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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중 밀착'에 호황 맞은 북한 경제…주민 절반은 여전히 '영양실조'

등록 2026.06.09 16: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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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AP/뉴시스] 지난 3월 23일 북한 평양 화성거리를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2026.06.09.

[평양=AP/뉴시스] 지난 3월 23일 북한 평양 화성거리를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2026.06.09.


[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북한 경제가 최근 이례적인 호황을 누린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로의 무기 수출과 파병, 중국의 암묵적인 지원이 발판이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에서 가장 뜻밖의 경제적 성공을 거둔 국가는 북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평양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목격담과 위성 사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급변한 북한의 경제 상황을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국경을 전면 봉쇄했던 북한은 최근 러시아·중국 외교관과 일부 서방 여행객들에게 빗장을 열기 시작했다. 이들이 목격한 평양의 모습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평양 시내에서는 스마트폰 앱 '삼흥'으로 실시간 택시를 호출하는 '북한판 우버' 서비스가 활성화됐고, 식당에서는 QR코드를 활용한 모바일 결제가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다. 또한 중국산 전기차와 BMW 등 수입 외제차를 쉽게 볼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배달 앱도 대중화됐다.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도하에 대대적인 도시 개발과 주택 공급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평양에만 1만 가구의 신축 주택이 들어섰는데, 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나 시카고의 연간 주택 공급량을 넘어서는 규모라고 매체는 전했다.

이 같은 북한의 경제 성장은 독자적인 성과라기보다 러시아와의 밀착 덕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에 따르면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 막대한 양의 군수물자를 공급하며 2023년 여름부터 지난해 말까지 100억 달러(약 15조 167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러시아 파병을 통해 최소 5억 달러 이상의 추가 현금 수입을 거뒀으며, 그 대가로 러시아의 첨단 군사 기술과 공군 방어 시스템 등을 전수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박 전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는 "북한 정권이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부유해졌다"고 평가했다.

중국과의 교역량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북 제재 품목인 중국산 가전제품과 자동차 등이 수입되고 있으며, 북한 청년층 사이에서는 스마트폰 보급이 증가하면서 자체 브랜드만 50여 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위성 사진 분석에서도 북한 전역의 야간 조명 밝기가 5년 전보다 3배 이상 밝아졌고, 석유 저장 시설과 주차장 가동률도 눈에 띄게 올라갔다. 한국은행 추정치에 따르면 북한의 2024년 경제성장률은 3.7%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러한 호황은 평양의 특권층에만 집중됐다는 한계가 있다. 화려해진 평양 시내와 달리 유엔(UN)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인구 2600만 명 중 절반에 가까운 인원은 여전히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등 빈부격차가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경제적 풍요를 누리면서 미국의 대북 제재 완화를 미끼로 한 비핵화 협상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스테판 해거드 미국 캘리포니아대 산디에고교(UCSD) 교수는 "북한이 제재를 뚫고 이 정도의 경제적 성과를 낸 것은 믿기 힘든 일"이라며 "김정은 정권의 경제적 입지가 집권 15년 중 가장 공고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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