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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상견례 앞두고 뇌사…4명 살리고 떠난 60대

등록 2026.06.04 10:03:42수정 2026.06.04 10: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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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시신기증 이어 대를 이은 나눔 실천

[서울=뉴시스] 기증자 조영삼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서울=뉴시스] 기증자 조영삼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아들 상견례를 앞두고 뇌출혈로 쓰러져 뇌사 상태가 된 60대 삼남매 아빠가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4월 28일 조선대학교병원에서 조영삼(62)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환자에게 새 삶의 희망을 전하고 떠났다고 4일 밝혔다.

조씨는 지난 4월 23일 갑자기 쓰러져 뇌출혈로 응급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조 씨의 간, 폐, 신장(양측)은 가족의 동의로 4명에게 전해졌다.

조씨는 평소 가족들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며, 2015년에는 장기기증 희망등록에도 참여했다. 아들 조은빈 씨는 "과거 친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시신기증을 하셨다"며 "그 뜻을 이어 아버지도 10여 년 전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해두셨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아버지의 마지막 뜻이라 생각해 기증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1963년 광주에서 오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조 씨는 어릴 적부터 이어온 신앙을 바탕으로 20여 년간 목회자로 이웃을 돌봤다. 재치 있는 성격과 따뜻한 성품으로 주변의 신망이 두터웠던 조 씨는 교회에서 만난 아내와 결혼해 1남 2녀를 뒀다.

아들 은빈씨는 아버지에 대해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되다는 가훈을 바탕으로, 늘 화목한 가정으로 이끌어주시던 남편이자 아버지였다"라며 "주변 사람들이 하나같이 아버지 같은 분은 없다고 말할 정도로 가족을 잘 챙기는 사랑꾼이셨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드라마를 챙겨보며 소소한 행복을 나누던 다정한 배우자였으며, 삼남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평소 야구를 즐겨 보던 조씨는 5월 20일 아들 은빈 씨의 생일을 맞아 야구장에 함께 가기로 약속했고, 삼남매 중 처음으로 결혼 예정인 은빈 씨의 상견례도 앞두고 있었다. 은빈 씨는 그 설레는 순간들을 아버지와 함께하지 못하게 된 것에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를 향해 "남은 가족들은 잘 지낼 테니 천국에서 기다렸다가 나중에 만나자.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목회자로서 사랑을 베풀고 솔선수범해온 조영삼씨가 생명나눔으로 숭고한 사랑의 가치를 보여줬다"며 "나눔의 약속을 지켜주신 고인과 귀한 결단을 내려 준 유가족에 깊은 감사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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