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장윤기 '강간 등 살인' 인정…경찰 '부실수사' 규명 수사 확대

등록 2026.07.13 17:24:21

수사팀 검토 의견 왜 반영 안 됐나

정황 증거 평가·혐의 판단 검증대

경찰 수사 지휘 과정도 규명 대상

[전남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 등을 받는 장윤기(23)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형사과를 빠져나와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2026.05.14. lhh@newsis.com

[전남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 등을 받는 장윤기(23)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형사과를 빠져나와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2026.05.14. [email protected]


[전남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23)가 법정에서 '강간 등 살인'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살인 혐의로만 송치한 경찰의 부실 수사 규명 조사가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검·경 수사가 증거인멸과 수사정보 유출 의혹 규명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당시 경찰이 왜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는지, 성범죄 관련 정황 증거를 어떻게 평가해 최종 혐의를 결정했는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수사 당국의 초점이 경찰의 부실 수사를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방향으로 맞추지는 형국이다.

수사팀은 검토했는데…왜 '살인'으로 송치?

13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두 번째 공판에서 장윤기는 검찰이 적용한 강간 등 살인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사건 발생 두 달여 만에 성범죄 목적 범행을 시인하면서 경찰과 검찰의 엇갈린 혐의 판단도 사실상 결론이 나게 됐다.

경찰은 사건 직후 장윤기의 "죽기 전 아무나 데려가려 했다"는 취지의 진술과 당시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수사팀 내부에서는 강간 등 살인 혐의 적용 의견도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장윤기가 계획범행을 부인하는 상황에서 확보된 정황 증거만으로는 성범죄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최종적으로 살인 혐의만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검찰은 경찰이 확보한 자료와 보완수사로 추가 확보한 증거를 종합해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원룸에서 발견된 훼손된 리얼돌, 과거 성범죄 사건과 유사한 수법, 범행 차량 뒷문을 미리 열어둔 정황 등을 종합해 성범죄 목적의 계획범행으로 판단했고, 피고인 장윤기도 이를 인정했다.

결국 장윤기가 검찰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 당시 수사팀 내부의 강간 등 살인 혐의 적용 의견이 왜 최종 혐의 판단에 반영되지 않았는지, 수사 지휘라인이 어떤 근거로 살인 혐의를 적용했는지 검·경 수사의 핵심 규명 대상이 됐다.
[전남광주=뉴시스] 양시원 기자 = 광주지검 수사관들이 7일 광주광산경찰서 형사과 등지에서 장윤기(23) 여고생 살인 사건의 부실 수사와 경찰 유착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goodwrite9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광주=뉴시스] 양시원 기자 = 광주지검 수사관들이 7일 광주광산경찰서 형사과 등지에서 장윤기(23) 여고생 살인 사건의 부실 수사와 경찰 유착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정황 증거는 왜 혐의 판단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검찰 보완수사 과정에서는 당시 경찰의 혐의 판단과 맞물린 증거 확보 및 평가 과정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경찰은 범행 차량 조수석에서 케이블타이를 발견했지만 당시에는 범행 도구인 흉기 확보가 우선이라고 판단해 압수하지 않았다. 이후 검찰은 장윤기 부친 자택에서 이를 확보해 피해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 준비 도구로 판단했다.

범행 차량 트렁크 공구함에 있던 과거 블랙박스 SD카드도 경찰은 발견하지 못한 채 차량을 인계했다. 검찰은 추가 압수수색을 통해 이를 확보한 뒤 성범죄 목적 범행을 뒷받침하는 자료 등을 확인했다.

경찰은 장윤기 원룸에서 발견된 훼손된 리얼돌을 감식·채증한 뒤 추가 압수하지 않았다. 이후 장윤기 부친은 이를 절단해 폐기했고, 검찰은 리얼돌 DNA 감정 결과 등을 성범죄 목적 범행을 뒷받침하는 핵심 정황 가운데 하나로 판단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리얼돌·차량 DNA 감식 보고서도 사건 송치 나흘 뒤 경찰에 회신됐지만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전자문서 송부 과정에서 누락돼 한 달여 만에 검찰에 전달됐다.

검찰은 경찰이 확보한 화물차 블랙박스 영상을 디지털포렌식으로 복원·개선하고 통신·금융거래 내역 분석 범위를 확대했다. 프로파일러 분석과 주변인 조사 등을 종합해 계획성과 성범죄 목적을 보강했다.

경찰은 당시 확보된 증거와 피의자 진술을 토대로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했으며, 검찰이 제시한 통신·금융거래 분석과 프로파일러 투입, 주변인 조사 등도 상당수 경찰 단계에서 이뤄졌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성범죄를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들은 강간 등 살인 혐의 판단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남광주=뉴시스] 양시원 기자 = 장윤기(23) 여고생 살인사건의 부실수사와 경찰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광주지검 수사관들이 7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광산경찰서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물이 담긴 상자를 들고 나오고 있다. 2026.07.07. goodwrite97@newsis.com

[전남광주=뉴시스] 양시원 기자 = 장윤기(23) 여고생 살인사건의 부실수사와 경찰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광주지검 수사관들이 7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광산경찰서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물이 담긴 상자를 들고 나오고 있다. 2026.07.07. [email protected]


혐의 판단·수사지휘 과정도 규명 대상

현재 검찰은 광산경찰서 수사팀이 리얼돌과 케이블타이 등 성범죄 목적 범행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누락하거나 인멸했는지,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 부친에게 수사 동향을 누설했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청 특별수사단도 당시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경위와 수사 지휘 과정에서 부당한 지시나 관여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수사팀 내부에서는 강간 등 살인 혐의 적용 의견이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적으로 살인 혐의만 적용된 배경과 그 과정에서 어떤 수사 지휘와 법리 검토가 이뤄졌는지가 이번 수사의 핵심 규명 대상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현재 당시 수사팀장 A경감은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당시 광산경찰서장과 형사과장 등 수사 지휘라인도 검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장윤기의 법정 인정으로 검·경 수사의 초점도 증거인멸과 유착 의혹을 규명하는 데서 나아가 당시 경찰이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배경과 정황 증거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했는지, 수사 지휘와 의사결정이 적절했는지를 규명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