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북정책, '선(先)비핵화론' 사실상 폐기하고 '선평화'로 전환"
등록 2026.07.23 16:18:30
"선비핵화 외치기, 다분히 국내 정치용"
"정부, 대통령 뒷받침 잘하는지 아쉬워"
"동방경제포럼, 한국도 참여 꼭 필요"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북한학 전공자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7.23.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23/NISI20260723_0021374787_web.jpg?rnd=20260723121904)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북한학 전공자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7.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3일 지난 1년간 정부가 추진해 온 대북정책에 대해 "지난 정부의 선(先)비핵화론, 선핵폐기론을 사실상 폐기하고 선평화로 접근 방식을 전환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취임 1주년을 맞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북한 비핵화'(CVID)에서 '핵 없는 한반도 실현'으로 목표를 재정립했다"고 했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뜻하는 CVID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가장 강경한 원칙으로, 선핵폐기·후(後)보상을 골자로 한다.
북한 비핵화 원칙을 철회했느냐는 질문에는 "선비핵화를 선중단으로 바꾼 것"이라며 "궁극적인 비핵화 목표를 폐기한 건 아니지만 선비핵화를 폐기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핵·미사일 동결 ▲축소 ▲비핵화를 내용으로 하는 '한반도 3단계 비핵화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고도화하며 '불가역적 핵보유국' 지위를 되돌릴 수 없다고 주장하는 현실을 감안한 단계적 접근이다.
정 장관은 "'통일 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며 "선비핵화를 내세운다는 게 현실성이 있느냐. 초강대국, 강대국인 미국, 중국도 선비핵화론을 사실상 폐기했다"고 덧붙였다.
또 "현실에 기반해서 볼 때 선비핵화를 지난 정부에서 외쳐온 것은 다분히 국내 정치용이었다"며 "대화 맨 입구에 선비핵화를 갖다 놓으면 대화가 열리지 않는 게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 장관은 "정부가 과연 대통령의 '페이스 메이커' 노력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잘하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통일부로서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북·러 밀착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한러관계를 관리하고 외교적 공간을 확보하는 데 아쉬움이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지난달 한국·유럽연합(EU) 정상회담 공동성명은 북·러 군사협력을 강력 규탄하고 북핵 문제를 거론했다. 북한 외무성 10국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공동성명을 비난하며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으로 다뤄나가려는 우리의 대적 원칙은 불변하다"고 했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은 지난 17일 이석배 주러 한국대사와 면담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방산 협력을 강화하는 한국에 불만을 표했다.
정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만남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동방경제포럼에 대해서는 "어떤 레벨일지는 모르지만 (한국도) 참여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동방경제포럼은 오는 9월 1∼4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진행된다.
북미대화와 관련해서는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미,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광둥성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등을 '관건적 시기'로 꼽았다.
정 장관은 "그때 뭔가 일이 일어나려면 8월, 9월에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며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상상력과 지혜를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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