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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무'로 쓴 한국 무용의 새 이정표…정혜진·김성훈·김재덕

등록 2026.01.21 10: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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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단체 韓 안무가 최초 '베시 어워드'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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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한국 전통의 움직임이 세계 현대무용의 중심 무대에 올랐다.

서울시무용단 '일무'를 함께 만든 정혜진·김성훈·김재덕이 무용계 오스카로 불리는 미국 베시 어워드(Bessie Awards) 최우수 안무가·창작자상을 수상하며, 한국 무용은 베시 41년 역사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이번 수상은 개인 안무가의 성취를 넘어, 한국 국공립 예술단체 작품이 집단 창작 방식으로 세계 최고 권위의 무용상에 오른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무'는 전통과 현대, 음악과 움직임, 구조와 에너지가 분업과 협업 속에서 완성된 작품이다.

'전통'을 현재형으로 설계한 안무가 정혜진

서울시무용단 '일무'의 예술감독이자 총괄안무를 맡은 정혜진(1959년생)은 '일무'의 구조를 세운 인물이다. 그는 종묘제례악의 질서와 의식성을 작품의 뼈대로 삼아, 전통춤의 호흡과 선을 현대 공연 언어로 재구성했다.

전통을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오늘의 관객이 읽을 수 있는 형식으로 번역하는 데 정혜진의 오랜 경험이 작동했다.

서울예술단 예술감독(2012~2015년)과 서울시무용단 예술감독 겸 단장(2019~2024년)을 역임하며 대형 가무극과 창작 무용을 이끌어온 그는,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기획력과 리더십으로 한국 창작무용의 흐름을 만들어온 안무가로 평가받는다. '일무'는 그의 미학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정 안무가는 서울예고와 이화여대 무용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이자 안무가·예술감독·교육자로서 현재 최현우리춤원 회장을 맡고 있다. 최근 안무작으로는 국립정동극장과 함께 제작한 '단심'(정구호 연출)이 지난해 '경주 APEC 정상회의' 연계 특별공연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리듬·에너지 불어넣은 '춤추는 음악가' 김재덕

김재덕은 '일무'에 박동을 더한 안무가다. 현대무용단 '모던테이블' 예술감독이자 싱가포르 T.H.E 댄스컴퍼니 해외 상임안무가로 활동해온 그는, 안무와 음악의 경계를 허무는 창작자로 알려져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엄숙한 의례의 틀 안에 긴장과 폭발력을 주입하며, 움직임의 리듬과 에너지를 확장했다. 정적인 전통으로 흐를 수 있는 장면에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일무'가 동시대 작품으로 호흡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맡았다. 해외 평단이 그의 작업을 '록 콘서트 같은 에너지'에 비유해온 이유가 이 지점에서 드러난다.

경희대 연극영화학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실기과 전문사(석사)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무용학 박사를 수료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한국의 전통 '품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세계적인 호평을 받은 '다크니스 품바',  '속도', '웃음', '마이 그라운드' 등이 있다.

'본질에 집중하는 세련된 감각' 김성훈

김성훈은 '일무'를 국제 무대에 올려놓은 연결 고리다. LDP 무용단을 거쳐 영국 아크람 칸 댄스컴퍼니에서 활동하며 유럽 현대무용의 언어를 체득한 그는, 한국적 움직임을 세계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데 강점을 지닌 안무가다.

현대무용뿐 아니라 한국무용·발레·뮤지컬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예술가들과 협업해왔으며, 정구호 연출과 공동제작한 현대무용 '그린멘토'(2023년)를 비롯해 최근엔 프랑스 극작가 아르토의 잔혹극 이론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핑크'(2025년)등을 선보였다.

 그의 안무는 불필요한 장식을 덜어내고 본질에 집중하는 성향을 띤다. '일무'에서도 전통적 요소와 현대적 움직임을 구조적으로 정리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한국적 정서와 서구 현대무용의 테크닉을 절묘하게 결합하는 그의 감각은 이번 수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예종 무용원 실기과 학사 및 동 대학원 예술전문사(석사)를 졸업한 후 한양대 무용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서울시무용단 '일무' 안무가 정혜진(오른쪽)과 김성훈이 2025년 8월 2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시무용단 '일무' 시연을 마치고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두 안무가는 무용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베시 어워드' 후보에 올라 오는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딕슨 플레이스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한다. 2026.01.19.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서울시무용단 '일무' 안무가  정혜진(오른쪽)과 김성훈이 2025년 8월 2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시무용단 '일무' 시연을 마치고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두 안무가는 무용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베시 어워드' 후보에 올라 오는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딕슨 플레이스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한다. 2026.01.19.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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