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도 각자 집에서"…주거비 부담이 바꾼 신혼 풍경[월세시대②]
등록 2026.09.05 10:00:00수정 2026.09.05 10:21:41
세제개편안 수정…실거주 중심 혜택 기조 여전
임대인 전세 매물 거둬들이고 실거주 가능성↑
임대사업자 세 부담 증가…월세화 가속 우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달 20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아파트 월세 매물이 나와 있다. 2026.09.06. kgb@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20/NISI20260820_0021405698_web.jpg?rnd=20260820163337)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달 20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아파트 월세 매물이 나와 있다. 2026.09.06. [email protected]
5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9902건으로 한 달 전(2만1146건)보다 5.9%(1244건) 줄었다. 1년 전(2만2966건) 대비 감소폭은 12.8%로 더 커진다.
정부가 지난 3일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뒤 최근 한 달 사이 전세 매물이 더 줄어든 것이다. 특히 비강남 외곽 지역은 절대 매물량 자체가 적어 체감 충격이 훨씬 컸다. 동대문구는 한 달 만에 369건에서 297건으로 19.6% 줄었고 광진구(-14.6%), 중구(-11.0%), 용산구(-10.8%), 서대문구(-10.4%) 등도 대폭 감소했다.
전세 매물 감소는 전세가격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7월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7억원을 넘어섰으며 8월에는 7억1178만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8월 5주차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1주 새 0.21% 올랐다. 특히 성북구·강북구(0.38%), 노원구·금천구(0.37%), 성동구·도봉구(0.32%), 송파구(0.28%), 관악구(0.24%) 등 서울 외곽지역의 전세가격이 오르며 전반적인 상승을 이끌었다.
월세가격도 지난해 4월 140만원을 넘어선 뒤 꾸준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1월 150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6개월 만에 160만원을 넘어 162만원까지 기록했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와 전월세시장 영향을 고려해 세제개편안을 일부 수정했다. 지난 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수정안에 따르면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철회하고 현행 12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세 부담 상한 역시 200%가 아닌 현행 150%를 유지한다.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는 덜어냈다. 대규모 매물 출회 또는 실거주 전환으로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다주택자, 고가주택에 대한 세 부담을 강화하는 당초 세제개편안의 기조는 그대로다.
전세의 월세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전·월세) 계약 중 보증부 월세, 즉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 비중은 55.4%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43.5%)보다 11.9%포인트(p) 오른 수치로, 절반 이상이 월세 또는 반전세인 셈이다.
최근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로 인해 등록임대주택을 운영하는 임대사업자도 다주택자로서 세 부담이 늘어난다. 조정대상지역 내 매입임대아파트의 경우 의무임대기간 종료 후 내년 12월 말까지 매도해야만 양도소득세 중과배제 및 장특공제 우대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혜택도 종료된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과 전세 매물 부족으로 월세 수요가 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62만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60만원을 넘어섰다. 25일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업소에 월세 매물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6.08.25. km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25/NISI20260825_0021409960_web.jpg?rnd=20260825120302)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과 전세 매물 부족으로 월세 수요가 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62만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60만원을 넘어섰다. 25일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업소에 월세 매물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6.08.25. [email protected]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임차인 주거 안정을 위한 등록임대제도 토론회'에서 "시세 절반 수준으로 공급되고 있는 등록임대주택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것은 공공임대주택 수만 가구를 없애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아직 국회 심의가 남아있는 만큼 수정 여지는 있다. 여당 내에서도 수도권 기반의 의원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탓이다.
고금리도 변수가 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인상하면서 연 3%대에 접어든 데 이어 모건스탠리는 최근 한국은행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해 내년 초 연 3.5%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세입자로서는 전세가격이 오르고 전세대출 부담이 커지면 전세의 월세 전환 이율을 고려해 월세를 선택하는 임차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집주인들 역시 대출 이자와 세 부담을 덜기 위해 시중 예금금리보다 높은 월세 또는 반전세 등 보증부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연쇄고리처럼 나타나기 때문이다.
주거비 부담은 청년층의 가구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집값과 전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결혼을 미루거나 신혼집 마련을 포기하고 각자의 거처에서 생활하는 사례도 나온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결혼했지만 신혼집을 구하지 않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월세를 내며 거주하기에는 매달 나가는 주거비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결국 A씨는 서울에, 배우자는 직장과 가까운 수원에 각각 거처를 두고 주말에 만나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높은 주거비가 단순히 세입자의 생활비 부담을 넘어 결혼과 독립 등 생애주기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최근 결혼한 부부 8쌍 중 1쌍 이상은 따로 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신혼부부 95만2026쌍 가운데 11만5979쌍(12.2%)이 비동거 상태였다. 2023년 11만1965쌍(11.5%)에서 소폭 상승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세제개편안이 일부 수정됐지만 고가주택자나 다주택자, 주택임대사업자 등에 대한 수정·보완은 미흡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지금대로라면 비거주 1주택자들이 자기 집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러면 그 집에 살던 세입자는 나가야 하고, 전세 매물은 씨가 마르고 공급이 없으니 결국 월세는 급등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고 원장은 "가장 큰 문제는 타격을 제일 크게 받는 무주택 서민들이 갈 곳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