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여신협회장에 '非관료' 이동철…보험 유관기관장 바로미터될까(종합)
'업계 출신' 낙점에 금융권 시선 집중
하반기 보험 유관기관 인선 영향 주목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여신금융협회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이 내정됐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여신협회장 선출 결과가 향후 보험개발원과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 주요 보험 유관기관 수장 인선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2차 회의를 열고 이 전 부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이 전 부회장은 오는 16일 개최될 협회 임시총회 의결을 거쳐, 제14대 여신협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3년이다.
KB금융 출신의 이 전 부회장은 1961년생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툴레인대 로스쿨(LLM)을 수료한 뉴욕주 변호사 자격 보유자다. KB금융지주에서 전략기획부 상무, 전략총괄 부사장(CSO)을 거쳐 KB국민카드 대표이사를 지냈다. KB금융지주 부회장까지 오른 대형 금융그룹 출신 인사다.
앞서 회추위는 이 전 부회장을 비롯해 박경훈 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윤창환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 등 3명을 숏리스트(면접 후보군)로 선정했다.
금융권에서는 최종 후보 발표 전부터 이번 인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숏리스트에 KB금융·우리금융 출신 금융인 2명과 정치권 경력이 있는 인사가 함께 이름을 올리면서 업계 출신과 정치권 출신 가운데 어느 쪽에 무게가 실릴지가 관심사였다.
이번 인선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이어지고 있는 금융권의 업계 출신 중용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서는 처음으로 내부 출신인 박상진 회장이 선임됐고, 수출입은행과 기업은행 역시 내부 출신 인사가 잇따라 수장 자리에 올랐다. 최근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장에는 김기환 전 KB손해보험 대표가 내정됐다.
여신협회 역시 업계 출신 인사가 내정되면서 보험개발원과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등 하반기 예정된 보험업권 주요 기관장 인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지난해 11월 임기가 만료된 이후 후임 선임 절차가 지연되다가, 최근 들어 절차를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된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과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 역시 오는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이들 자리는 금융당국 출신 관료들이 이동하는 대표적인 자리로 꼽혀왔다. 그러나 현장 경험을 갖춘 민간 출신 인사들이 약진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분위기에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당혹감이 감지된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내 고위직 인사 적체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주요 금융 공공기관과 유관기관에서도 관 출신 인사들의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퇴임 이후 갈 수 있는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신금융협회장 인선 결과가 향후 보험업권 유관기관장 선임 과정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여신업권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 전 부회장이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카드·캐피탈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제도 개선을 이끌어낼지 주목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수년간 이어진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네이버·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플랫폼의 결제시장 영향력 확대에 직면해 있다. 카드론 관리 강화와 연체율 상승, 조달비용 등도 업계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캐피탈업계 역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와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업권 규제 개선과 신사업 발굴 등이 차기 여신협회장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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