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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버텨" "정책 바뀌길"…강남 집주인들 '버티기냐 매도냐' 고민[르포]

등록 2026.08.04 16:50:15수정 2026.08.04 16:54:02

"집값 계속 집값 오를 거란 기대감에 관망세"

"내년 안에 집 못 팔면 양도세 30억원…처분 이어질 듯"

"매각 아닌 증여·상속 나설 수도"…집값 안정은 '글쎄'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 3구 아파트 모습. 2026.06.14.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 3구 아파트 모습. 2026.06.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석정은인턴기자, 이우경인턴기자 = "여기 사는 분들은 '징벌적 조세'라고 생각해요. 고령에 평생 한 채만 보유한 분들, 특히 직접 거주하지 않는 분들은 더 불리해주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크죠. 나이 든 사람들은 강남에 살지 말고 지방으로 내려가라는 것 아니."(서초구 반포동 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정부가 고가 1주택과 비거주 1주택을 대상으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강화를 담은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서울 강남·서초권 초고가 아파트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세 부담 확대에 대한 고령층 집주인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향후 정책 변화 가능성을 지켜보며 당장 매도에 나서기보다 관망하려는 움직임과 매도·증여·상속 등 대응 방안을 고심하는 분위기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

4일 취재진이 찾은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 A중개업소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면 또 법이 바뀌지 않겠느냐"라며 "다른 곳은 몰라도 이 곳은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오를 거라는 기대감이 있어 동요하기보다는 관망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라고 말했다.

세 부담 증가가 현실화될 경우 장기간 보유해온 고령층 집주인을 중심으로 매도 고민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과거 낮은 가격에 매입해 수십 년간 보유한 1주택자들은 자산 가치는 크게 올랐지만, 소득 대비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어 향후 대응 방안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압구정동 B중개업소 관계자는 "세제 개편 전부터 집주인들이 걱정이 많았다"며 "3억원대에 입주해 40년 정도 거주한 노인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이 앞으로 매물을 내놓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 12월 입주 예정인 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 인근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반포동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조합원들 대다수가 여기 오래 사셨던 분들"이라며 "2027년 내에 집을 팔지 못하면 양도세가 6~7억원에서 30억원까지 오를 수 있어 처분 시기를 고민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번 개편안에 따르면 시가 40억~50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 보유자의 종부세 부담이 대폭 늘어난다. 양도세는 공제 한도(2028년 20억원, 2029년 이후 10억원)가 도입돼 양도 차익이 큰 초고가 주택의 세 부담이 확대될 전망이다. 

세제 변화의 영향은 강남·서초권 초고가 주택 시장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 분석에 따르면 서울의 40억원 초과 아파트 10채 중 약 8채(78.3%)가 강남·서초구에 몰려 있다. 강남구 전체 아파트의 27%, 서초구의 30%가 각각 40억원을 초과한다.

다만 세 부담 증가가 곧바로 대규모 급매물 출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령층 집주인 상당수가 고소득 자녀의 지원을 받거나, 매각 대신 증여·상속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반포동 D중개업소 관계자는 "반포 본동의 경우 과거 입주한 고위 공직자 출신 고령층이 많은데, 이들은 고소득 자녀들의 지원으로 종부세 부담을 버틸 여력이 충분하다"며 "집을 파는 것보다 자녀에게 증여나 상속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로 집값이 장기적으로 안정되기는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시장에 유동성이 크게 풀린 상황에서 돈이 갈 곳은 결국 부동산과 주식"이라며 "규제로 인해 단기적으로 주춤할 수는 있으나 한 2년 뒤에는 집값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월세 시장의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거주 장려 기조로 인해 임대를 주던 집주인들이 직접 입주를 결정하면서 기존 세입자들이 밀려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세 부담을 높여 매도·보유 부담을 키우는 동시에 토지거래허가제와 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시장 내 거래 여건 자체가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포동 E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 때문에 사고 팔 수 있는 물건 자체가 거의 없다"며 "대출도 안나오는 데 실거주 의무까지 있어 실제로 거래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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