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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복지 외면 중국 경제, 공산당 집권 기반 잠식"-WP

등록 2026.09.22 10:20:50

첨단 산업 주도 투자에만 집중, 소비 시장 침체

올해 성장 5% 못 미쳐…일부 학자들 "제로 성장"

미흡한 복지에 저축률 50%…저금리로 기업 융자

지방정부·기업 과도한 부채…경제규모 3배 수준

과잉생산 출혈 경쟁→임금 정체→소비 부진 악순환

수출과 부채에 중독된 중국 경제 막다른 골목

[베이징=AP/뉴시스] 중국 이징의 한 쇼핑몰 인근을 지나는 행인들 모습. 중국 국내 소비가 침체돼 경제 성장이 크게 저하되는 등 중국 경제가 막다른 골목에 처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2026.9.22.

[베이징=AP/뉴시스] 중국 이징의 한 쇼핑몰 인근을 지나는 행인들 모습. 중국 국내 소비가 침체돼 경제 성장이 크게 저하되는 등 중국 경제가 막다른 골목에 처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2026.9.22.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국내 소비 촉진을 외면하고 첨단 산업을 주도하려는 시진핑 중국 주석의 경제 정책이 중국 공산당의 집권 기반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 신취업형태연구센터에 따르면 고용 증가세가 부진하면서 중국인 2억8000만 명 이상이 플랫폼 노동을 비롯한 단기 일자리로 내몰렸으며, 이는 2019년보다 75% 증가한 수치다.

중국의 공장과 기술 연구소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반면, 많은 사람은 이처럼 미래가 막힌 일자리에 갇히면서 국내 경제의 활력이 위축돼 있다.

그러나 시진핑 중국 주석은 세계 패권에 필수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반도체와 인공지능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과 맞먹는 수준을 갖추는 데 집중 투자하고 있다.

바로 이점이 중국인들의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이처럼 시진핑이 중국 경제를 운영하는 방식은 중국 국민과 중국의 교역 상대국들이 비용을 감수할 것을 전제하는 고위험 도박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이 5%에도 미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1991년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이지만 그마저도 공식 통계를 의심하는 일부 경제학자들은 중국 경제가 사실상 전혀 성장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한다.

5년 전 부동산 거품이 붕괴하면서 중국 가계 자산 10조 달러가 사라진 점이 중국 국내 소비가 침체된 이유를 일부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공장 생산과 미래 기술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이 소비 부진의 이유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중국에는 전국적인 노후 보장 제도가 없기 때문에 평균적인 중국 가계는 소득의 약 절반을 저축한다.

그러나 정부는 기업들이 저비용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사람들이 저축으로 수익을 올리기 어렵게 만든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가계 소비가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40%로, 세계 평균인 64%를 크게 밑돈다.

정부는 핵심 산업에 지원을 몰아준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중국은 도로와 교량, 공항, 고속철도망을 전국에 건설하면서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이후 투자는 부동산 부문으로 방향을 틀었고, 거대한 거품과 붕괴를 초래했다.

2021년부터 중국 정부는 제조업 투자에 집중했다. 미 맥킨지 글로벌연구소가 지난 6월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 국유기업들은 신규 생산능력에 대한 자금 조달을 연간 9%씩 늘린 반면 민간기업은 1% 늘리는 데 그쳤다.

중국은 이제 매년 미국과 유럽을 합친 것보다 3배나 많은 신규 생산능력을 추가하고 있으며, 그 대부분은 자본 통제로 인해 국내에 묶여 있는 저축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이러한 투자는 중국을 점점 더 많은 산업에서 세계적 우위에 올려놓았으며, 현재 미국이 지배하고 있는 기술 분야에서 자급자족을 이루려는 중국 정부의 목표에 다가서고 있다.

그러나 그 돈의 상당 부분이 낭비됐다. 맥킨지에 따르면 중국에서 추가 생산량 1달러를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자본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70% 더 많다.

지방정부와 국유기업들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채권을 발행했고, 이는 중국이 경제 계획을 감당할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부채 부담으로 이어졌다. 국제금융협회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총부채는 중국 경제 규모의 300%를 넘어선다.

2002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해 온 미국 경제학자 마이클 페티스는 “중국의 성장은 부채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역사상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부채 부담을 안게 됐다”고 말했다.

새로 생긴 공장들은 중국이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는 양을 훨씬 넘어서는 자동차, 화학제품, 태양광 패널, 철강, 시멘트를 생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중국 기업들 사이의 파괴적인 경쟁 속에서 전기차와 같은 일부 부문의 가격은 너무 낮아져 기업들이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원가와 비슷하거나 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적자를 내고 있는 일부 기업은 정부 지원으로 연명하고 있다.

최근 유럽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판매에 굶주린 중국 생산업체들은 점점 더 “인위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해외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공장을 가동하고 노동자를 고용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는 중국을 상대로 교역 상대국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중국 국내 경제는 침체돼 있으며 임금 상승세가 크게 둔화됐다. 7월 소매판매는 1년 전과 거의 변함이 없었다. 올해 초 이케아는 중국 내 7개 매장을 폐점했으며, 상하이 매장 한 곳도 포함됐다.

경제학자들은 수출과 부채에 중독된 중국이 경제적 막다른 골목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인공지능과 기타 첨단 기술의 ‘새로운 생산력’이 더 높은 경제성장을 이끌 수는 있지만,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가능성은 낮다.

지난달 중국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대 규모의 졸업생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면서 18.9%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중국인들은 더 이상 부와 빈곤을 개인의 노력에 따른 결과로 보지 않는다.

중국인들은 연줄을 이용해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조작된 시스템이 개인의 결과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거의 50년에 걸친 놀라운 경제 발전 기간 동안 중국의 안정은 암묵적인 정치적 거래에 기반했다. 공산당은 정치권력을 독점하는 반대급부로 중국인들의 삶을 개선한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지정학적 우위를 차지하려는 시진핑의 추구가 50년 성장과 공산당 집권을 교환하는 거래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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