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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이익·음주 강요 겪은 소방관 70% "아무 말도 못했다"

등록 2026.08.21 10:59:15수정 2026.08.21 12:04:24

전국 소방공무원 1만6111명 설문

여성·6~10년차 '부조리 경험'↑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19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제79기 경기도 신임 소방공무원 임용식에서 소방대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25.12.19.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19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제79기 경기도 신임 소방공무원 임용식에서 소방대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25.12.1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소방공무원 100명 중 6명이 최근 1년 사이 직장 내에서 비인격적인 대우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를 겪고도 상당수는 아무런 문제 제기를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소방청은 전국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방 조직문화 진단 설문조사' 분석 결과를 21일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달 6일부터 19일까지 전국 소방공무원 6만597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1만6111명이 참여해 24.4%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최근 1년간 조직 내 부조리를 경험했는지를 물은 결과 '비인격적 대우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6.4%(1036명)로 나타났다. '사적이익 요구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4.9%(785명),' 회식 참석 강요 등 부당한 음주문화를 경험했다'는 4.3%(686명)였다.

행위자를 보면 사적이익 요구의 경우 팀장급이 42.2%(331명)로 가장 많았고, 부당한 음주문화도 팀장급이 38.5%(264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비인격적 대우는 동료나 선후배가 35.7%(370명)로 가장 많았다.

사적이익 요구를 경험한 응답자의 69.4%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직접 문제 제기한 인원은 5.3%(46명)에 그쳤다. 감찰부서에 제보하는 등 공식 채널을 이용했다는 응답도 1.8%(16명)였다.

부당한 음주문화를 겪은 경우에도 아무 말을 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72.8%, 비인격적 대우는 64.6%로 나타났다.

업무나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와 문제를 제기해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제보 창구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소방청은 분석했다.

특히 제보자의 익명성이 제대로 보호될지에 대한 불신이 컸다. 조직문화 체감도를 7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제보창구의 익명성 신뢰'는 3.99점으로 모든 문항 중 가장 낮았다.

부조리 행위에 대한 '징계 공정성'도 4.19점, '부조리 행위를 방조한 상급자에 대한 책임'은 4.22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연차별로 보면, 6~10년차에서 부조리를 경험했다는 응답이 높았다.

사적이익 요구를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은 7.1%, 부당한 음주문화는 5.8%, 비인격적 대우는 8.1%로 다른 집단보다 높았다.

여성 소방공무원의 부조리 경험률도 남성보다 높았다. 여성의 비인격적 대우 경험률은 12.0%로 남성(5.8%)의 두배를 웃돌았다. 부당한 음주문화의 경우 여성 7.5%, 남성 3.9%, 사적이익 요구는 각각 6.1%, 4.7%였다.

기타 의견으로는 학연·지연·혈연에 따른 인사·승진이나 특정 라인을 챙기는 관행 등 인사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 상급자의 갑질뿐 아니라 하급자의 업무태만이나 무분별한 제보 등 이른바 '을질'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소방청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상호 존중 행동강령'과 '언어감수성 향상 실천 규범'을 마련하고 수평적 소통교육과 관리자 대상 상호존중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회식 참석이나 음주를 사실상 업무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이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건전한 회식·소통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신고자의 익명 보호장치를 강화하고 외부 신고채널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소방청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와 특별감찰단 활동, 집중 익명제보 등을 종합해 다음 달 '조직문화 쇄신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상호존중과 공정성을 조직문화의 기본 원칙으로 삼고, 구성원이 불이익에 대한 우려 없이 의견을 제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조직문화 개선의 기준점으로 삼아 9월 중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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