는 자살을 생각하고 세상과 등지려 한강의 한 다리에 서 있었습니다. 인생을 비관하고 나 자신을 가장 미워하는 것이 저였었습니다. 희망의 인문학을 통해 저는 저를 더 많이 사랑하게 됐고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물론 저 혼자는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이야기지만 뜻이 맞는 여럿이 함께 하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더욱이 서울시가 인문학 수료자들이 창업할 수 있게 돕는다고 하니 용기를 내게 됐습니다. (50대 참여자 A씨)
#. 이혼 후 두 자녀를 데리고 노숙하다 현재는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뇌전증으로 장애 4급이며 우울증으로 약을 복용하기도 했습니다. 인문학 참여 이후 학업을 이어가고자 노력해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붕어빵 장사나 식당 잡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해 왔고 일반 수급자가 됐으나 수급을 종료하고 창업사업단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50대 창업사업단 B씨)
서울시는 '희망의 인문학' 수료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집밥 음식점 '정담(情談)'을 서울역 인근에 열고 지역 주민과 직장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한다고 16일 밝혔다.
희망의 인문학이란 인문학 수업을 통해 노숙인 등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지역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서울시 사업이다.
'정이 담긴 진심 어린 이야기'라는 의미인 정담(情談)은 참여자들이 재기를 위해서 노력하고 진심으로 음식을 만든다는 의지를 담았다. 희망의 인문학 수료생 중 조리사 등 경험이 있는 5명이 직접 운영한다.
참여자들은 실직과 알코올 중독, 사업 실패, 이혼·가족 해체 등 각기 다른 사연이 있다. 인문학을 통해 희망을 품고 가족과의 재결합이나 자활 기업으로의 독립을 꿈꾸고 있다.
정담이 제공하는 메뉴는 ▲힘내라! 보양식 같은 뚝닥뚝닭(뚝배기닭볶음탕) ▲속상한 마음을 위로하는 '토닥토닭'(토마토 닭볶음요리) 등이다.
참여자들은 창업 전 자활작업장으로 조성된 서계동 청파언덕집에서 전문 요리사 지도 아래 조리 교육과 서울신용보증재단 창업아카데미, 현장 상담 등을 통해 경험을 쌓았다. 직접 발품을 팔며 시장 조사를 거쳤다.
청파언덕집(서계동 33-232번지)은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를 지원 받아 1층 식당(주방과 홀), 2층 소통 공간, 3층 프로그램실(인문학 등) 등을 조성했다.
교육은 푸드앤컴퍼니 박소진 셰프가 맡았다. 상담은 강철 대표가 운영 중인 가이오국수 등에서 15회 이뤄졌다.
16일 낮 12시에는 개업에 도움을 준 재능 기부자와 후원자를 비롯해 희망의 인문학 교수와 동기생을 초대한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식사를 대접하는 '감사의 식탁' 행사가 열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창업 지원금을 후원한 신한은행 이정빈 경영지원그룹장, 인테리어 설계 재능 기부에 참여한 탈건축사사무소 서지영 대표와 문주현 디자이너 등이 참석했다.
신한은행은 전국은행연합회 사회공헌 플랫폼 '뱅크잇' 캠페인을 통해 1억58만원을 모금해 창업 사업단에 전달했다.
탈건축사사무소는 인테리어 설계 재능 기부와 시공자 연결을 맡았다. LGU+는 동행스토어 홍보에 협력했다.
서울시는 동행스토어를 추가 개설한다. 이달 안에 영등포보현종합지원센터 입구 건물에 2호점 '내 생애 에스프레소'와 내년 1월 서울역 인근에 3호점 뜨개질 카페 '이음'을 열 예정이다.
노숙인과 취약 계층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지역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희망의 인문학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수료생 4485명을 배출했다.
이후 약 10년간 보건복지부 사업으로 이관됐다가 2022년 다시 희망의 인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됐다. 2022년부터 올해까지 2721명이 참여했다. 사업 시작 이후 누적 참여자는 7206명으로 늘었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가 말하는 약자와의 동행은 누군가의 도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로 서는 것"이라며 "취약 계층이 스스로 변화를 만들고 지역 사회에 안정적으로 뿌리 내릴 수 있는 정책을 꾸준히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