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홍해 '동시 봉쇄' 현실화되나…정유업계, 원유 수급 '초비상’
등록 2026.07.20 10:56:28수정 2026.07.20 11:04:24
호르무즈·홍해 막혀 원유 수급 차질
정유·석유화학 업계 원가 부담 급증
주유소 기름값 상승 압력으로 직결
국내 에너지 안보와 물가 '비상등'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13일(현지 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 뒤편으로 폭발로 인한 거대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2026.07.14.](https://img1.newsis.com/2026/07/14/NISI20260714_0001430174_web.jpg?rnd=20260714101758)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13일(현지 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 뒤편으로 폭발로 인한 거대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2026.07.14.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항로가 동시에 마비될 경우 국제유가 급등은 물론 국내 기름값과 산업 전반에도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란이 지난 12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공식화한 이후 일부 유조선이 운항을 중단하거나 우회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미군의 이란 항만 인프라 공격 등으로 군사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문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비해 활용해 온 얀부항~홍해 수출로마저 후티 반군의 공격 위험에 노출됐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세계 원유 수송의 양대 핵심 항로가 동시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국내 에너지 안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5월 기준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약 54%에 달한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거치지 않고 도입할 수 있는 물량은 오만과 아랍에미리트(UAE) 일부에 그친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카타르산 원유는 전체 수입량의 약 33%를 차지해 두 해협이 동시에 봉쇄되면 공급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바레인 국영 정유시설(BAPCO) 화재와 쿠웨이트 석유시설 피해까지 발생하면서 중동발 공급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해상 운송 차질이 장기화되면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 운항이 불가피해진다.
이에 따라 운송 기간이 길어지고 운임과 보험료가 급등하면서 정유사의 원가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이란 해상 봉쇄 재개를 선언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14일 서울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운전자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2026.07.14.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14/NISI20260714_0021362899_web.jpg?rnd=20260714094650)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이란 해상 봉쇄 재개를 선언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14일 서울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운전자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2026.07.14. [email protected]
중동산 석유제품의 대안 중 하나인 미국산 정제마진은 배럴당 69.5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글로벌 석유제품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정유업계가 보유한 약 9700만 배럴 규모의 민간 재고와 정부 비축유를 활용해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봉쇄가 장기화하면 비축 물량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어 국가 에너지 수급 전반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충격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원유 도입 가격 상승으로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원가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부타디엔(BD), 에틸렌, 벤젠 등 주요 기초유분 가격도 최근 일주일 새 10% 이상 상승했다.
항공유와 선박유 가격 상승은 항공·해운업계의 수익성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소비자가 가장 민감하게 체감하는 주유소 기름값도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안정세를 보이던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82달러를 웃돌면서 오름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 수급 차질이 현실화되고 운송비와 보험료까지 급등하면 과거 중동 분쟁 초기와 같은 기름값 급등 현상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물가와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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