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쓰러지는 어르신들…'이 행동'이 목숨 살린다
등록 2026.07.30 10:37:22수정 2026.07.30 10:43:04
온열질환에 9명 사망…30%가 65세이상 환자
매일 70명 응급실…열사병 의심시 즉시 119
어린이, 차량 내 몇 분만 방치돼도 생명위협
갈증 느끼기 전 물 마시고 야외활동 피해야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한 주민이 그늘에 앉아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2026.07.29. km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29/NISI20260729_0021381622_web.jpg?rnd=20260729155043)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한 주민이 그늘에 앉아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2026.07.29. [email protected]
더위가 심해질수록 스스로 대처가 어려운 노인과 아이, 만성질환자는 실외활동 시 고온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하고, 충분한 물과 함께 그늘에서 휴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30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통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신고된 온열질환자 수는 71명이다.
응급실 감시체계가 가동된 지난 5월15일 이후 두 달을 넘긴 현재 누적 온열질환자 수는 총 1557명이다. 지난 22일부터 하루 60명에 육박한 숫자를 기록하다가 주말인 25일 80명, 26일 77명, 27일 75명, 28일 71명으로 나흘째 70명 이상을 이어가고 있다.
연령별로는 60대가 18.8%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16.7%로 뒤를 이었다. 70대와 80대 이상은 각각 10.7%였다. 65세 이상 노인 환자 비중은 30.9%로 나타났다.
누적 사망자는 9명이다. 경남 3명, 강원과 서울 각 2명, 제주와 전북 각 1명이 발생했다.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열로 발생하는 급성질환을 말한다. 비교적 가벼운 일사병부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열사병까지 온열질환 종류는 다양하다.
흔히 가벼운 증상으로는 땀을 많이 흘린 후 생기는 근육경련인 열경련이나, 땀샘이 막혀 나타나는 열발진 같은 증상이 있다. 나아가, 대량의 수분과 염분 손실로 어지럼증, 두통, 구토, 극심한 무기력감이 동반되는 열탈진, 더 나아가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상승하고 의식이 흐려지는 열사병까지 다양하다.
특히 열사병은 응급상황으로, 즉시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으면 뇌손상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열사병으로 의심될 경우 환자를 즉시 그늘로 옮기고 옷을 풀어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으며, 빠르게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며 "환자에게 찬 물을 마시게 하는 건 체온을 낮추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의식이 없는 경우 질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열질환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어르신은 체온 변화에 둔감하고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해 탈수 위험이 높다. 또 전기요금을 아끼기 위해 에어컨 사용을 꺼리는 경우도 많아 주변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어린이의 경우 체내 열 발생량은 많지만 체온 조절 능력이 미숙해 열을 충분히 배출하지 못하며, 차량 내 방치는 단 몇 분 만에도 아이의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밖에도 고혈압, 심뇌혈관질환, 당뇨병, 신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은 무더위에 더욱 취약하다. 한창 농사철을 맞은 농업인 역시 무더운 환경에서 오랜 시간 일하다 보면 위험 신호를 인지하지 못한 채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온열질환은 예방이 가장 중요한 대응책이며, 폭염 속에서도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물을 충분히 마시고, 그늘에서 자주 쉬며, 무리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갈증은 이미 몸속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의식적으로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이 중요하다. 특히 야외 활동이 예정돼 있다면 15~20분마다 시원한 물 한 컵을 마시는 것이 좋으며, 땀을 많이 흘린 경우에는 염분 보충을 위해 약간의 소금을 섞은 물이나 오이, 과일 등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 맥주나 탄산음료, 카페인 음료는 오히려 이뇨작용으로 인해 탈수를 유발할 수 있어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햇볕이 가장 강한 시간대인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가능한 야외 활동을 피하고, 시원한 실내나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야외 활동이나 야외 작업을 해야 하면 활동 강도를 조절하고 동료와 함께 움직이며 서로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통풍이 잘 되는 밝은색 헐렁한 옷과 챙이 넓은 모자는 체온 유지와 자외선 차단에 효과적이다. 수건을 시원한 물에 적셔 목에 두르는 것만으로도 열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바쁜 일상 중 ‘이 일만 마저 끝내고 쉬자’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무더위 속에서는 오히려 용기 있는 휴식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야외에서 활동할 경우 반드시 매 시간마다 10~15분 이상 그늘에서 쉬어야 하며, 어지럽거나 속이 메스꺼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모든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그럴 경우 체온을 낮추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
함승헌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만약 주변에서 온열질환 의심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 의식이 없다면 즉시 119에 신고한 뒤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옷을 느슨하게 풀어 체온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얼음주머니나 물수건은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큰 혈관이 지나는 부위에 대는 것이 효과적이다.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 억지로 물을 먹이려 해서는 절대 안 된다.
함승헌 교수는 의식이 있다면 시원한 곳으로 옮겨 누이고, 부채나 선풍기 등으로 체온을 낮추며 물이나 이온음료를 천천히 마시게 하면 도움이 된다"며 "체온보다 높은 41도 등 고온인 야외 환경에서 선풍기나 대형 서큘레이터 등은 열풍을 신체에 쏘는 것으로 피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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