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공격 면역치료 …'이 세포' 먼저 도달하니 효과
등록 2026.07.30 15:22:09
면역세포 유입 순서 따른 교모세포종 치료 규명
NK세포 먼저 도달시 암세포 공격 유전자 발현
![[서울=뉴시스] 다중 유입구 미세유체 플랫폼을 활용한 교모세포종 면역 미세환경 제어 모델. (사진= 서울대학교병원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7/30/NISI20260730_0002200211_web.jpg?rnd=20260730143947)
[서울=뉴시스] 다중 유입구 미세유체 플랫폼을 활용한 교모세포종 면역 미세환경 제어 모델. (사진=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팀(김요나 박사)과 박성수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팀(한석규 박사)은 순서를 조절할 수 있는 미세유체 플랫폼을 토대로 교모세포종 내 암세포·미세아교세포·자연살해세포(NK세포)의 상호작용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뇌의 대표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는 혈액에서 유래한 대식세포와 함께 종양 덩어리의 30~50%를 차지하는데, 암세포 주변에 강력한 면역 억제 환경을 만들어 NK세포 같은 항암 면역세포의 공격을 방해한다. 다만 기존 세포 배양법으로는 배양이 오래 유지되지 않고 세포가 유입되는 순서도 조절할 수 없어 뇌 속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역동적 상호작용을 재현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원하는 순서대로 면역세포를 투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 제어형 다중 유입구 미세유체 플랫폼'을 만들어, 지름 약 400㎛ 크기의 3차원 인공 뇌종양 조직(스페로이드)을 형성했다. 암세포·미세아교세포·NK세포의 구성 비율은 동일하게 유지한 채, 세 세포가 종양에 도달하는 순서만 바꿔 가며 종양의 반응을 비교했다.
그 결과, 먼저 도착한 세포가 전체 반응의 방향을 결정했다. 미세아교세포가 먼저 도달하면 종양을 보호하는 신호(STAT3)가 활성화돼 NK세포의 침투를 막았다. 반대로 NK세포가 먼저 도달하면 암세포를 공격하는 유전자 발현이 강하게 유도돼 뚜렷한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
이러한 상반된 효과는 실제 환자의 임상 경과와도 일치했다. 10년 이상 생존한 환자와 그렇지 못한 환자의 뇌종양 세포를 비교하자, 생존 기간이 짧았던 환자의 뇌종양 세포는 미세아교세포를 만났을 때 증식률이 더 높았고 NK세포 공격에도 더 강하게 저항했다.
연구팀은 전사체 분석으로 NK세포가 먼저 유입될 때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 면역 물질 ‘IL12A’가 선택적으로 늘어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환자 27명, 세포 33만8000여 개를 분석한 결과 IL12A는 27명 중 2명(7.4%)에서만, 전체 세포의 0.45%에서만 관찰될 정도로 뇌종양 안에서 극히 억제돼 있었다.
대규모 교모세포종 환자 데이터베이스 분석에서도 IL12A 발현이 높은 환자일수록 생존 기간이 유의하게 길어, 이 물질이 뇌종양을 면역 활성 상태로 바꾸는 핵심 요인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종양 보호 신호를 차단하는 표적 억제제(WP1066)를 기존 뇌종양 표준 항암제인 테모졸로마이드와 함께 투여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미세아교세포가 억제했던 IL12A의 발현과 분비가 다시 회복됐고, NK세포가 종양 내부로 더 깊이 침투해 암세포 사멸 효과가 커졌다.
백선하 교수(서울대병원 신경외과)는 "이번 연구를 통해 교모세포종의 면역 환경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암세포와 면역세포가 만나는 순서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한다는 점을 입증했다"며 "환자의 예후를 재현할 수 있는 이 플랫폼이 난치성 뇌종양 환자의 치료 반응을 미리 예측하고 맞춤형 면역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종양학·신경종양 분야 국제학술지 '신경종양학'(Neuro-Oncology)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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