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강현 "'라이프 오프 파이', 나를 딴딴하게 만들어"
"퍼펫과 연기, 인형놀이와 비슷…퍼펫만 보이는 재밌는 경험"
"파이의 삶에 대한 호기심, 단정 짓지 않는 마인드 나와 닮아"
"이번 작품 경험으로 다음엔 더 향상된 능력치의 박강현될 것"
박정민과 더블 캐스팅 "몸 사리지않는 박정민에게 많이 배워"

배우 박강현이 공연 '라이프 오브 파이'에 파이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사진=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제가 언제 또 이렇게 퍼펫(인형)과 함께하는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 싶었죠."
배우 박강현이 공연 '라이프 오브 파이'를 통해 새로운 도전 중이다. 이 작품을 마칠 때쯤엔 훨씬 더 '딴딴'해진 박강현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자신하고 있다.
박강현은 21일 서울 GS아트센터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라이프 오브 파이'에 참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29일 개막한 공연 '라이프 오브 파이'는 맨부커상을 수상한 얀 마텔의 소설 '파이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다.
배가 침몰하며 구명보트에 남겨진 소년 파이와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가 227일간 태평양을 표류하는 이야기로, 2012년에는 영화로도 개봉해 이듬해 아카데미 4관왕에 올랐다.
소설, 영화와 달리 공간적 제약이 있는 무대에서는 조명과 음악 등을 통해 현실감을 부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퍼펫티어(인형 조종사)가 연기하는 여러 동물의 존재가 매우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박강현은 "언제 이런 퍼펫들과 함께하는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 싶었다. 제가 굉장한 경험주의자라서 꼭 이걸 경험해보고 싶었다"며 웃었다.
실제 무대 위에서 그는 퍼펫을 상대로 연기하는 장면이 많다.
박강현은 어릴 적 인형놀이를 떠올리며 "인형에 인격을 부여해 그게 진짜라고 믿으며 놀지 않나. 그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퍼펫들과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전혀 없다"고 했다.
"퍼펫티어들이 항상 퍼펫을 잡고 있지만, 어느 순간 퍼펫티어는 안 보이고 퍼펫만 보이게 되는 순간들이 있어요. 굉장히 재미있는 경험이죠."

배우 박강현이 공연 '라이프 오브 파이'에 파이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사진=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퍼펫과의 호흡 만큼이나 주로 뮤지컬에서 활동해왔던 그가 선보이는 새로운 모습도 관심을 끌고 있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연극과 뮤지컬이 아닌 라이브 온 스테이지를 표방한다. 박강현은 이번 작품에서 노래가 아닌 대사로만 이야기를 전달한다.
박강현은 "(뮤지컬은) 노래로 장면을 확실하게 정리해주는 부분이 있다면, 이 작품은 에너지, 대사, 움직임으로 그런 것들을 표현해야 해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굉장히 값진 도전 중"이라며 눈빛을 빛냈다.
자신이 보여주고 있는 새로운 모습에 대해서는 "'관객들이 감정을 따라오게 하고 있나'라는 생각을 했을 때 100점 만점에 60점 정도는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40점은 제 실력에 대한 미숙함도 있지만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는 장면에서 내가 매끄럽게 잘하고 있는 건가에 대한 의심이 있다"고 부연했다.
2013년 국내에서 개봉 당시 영화를 본 박강현은 이번 작품 출연 제안을 받은 뒤 원작인 책을 읽었다.
영화, 책과 무대를 비교한 그는 "라이브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본 적 없는 형식의 무대"라고 소개했다.
객석 위치에 따라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어필했다.
"1층과 2층에서 볼 때 시야가 굉장히 달라요. 1층에서는 숨결을 느낄 수 있고, 퍼펫의 에너지도 느낄 수 있죠. (전체적으로 내려다보는) 2층에서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매력이 있어요. 가장 큰 매력은 퍼펫이기도 하죠."
극 중 파이는 벵골호랑이, 오랑우탄 등 동물과 함께 표류한 '첫 번째 이야기'와 동물이 없는 '두 번째 이야기'를 들려주며 어떤 이야기를 택할지 질문을 던진다.
"처음에는 논리적으로 말이 될 법한 것을 믿고 가려고 했지만, 하나를 선택하지 못하게 하는 게 작가의 의도 같다"는 박강현은 "그래도 '첫 번째 이야기'를 진실로 믿고 가고 싶다. 최대한 관객들에게도, (상대 역인) 오카모토, 루루 첸도 설득하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그렇게 열심히 설득해도 어떤 날은 두 번째 이야기가 진짜라고 믿어지는 날이 있어요. (이야기가) 저를 떠나 함께하는 관객들의 분위기, 상대 배우들의 느낌이 다른 것 같아요. 매번 첫 번째 이야기를 선택하지만, 결과는 매번 다른 것 같아요."

배우 박강현이 공연 '라이프 오브 파이'에 파이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사진=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강현은 파이와 자신이 닮은 점이 많다고 소개했다.
"파이는 삶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저와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있어요. 쉽게 단정 짓지 않는 오픈 마인드고요. 좋은 삶의 태도를 가진 것 같아요."
파이 역에는 박강현 외에도 박정민이 출연 중이다. 박강현은 박정민에 대해 "좋아하는 배우고, 함께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치켜세웠다.
"연습실에서부터 (정민)형은 굉장히 날것의 연기를 보여줘요. 감정신에서도 150%를 보여주는데, 목이 괜찮나 싶을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고 그 순간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걸 보면 저도 많이 배우죠."
무대에 데뷔한 지 올해로 11년이 됐지만, 그는 '라이프 오브 파이'를 통해 또 한 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강현은 "음악이 없을 때 극을 끌고 나가는 것과, 매끄럽게 감정을 연결시키는 부분, 말의 전달을 많이 배우고 있다. 말을 할 때 어떤 에너지를 어느 정도 써야하는지와 상대 배우에 대한 반응과 움직임, 퇴장 없이 큰 호흡을 끌고 가는 지구력도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리란 확신도 생겼다.
박강현은 "이 작품을 기점으로 훨씬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이전에도 힘든 작품을 하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은 정말 나를 '딴딴'하게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체력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무대에서 행하는 기술도 매회 올라갈 때마다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걸 몸소 느끼고 있어요. 이 경험으로 다음 작품을 하면 더 향상된 능력치의 박강현을 관객분들이 알아봐 주시지 않을까요."
'라이프 오브 파이'는 3월 2일까지 GS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3월 7~15일에는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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