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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봉지 살해에 노출까지"…금기 깬 북한판 스릴러 '눈길'

등록 2026.01.26 16:02:39수정 2026.01.26 16: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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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봉지 살해에 노출까지"…금기 깬 북한판 스릴러 '눈길'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북한의 폐쇄적인 영화 산업 내에서 이례적으로 잔혹한 폭력과 수위 높은 소재를 다룬 영화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CNN은 최근 북한 관영 매체를 통해 송출된 영화 '대결의 낮과 밤(Days and Nights of Confrontation)'이 과거 북한 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파격적인 장면들을 대거 포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닐봉지를 이용한 살해 장면이나 흉기 피습, 심지어 불륜과 신체 노출 등 기존의 보수적 기준을 뛰어넘는 묘사가 실렸다. 특히 북한 최고의 권위를 가진 '4.25예술영화촬영소'가 제작을 맡았다는 점에서 이러한 변화는 더욱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해당 영화는 200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용 열차를 폭파하려는 암살 음모를 핵심 줄거리로 삼고 있다. 이는 지난 2004년 발생한 룡천역 폭발 사건을 연상시키며, 당시 공식적으로 '사고'라 발표했던 사안을 암살 시도라는 극적 장치로 풀어낸 점이 눈에 띈다. 영화는 긴박한 액션과 할리우드 스릴러 방식의 편집 기술을 도입해 몰입감을 높였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의 이러한 시도가 외부 정보 유입에 민감한 이른바 '장마당 세대'를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남한 드라마나 외국 영화에 익숙해진 젊은 층의 관심을 붙잡기 위해 선전물에도 현대적인 감각을 입혔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영화의 결말은 결국 반역자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것으로 맺음으로써, 국가에 대한 충성이라는 고전적 교훈을 재확인시키고 있다.

이는 과거 김정일 시대의 신상옥·최은희 납치 사건 등 영화를 통한 선전 활동을 계승하면서도, 표현 기법 면에서는 대담해진 김정은 체제의 문화 정책을 보여준다고 CNN은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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