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원 무투표 당선 8명…"정치 지형 탓·민주주의 위기"
민주당 소속 8명 단독 입후보
"국힘 정치인 활동 쉽지 않아"
선거운동 중단…참정권 무력화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6·3 지방선거 제주도의원 선거에서 단독 입후보한 8명이 무투표 당선될 전망이다.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무투표 당선자는 6명에 불과했는데 이번 선거에서 8명이 무더기 무투표 당선되면서 유권자의 참정권이 무력화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주도의원 선거에는 32개 선거구에 총 64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32명, 국민의힘 17명, 진보당 5명, 개혁신당 2명, 조국혁신당 1명, 정의당 1명, 무소속 6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8개 선거구의 경우 1명만 후보로 등록해 무투표 당선이 확정되면서 역대 지방선거 중 가장 많은 무투표 당선자가 나왔다.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20년 동안 무투표 당선자는 총 6명이었는데 이번 선거에서 누적 인원을 뛰어넘었다.
무투표 당선자 8명 중 2명은 이번에 처음 출마하는 정치 신인이다. 현역 의원의 경우 인지도 등 이른바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무투표 당선되는 사례가 있어왔는데 정치 신인이 경쟁자 없이 당선을 확정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특히 무투표 당선자 모두 민주당 소속인데 이를 두고 제주의 정치 지형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주지역 국회의원 3석 모두 6회 연속 민주당이 석권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활동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는 얘기다.
국민의힘 이남근 제주도의원은 "이번 무투표 당선 선거구는 모두 동(洞)지역인데 정치 지형이 기울어진 상황에서 우리 당 소속 정치인들이 출마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읍면지역의 경우 좁은 지역 특성상 오래 활동을 해오면 정당세를 뒤집을 여건이 되지만 동지역에선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무투표 당선의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민주주의 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무투표 당선이 확정되면 선거벽보 부착과 공보물 배포 등 선거운동이 중단되기 때문에 유권자의 참정권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진욱 제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는 후보와 유권자가 소통하며 지역의 현안이나 발전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라며 "유권자와 당선자 간 유대나 연계가 약해지면 당선자들의 대표성과 책임성이 약화돼 결국 유권자들의 정치적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논평을 통해 "제주에서 20년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6명에 불과했던 점과 비교하면 매우 충격적인 결과"라며 "유권자의 선택에 의하지 않은 대의기관을 만드는 것으로 대표성에 심각한 의문을 남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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