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추니엔 감독 "광주비엔날레, 집단 변화·연대 역사 공유"
등록 2026.09.04 13:38:41
광주비엔날레 내면 변화서 광주 민주주의·연대 역사로
제주화산암 매개 분자부터 신체·공동체·우주까지 조명
![[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호추니엔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이 제16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이 열리는 4일 오전 전남광주 북구 운암동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거시기홀에서 열린 개막식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6.09.04. leeyj2578@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04/NISI20260904_0021423407_web.jpg?rnd=20260904120223)
[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호추니엔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이 제16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이 열리는 4일 오전 전남광주 북구 운암동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거시기홀에서 열린 개막식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6.09.04. [email protected]
호추니엔(Ho Tzu Nyen)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광주의 민주주의와 연대의 역사 위에서 '삶을 바꾼다'는 말의 의미를 새롭게 묻고 분자부터 신체와 관계, 풍경, 정치공동체, 우주에 이르는 변화의 다양한 속도와 규모를 펼쳐 보이겠다고 밝혔다.
호추니엔 예술감독은 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16회 광주비엔날레의 구상을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론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하고 싶다"며 "2024년 말 대규모 프로젝트와 전시를 마친 뒤 몹시 지치고 공허한 상태였다. 무엇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고 돌이켰다.
당시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읽은 릴케의 시가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이 시는 관람자가 예술작품과 마주한 순간 그 강렬함에 압도되는 경험을 다룬다. 시의 마지막 구절인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가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완전히 소진된 상태였지만 그 문장을 만난 순간 내 역량이 확장되는 듯했다"며 "무언가가 다시 가능해지고 다시 꿈꿀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감독은 이 경험이 강렬하면서도 철저히 내면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이 문장이 변화의 방향을 미리 규정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삶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지만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왜 바꿔야 하는지, 어떤 사람이 돼야 하는지는 말하지 않는다"며 "그 문장이 지닌 엄청난 힘과 함께 이러한 개방성이 가장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전남광주=뉴시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월15일까지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전시를 연다고 밝혔다. 사진은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제1전시실 전경. (사진 = 광주비엔날레 재단 제공) 2026.09.04. photo@newiss.com](https://img1.newsis.com/2026/09/04/NISI20260904_0002230224_web.jpg?rnd=20260904110113)
[전남광주=뉴시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월15일까지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전시를 연다고 밝혔다. 사진은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제1전시실 전경. (사진 = 광주비엔날레 재단 제공) 2026.09.04. [email protected]
감독은 광주비엔날레를 구상하면서 이 문장을 다시 떠올렸다. 한 관람자와 한 예술작품 사이의 지극히 개인적인 만남에서 태어난 문장을 광주라는 장소로 옮기면 그 의미 역시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빛의 도시이자 민주주의와 변화의 도시인 광주에 이 문장을 심으면 개인적인 경험이 집단적인 차원으로 열리게 된다"며 "나의 변화가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의 집단적 변화와 연대의 역사, 우리가 공유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제16회 광주비엔날레는 이 같은 변화의 성격을 화산과 화산암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전시장 곳곳에는 제주에서 가져온 화산암이 등장한다.
화산이 분출할 때 공중으로 솟구친 물질은 중력과 회전, 열과 냉각의 작용을 거친다. 이후 땅에 떨어질 무렵 각자의 형태를 갖춘다. 감독은 이 같은 생성 과정을 변화가 일어나는 방식과 시간, 힘을 보여주는 하나의 모델로 제시했다.
그는 "화산암을 만들어낸 지질학적 압력을 생각하면 돌 하나하나의 내부에서 서로 다른 시간과 힘이 공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그 안에는 축적과 격렬한 변화, 냉각과 침식, 풍화의 시간이 모두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화는 하나의 의도나 방식으로만 일어나지 않는다. 단절이나 파열처럼 폭발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로 느리고 지속적으로 진행되기도 한다"며 "변화가 발생하는 규모 역시 분자에서 신체, 인간관계와 정치공동체, 풍경과 우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전남광주=뉴시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월15일까지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전시를 연다고 밝혔다. 사진은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제5전시실 전경. (사진 = 광주비엔날레 재단 제공) 2026.09.04. photo@newiss.com](https://img1.newsis.com/2026/09/04/NISI20260904_0002230215_web.jpg?rnd=20260904105929)
[전남광주=뉴시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월15일까지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전시를 연다고 밝혔다. 사진은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제5전시실 전경. (사진 = 광주비엔날레 재단 제공) 2026.09.04. [email protected]
감독은 이 같은 구상을 5개 전시실을 통해 풀어낸다. 전시는 '분자'를 시작으로 '신체와 관계' '풍경과 배움' '우주와 변화' '공기와 발화'의 영역을 차례로 다룬다.
전시의 흐름은 미시적 세계에서 거시적 우주로 단순히 시야를 확대하는 구조에 머물지 않는다. 서로 다른 규모와 차원의 변화가 겹치고 포개지면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각 전시실의 규모는 분리돼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중첩되고 연결된다"며 "제16회 광주비엔날레는 개인의 삶을 바꾸는 예술적 경험이 어떻게 공동체의 변화와 타인에 대한 책임, 공유된 세계에 관한 질문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16회 광주비엔날레는 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월15일까지 광주 북구 운암동 주전시장과 도심 곳곳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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