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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약인인데 뜻밖의 효과…발작 위험 낮추는 '이것'

등록 2026.07.23 14:53:03

제2형 당뇨병 환자 약 1만8000여 명 비교 분석

혈당 강하제 대비 발작 발생 위험 최대 1.78%P↓

[서울=뉴시스] 세마글루타이드가 성인발병 발작 위험에 미치는 비교 효과. 세마글루타이드 투여 시 성인발병 발작 발생 위험이 낮게 유지됐다. 4년 누적 위험차는 기타 혈당강하제 대비 1.78%p(A), SGLT2 억제제 대비 1.46%p(B)로 확인됐다.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세마글루타이드가 성인발병 발작 위험에 미치는 비교 효과.  세마글루타이드 투여 시 성인발병 발작 발생 위험이 낮게 유지됐다. 4년 누적 위험차는 기타 혈당강하제 대비 1.78%p(A), SGLT2 억제제 대비 1.46%p(B)로 확인됐다.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가 성인발병 발작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다는 대규모 인구기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인발병 발작은 18세 이후 처음 발생하는 발작을 뜻한다. 특히 중장년 및 고령층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발작은 뇌졸중, 신경퇴행성 질환, 외상성 뇌손상 등 후천적 뇌손상과 연관될 수 있어 뇌 건강의 중요한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한 번 발작이 시작되면 의식 소실이나 낙상 위험이 따르고, 운전 및 사회활동에 제약이 생겨 환자의 기능적 예후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현재 치료는 발작 발생 후 항발작약으로 재발을 억제하는 데 그칠 뿐, 발작 자체를 예방하는 근본적인 치료 전략은 없는 실정이다.

장윤혁 서울대병원 국가전략기술 특화연구소 교수(신경과), 이순태 교수, 은용 미국 컬럼비아대 내과 교수,  T.H. Chan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봉수환 박사과정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이 세마글루타이드 투여와 성인발병 발작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연구의 타깃이 된 세마글루타이드는 다방면에서 질환 보호 효과를 입증하고 있는 치료제다. 미국당뇨병학회가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으며, 혈당·비만 관리는 물론 만성콩팥병, 대사이상 지방간염 치료제로도 이미 널리 쓰이고 있다.

연구팀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대규모 보건의료 코호트인 'All of Us 프로그램'의 전자의무기록(EMR) 데이터를 활용했다.

해당 데이터가 확보된 약 39만 명 중 제2형 당뇨병 환자 6만 9228명을 선별한 뒤, 세마글루타이드·기타 혈당강하제· SGLT2 억제제를 새로 처방받은 18세 이상 성인 환자 1만 8243명(평균 연령 약 60~64세)을 대상으로 성인발병 발작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 관찰자료에서도 무작위 임상시험을 최대한 모사하는 '타깃 트라이얼 모사'(Target Trial Emulation) 방법을 적용했다. 이들을 ▲세마글루타이드-기타 혈당강하제 비교군(1만 213명) ▲세마글루타이드-SGLT2 억제제 비교군(8605명)으로 구성하고, 나이·동반질환·체질량지수 등 임상적 차이를 정밀하게 보정해 약물 효과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세마글루타이드 신규 투여군은 기타 혈당강하제 투여군에 비해 성인발병 발작 발생 위험이 약 56% 낮았다(위험비 0.44). 실제 발작 발생률 차이를 뜻하는 4년 누적 위험차는 1.78%포인트로 확인됐다. SGLT2 억제제와 비교한 분석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군의 발작 위험이 약 52% 낮았고(위험비 0.48), 4년 누적 위험차는 1.46%포인트였다.

이를 실제 치료 지표인 치료 필요 환자 수(NNT)로 환산하면, 기타 혈당강하제나 SGLT2 억제제 대신 세마글루타이드로 각각 70명, 131명을 치료할 때마다 성인발병 발작 1건을 추가로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발작 위험 감소 효과는 혈당이나 체중 감소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았다. 매개효과 분석 결과, 당화혈색소 변화가 설명하는 비중은 비교군에 따라 2.4~6.5%, 체질량지수(BMI) 변화가 설명하는 비중은 0~0.7%에 그쳤다.

또 다른 GLP-1 계열 약물에서는 이 같은 예방 효과가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세마글루타이드가 체내에 오래 머물며 뇌 안으로 일부 도달하는 고유의 약리학적 특성 덕분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번 연구는 예방 전략이 제한적인 성인발병 발작 분야에서 대사질환 치료제가 뇌 건강 및 신경계 질환 예방에 기여할 가능성을 대규모 인구기반 데이터를 통해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장윤혁 교수(국가전략기술 특화연구소·신경과)는 "성인발병 발작을 중장년기의 뇌 건강이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본 연구"라며 "다만 관찰 연구인 만큼 향후 장기 추적 연구와 무작위 임상시험을 통해 실제 예방 효과와 임상 적용 가능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신경학회 공식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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