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도 혈당스파이크 온대요"…광고 속 건강 조언, 사실은

사진 애플 대한민국 유튜브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최근 방영 중인 애플 코리아의 최신 캠페인 '건강, iPhone + Apple Watch로' 광고가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다.
길거리를 걷는 주인공에게 주변 행인들이 저마다 "커피도 혈당 스파이크가 온다", "유산소 운동을 하면 근손실이 난다", "오래 서 있으면 무릎에 안 좋다" 등 일상적인 건강 조언을 쉴 새 없이 외치는 연출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혼란을 겪는 현대인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고는 "내 몸의 말을 듣는 법"이라는 카피로 마무리되지만, 영상에 등장하는 수많은 건강 조언 중 어디까지가 과학적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과장된 오류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여전히 남는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커피도 혈당 스파이크가 온다"는 주장은 절반의 진실이다. 설탕이나 시럽이 들어가지 않은 순수한 블랙커피는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지 않는다. 다만 카페인 성분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를 자극해 일시적으로 인슐린 민감성을 떨어뜨릴 수는 있다. 공복 상태이거나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가 고카페인을 섭취하면 혈당이 소폭 상승할 수 있으나, 이를 일반적인 폭등 상태인 스파이크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다.
반면 "커피가 간에는 좋다"는 외침은 명백한 사실이다. 커피 속 폴리페놀 등 항산화 물질은 간세포의 염증을 줄이고 간섬유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대한간학회 역시 가이드라인을 통해 하루 2~3잔의 블랙커피 섭취가 만성 간질환과 간암 발생 위험을 낮춘다고 공식 인정하고 있다.
운동 애호가들 사이에서 흔히 화두가 되는 "유산소 운동을 하면 근손실이 난다"는 조언은 과장과 오류가 섞여 있다. 유산소 운동이 무조건 근육을 감소시키지는 않는다. 체내 탄수화물과 지방을 모두 소모한 뒤 근육 단백질까지 에너지를 끌어다 쓰려면, 공복 상태에서 마라톤 수준의 고강도 장시간 유산소 운동을 지속해야만 한다. 오히려 적당한 수준의 유산소 운동은 근육 내 혈류량을 증가시켜 영양 공급을 돕고, 심폐 기능을 강화해 전반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의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사진 애플 대한민국 유튜브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오래 서 있는 것은 무릎에 좋지 않다"는 말은 의학적으로 타당하다. 서 있는 자세는 체중으로 인한 압박이 무릎 관절과 척추에 지속적으로 가해지기 때문에 관절 건강에 해롭다. 관절염 환자뿐만 아니라 건강한 성인이라도 장시간 부동자세로 서 있으면 관절 사이의 연골이 압박을 받고 주변 근육이 경직된다. 아울러 하체에 혈액순환이 정체되면서 하지정맥류 발생 위험도 함께 높아진다. 가만히 서 있기보다는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주기적인 스트레칭으로 자극을 분산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광고 속에서 의구심을 던지는 듯한 뉘앙스로 표현된 "잠이 보약"이라는 명제는 과학계가 인정하는 대체 불가능한 진실이다. 수면은 인체 회복의 핵심 과정이다. 잠을 자는 동안 뇌 속에서는 낮 동안 축적된 베타 아밀로이드 같은 노폐물이 배출되며, 면역 세포가 활성화되고 손상된 세포들의 재생이 이루어진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심혈관 질환, 비만, 치매 등의 발병률을 극도로 끌어올린다. 주말에 한꺼번에 몰아서 자는 방식으로는 주중에 쌓인 수면 부채를 완벽히 청산할 수 없으므로, 매일 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대 직장인들이 가장 경각심을 가져야 할 조언은 "오래 앉아 있으면 고관절이 망가진다"는 부분이다. 장시간 앉아 있는 자세는 고관절을 지속적으로 굽히게 만들어 허리와 허벅지를 연결하는 장요근을 짧고 뻣뻣하게 변화시킨다. 이러한 상태가 고착화되면 자리에서 일어설 때 골반이 앞으로 회전하면서 요통을 유발하고, 엉덩이 근육이 약화되는 이른바 엉덩이 기억상실증으로 이어진다. 이는 결국 전반적인 척추 정렬을 무너뜨리는 주범이 된다.
미디어가 쏟아내는 수많은 건강 정보는 이처럼 저마다의 맥락과 조건이 생략된 채 전달되어 대중에게 혼란을 주기 쉽다. 커피가 간에 이롭다고 해서 과도하게 마시면 수면 패턴이 파괴되고, 근손실을 염려해 유산소 운동을 멀리하면 심폐 건강을 해치게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타인의 단편적인 조언에 맹목적으로 휘둘리는 것이 아니다. 스마트 기기나 정기적인 검진을 활용해 활동량, 심박수, 수면 패턴 등 자신의 정량적인 신체 데이터를 직접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에게 맞는 건강의 균형점을 찾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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