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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지고 불나고…"영덕 풍력단지, 철거 포함 근본 대책을"

등록 2026.03.24 13:41:55수정 2026.03.24 13:4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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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단지, 2005년 상업운전 시작해 21년간 가동

[영덕=뉴시스] 이무열 기자 = 23일 오후 1시 11분께 경북 영덕군 한 풍력발전단지 내 풍력발전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꽃 타오르고 있다.  이 사고로 정비 작업자 3명이 숨졌다. 2026.03.23. lmy@newsis.com

[영덕=뉴시스] 이무열 기자 = 23일 오후 1시 11분께 경북 영덕군 한 풍력발전단지 내 풍력발전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꽃 타오르고 있다.

이 사고로 정비 작업자 3명이 숨졌다. 2026.03.23. [email protected]


[영덕=뉴시스]안병철 기자 = 경북 영덕 풍력발전단지에서 발생한 화재와 전도 사고로 노후 풍력발전 설비의 구조적 위험성과 관리 사각지대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4일 소방과 영덕군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11분께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발전기(19호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블레이드(날개) 균열 수리작업을 하던 근로자 3명이 숨졌다.

앞서 지난 2월2일 오후에는 또 다른 발전기(21호기)가 블레이드 파손으로 도로 방향으로 쓰러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사고가 난 풍력발전단지는 2005년 상업운전을 시작해 21년간 가동된 설비다. 노후화된 풍력발전기를 고려하면 주요 구조물과 부품의 피로 누적, 균열, 부식 등 물리적 한계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화재가 발생한 19호기는 블레이드 균열 보수 작업 도중 사고가 난 점에서 이미 구조적 결함이 진행된 상태였음을 보여준다. 블레이드는 풍압을 직접 받는 핵심 부품으로 균열이 발생할 경우 진동과 하중이 급격히 증가해 파손이나 화재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이번 사고는 발전기 가동 중이 아닌 '정비 작업 중' 발생했다는 점에서 관리 체계의 취약성을 드러낸다. 고소 작업과 밀폐된 블레이드 내부 작업이 동시에 이뤄지는 특성상 화재 발생 시 대피가 사실상 어려운 구조다.

또한 내부에 남아 있는 윤활유 등 가연성 물질은 화재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소방당국은 발전기 내부 기름 때문에 잔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덕=뉴시스] 안병철 기자 = 지난 2월2일 오후 4시40분께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에서 풍력발전기 1기가 쓰러지면서 도로를 덮쳤다.(사진=영덕군 제공) 2026.02.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영덕=뉴시스] 안병철 기자 = 지난 2월2일 오후 4시40분께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에서 풍력발전기 1기가 쓰러지면서 도로를 덮쳤다.(사진=영덕군 제공) 2026.02.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연이어 발생한 발전기 사고는 단순 개별 사고가 아닌 '구조적 위험 신호'로 해석된다. 블레이트 파손으로 균형을 잃고 쓰러진 사례는 설비 전반의 피로 누적과 유지관리 한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징후로 꼽힌다.

사고 당시 순간풍속이 발전 정지 기준(초속 20m)에 못 미쳤다는 점은 외부 환경보다 내부 결함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대목이다.

문제는 노후 풍력발전기의 '수명 연장 운전'이 제도적으로 명확히 관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일부 설비는 정밀 안전진단을 거쳐 운영을 연장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점검의 실효성과 후속 조치가 충분한지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해당 단지도 지난해 일부 발전기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했지만 잇따른 사고로 점검의 적정성 논란이 불가피해졌다.

전문가들은 "형식적인 점검이 아닌 블레이드, 타워, 기어박스 등 핵심 부품 교체 여부까지 포함한 실질적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사고로 단지 내 24기 발전기가 모두 가동 중단되면서 전력 생산 차질도 불가피해졌다. 발전기 정지로 인해 올해 1월 기준 전력판매 손실액은 발전기 1기당 150만원으로 파악된다.

풍력발전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의 핵심 축이지만 노후 설비 안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주민 수용성과 정책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광열 영덕군수는 "설치된 지 20년이 지나 노후화가 진행됐고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철거를 포함한 근본적인 대책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 고용노동부 등은 합동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과 함께 설비 노후화,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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