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폭제 된 '단일종목 레버리지'…양날의 검 된 고배율 유동성[9000 랠리]
9000피 시대 유동성 공급 주도…상장 12거래일 만에 시총 9.6조 돌파
개인 순매수 92%, 회전율 122% 달해…단타매매 늘며 취약성 우려도
연이은 하락장 낙폭 36%…리밸런싱 등 수급 왜곡에 소비자 경보 발령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사진은 지난달 27일 출시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당일 오전 거래되고 있는 화면. 2026.05.27. km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27/NISI20260527_0021297975_web.jpg?rnd=20260527102833)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사진은 지난달 27일 출시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당일 오전 거래되고 있는 화면. 2026.05.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9000포인트 고지를 돌파하며 자본시장 역사의 새 장을 연 가운데, 증시 활황의 중심에는 무서운 속도로 자금을 빨아들인 고배율 파생 상품이 자리 잡고 있다.
특정 주도주에 집중 베팅하는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유동성을 폭발적으로 견인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시장의 기초체력을 뛰어넘는 고배율 유동성이 부메랑이 되어 투자자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상장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들은 출시와 함께 대규모 자금을 시장으로 유입하는 핵심 역할을 했다.
상장 당시 4조5000억원 수준이던 이들 상품들의 시가총액은 불과 12거래일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한 9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출시 사흘 만에 관련 상품 14개의 거래대금은 28조원에 달했다.
자금 유입은 단기 고수익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이 주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2000억원을 순매도 한 반면, 개인은 무려 8조2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전체 매수세의 92.7%를 차지했다. 이들 상품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6000억원, 일평균 매매 회전율은 122.5%를 기록했다.
본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물 주식 회전율이 1% 미만, 일반 주식형 레버리지 ETF가 3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단타 매매와 손바뀜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수급 현상은 코스피 지수를 9000포인트 위로 끌어올리는 촉매제가 됐지만, 일각에서는 시장의 취약성을 키우는 뇌관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기존 ETF와 달리 분산 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본주 고유의 리스크는 노출되는 반면 손익은 2배로 계산되기에 변동성 위험이 큰 상품으로 취급받는다.
국내 증시의 일일 가격제한폭이 ±30%인 점을 감안하면, 본주가 하한가를 맞을 경우 레버리지 상품은 이론적으로 하루 만에 60%대 폭락은 물론 수백에서 수천만원의 원금이 증발할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최근 이어진 변동성 장세에서 이들 상품은 혹독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연속 하락장에서 레버리지 상품의 평균 최대 낙폭은 3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8일 삼성전자 레버리지 상품의 최대 낙폭은 35.9%였으며,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최대 38%까지 급락하며 본주의 두 배에 달하는 충격을 투자자에게 안겼다.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상품과 관련해 횡보장이나 조정 국면에서 자산이 기계적으로 녹아내리는 '음의 복리효과'에 대해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기초자산이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제자리걸음을 걷더라도, 일일 수익률의 배수를 복리로 누적 추종하는 상품 특성상 투자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과열을 틈타 고점에서 추격 매수한 개인 투자자들 피해가 증폭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 마감 시점으로 갈수록 발생할 수 있는 수급 왜곡 현상에 대해서도 주의가 요구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장 마감 직전 일간 수익률 2배 배율을 맞추기 위해 현·선물 포지션을 대규모로 조정하는 기계적 리밸런싱을 단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현재 자금 쏠림과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에 대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하고 정밀 모니터링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상품의 덩치가 커질수록 장 마감 무렵의 동시호가 주문이 한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고, 이는 ETF 자체의 괴리율을 키울 뿐 아니라 역으로 기초자산인 본주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단기 투자 성격이 강한 상품인 만큼 투자자들도 변동성과 리밸런싱 구조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레버리지 ETF는 매력적인 투자 수단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투자자가 레버리지 기초자산에 대한 펀더멘털과 AI 반도체 생태계의 구조적 변화를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