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격화, 커지는 'S 공포'…시험대 오른 구윤철號
중동전쟁發 고유가 사태에 환율 '출렁'
석유류 9.9% 오르며 수입물가 자극
환율 방어에 외환보유액 39.7억弗↓
전쟁 장기화에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테헤란=AP/뉴시스] 사진은 지난달 7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 시민들이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석유 저장 시설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는 모습. 2026.03.09.](https://img1.newsis.com/2026/03/08/NISI20260308_0001086396_web.jpg?rnd=20260309083817)
[테헤란=AP/뉴시스] 사진은 지난달 7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 시민들이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석유 저장 시설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는 모습. 2026.03.09.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중동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치달으면서 고유가 충격이 우리나라 경제에 침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환율 상승·물가 압박으로 이어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S·경기둔화 속 물가상승)'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재명 정부가 26조2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과 유가 억제 정책을 동원해 대응에 나선 가운데, 복합 위기 대응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뉴시스] 2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자료 기준 실제 유조선에 실리는 브렌트유 현물 가격은 이날 배럴당 141.36달러까지 치솟았다. 브렌트유 선물보다 약 32.33달러(약 30%) 높은 수치로, 이날 브렌트유 종가는 전장 대비 7.78% 오른 배럴당 109.03달러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1.4% 급등한 111.54달러로 장을 마쳤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03/NISI20260403_0002101726_web.jpg?rnd=20260403110619)
[서울=뉴시스] 2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자료 기준 실제 유조선에 실리는 브렌트유 현물 가격은 이날 배럴당 141.36달러까지 치솟았다. 브렌트유 선물보다 약 32.33달러(약 30%) 높은 수치로, 이날 브렌트유 종가는 전장 대비 7.78% 오른 배럴당 109.03달러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1.4% 급등한 111.54달러로 장을 마쳤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중동전쟁發 고유가 사태에 환율도 '출렁'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배럴당 118.35달러를 찍으며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 한 달간 상승률은 63%를 기록하며, 원유 선물시장이 도입된 1980년대 후반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폭을 나타냈다. 이는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당시 유가 급등폭(46%)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실제 유조선에 실리는 브렌트유 현물 가격은 지난 3일 배럴당 141.36달러까지 치솟았다. 선물 가격보다 약 30% 높은 수준으로, 단기 수급 불안이 시장에 강하게 반영된 결과다.
전쟁 장기화 우려에 환율도 급등했다. 지난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05.2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쟁 발발(2월 28일) 전 1430원대 전후 흐름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70원 이상 치솟은 것이다.
특히 지난달 31일에는 종가 기준(주간 거래) 1530.1원을 찍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9일(1549원)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사진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만남의 광장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하고 있는 모습. 2026.04.02. yes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02/NISI20260402_0021232062_web.jpg?rnd=20260402135208)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사진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만남의 광장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하고 있는 모습. 2026.04.02. [email protected]
석유류 9.9% 오르며 수입물가 자극…환율 방어에 외환보유액 39.7억弗↓
특히 우리나라는 대(對)중동 원유 수입 비중이 지난해 기준 69.1%에 달하는 터라, 공급 충격이 곧바로 국내 물가로 전이되는 구조다.
실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에 그쳤지만 석유류 가격은 9.9% 급등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였던 2022년 10월(10.3%) 이후 3년 5개월 가장 큰 상승폭이다.
경유(17.0%), 휘발유(8.0%), 등유(10.5%) 등이 일제히 오르며 에너지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석유류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환율 급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외환시장 안전판' 역할을 하는 외환보유액이 한달 새 40억 달러 가량 빠진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4236억6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39억7000만 달러 감소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달러 환산액 감소와 함께 시장 안정화를 위한 외환당국의 대응 조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고유가와 고환율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에서는 수입물가 상승이 전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물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비용 부담 증가로 수출 경쟁력까지 약화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성장률 하락과 물가 상승이 함께 나타나는 복합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워싱턴=AP/뉴시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 시간) 백악관 크로스홀에서 이란 전쟁과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주 동안 이란을 대대적으로 타격할 것"이라며 "이란을 석기시대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2026.04.02.](https://img1.newsis.com/2026/04/02/NISI20260402_0001151222_web.jpg?rnd=20260402152623)
[워싱턴=AP/뉴시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 시간) 백악관 크로스홀에서 이란 전쟁과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주 동안 이란을 대대적으로 타격할 것"이라며 "이란을 석기시대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2026.04.02.
"유가, 조기 종전해도 전쟁 이전 가격으로 못 돌아가"…스태그플레이션 위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란 전쟁 관련 대국민연설'을 통해 "우리가 미국의 모든 군사적 목표를 조만간, 아주 조만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2~3주 동안 이란에 대한 대대적 공격을 감행할 것이다. 이란을 석기시대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일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내가 이란에 협상에 나서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라고 10일의 시간을 줬던 것을 기억하냐"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48시간 후면 그들에게 지옥이 펼쳐질 것"이고 경고하기도 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지난 2일 발표한 '미-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의 주요국 파급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이란의 에너지 시설 타격 등 전쟁을 이어갈 경우 유가는 내년 4분기 배럴당 174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
조기 종전 시에도 에너지 시설 복구 지연 등으로 유가는 약 90달러 수준에 머물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117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즉 전쟁이 조기에 종료되더라도 국제유가가 전쟁 이전(배럴당 63달러) 수준으로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이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비와 물류비 전반으로 확산되며 기업 수익성 악화와 소비 위축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달 26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종전 2.1%에서 1.7%로 낮추고, 물가 상승률은 2.7%로 상향 조정했다. 성장률은 낮아지고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형' 조정이다.
김정식 교수는 "전쟁 장기화로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상승하는 국면이 이어질 경우 비용 상승 압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물가와 성장률이 동시에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책 대응만으로 이를 제어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도 "에너지 가격 충격이 장기화되면 기업 투자 위축과 소비 감소로 이어지며 경기 둔화가 심화될 수 있다"며 "이 경우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3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2025.04.02.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02/NISI20260402_0021232686_web.jpg?rnd=20260402164331)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3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2025.04.02. [email protected]
26조 추경·가격 통제 총동원…정부 대응력 시험대
여기에는 유류세·에너지 비용 지원과 취약계층 생활 안정, 기업의 원자재 수급 및 물류 애로 해소를 위한 공급망 안정 대책 등이 포함됐다.
이와 더불어 석유 최고가격제, 차량 N부제 등 수요 억제 및 가격 안정 정책을 통해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확산을 차단하고 에너지 소비 절감과 민생 부담 완화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이에 구윤철 경제부총리를 필두로 한 이재명 정부 경제 당국의 위기 대응 능력이 사실상 시험 무대에 오른 상황이라는 평가다.
임상수 조선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재정 투입과 가격 통제 정책을 병행하며 단기 충격 완화에 나선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고유가·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물가 억제와 경기 방어를 동시에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며 "정책 대응의 속도와 정교함이 향후 경제 충격의 크기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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