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독재자들의 시대지만…시간은 언제나 승리"-WP
등록 2026.09.23 10:41:58
"독재자들의 시대, 시작이 아닌 끝나가는 시점"
"트럼프·푸틴·시진핑 모두 오만함으로 실수"
"전쟁 이기지 못하고 부채·부패 짓눌린 상태"
![[서울=뉴시스] 사진은 인공지능(AI)이 그린 가상의 사진으로,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가22일(현지시각) 이들 독재자들이 주도하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6.9.23.](https://img1.newsis.com/2026/09/09/NISI20260909_0002234754_web.jpg?rnd=20260909154944)
[서울=뉴시스] 사진은 인공지능(AI)이 그린 가상의 사진으로,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가22일(현지시각) 이들 독재자들이 주도하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6.9.2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당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세계를 호령하는 독재자들의 시대에 살고 있는 듯하지만 이들이 늙으면서 독재자들의 시대가 끝이 날 것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P의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 칼럼니스트는 “독재 시대의 황혼(The twilight of an autocratic age)”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들 독재자들이 난공불락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시간은 지나간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칼럼 요약.
이번 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는 트럼프와 시진핑의 정상회담에서 벌어지는 실제 권력 게임에 비하면 그저 곁다리 행사처럼 보인다.
하지만 겉모습에 속으면 안 된다. 지금은 독재자들의 시대가 시작되는 때가 아니라 끝나가는 때일 수 있다. 세계의 세 강자들이 고령화하고 있다.
고령으로 "건강에 문제" 추측 시달려
세 사람 모두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추측에 시달린다. 이들은 단호하게 통치하지만, 분열된 국가들을 다스리고 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유산을 이어갈 계획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세 사람 모두 이른바 독재자의 병을 앓고 있다. 오만함 때문에 실수를 저지른다.
푸틴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빠른 승리를 기대했다가 재앙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트럼프도 지난 2월 자신이 무력한 이란이라고 생각했던 대상을 공격하면서 비슷한 실수를 저질렀다.
두 사람 모두 수렁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들고 있다. 푸틴의 군대는 140만 명이 사망하거나 부상했다. 트럼프의 전쟁에는 약 430억 달러가 들었고 그의 정치적 기반은 산산조각 났다.
진정으로 강력한 지도자들은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 그러나 트럼프는 22일 유엔에서 이란이 항복하지 않으면 이란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또다시 위협했다.
포커 선수들이 자신에게 절대 이길 것으로 잘못 믿는 포커꾼을 가리켜 “틸트 상태에 있다(on tilt;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고 표현한다. 트럼프가 그렇다.
시진핑, 중국 체제 신뢰 않고 중국도 그를 신뢰 않아
시진핑은 자신이 신뢰하지 않는 체제를 통치하고 있으며, 그 체제 역시 시진핑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는 2023년 이후 100명이 넘는 고위 장교를 제거하는 군 숙청을 단행했다.
시진핑은 중국 기술 엘리트에 대해서도 경계하는 듯하다. 기술 엘리트는 그의 왕관에 박힌 보석과 같은 존재인데도 알리바바에 막대한 벌금을 부과하고 창업자 마윈을 주변부로 밀어냈다가 지난해에야 그를 다시 복권시켰다.
트럼프 취임 한 달 뒤인 지난해 2월, 영국 대외정보국(MI6) 알렉스 영거 전 국장이 “국제관계가 규칙과 다자기구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 국제관계는 강한 남자들의 거래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1945년 얄타회담에 비유해 “세 명의 강한 남자가 작은 나라들의 운명을 결정했던” 시기와 비슷하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예측은 빗나갔다.
강대국들이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려는 시도는 대체로 좋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가장 분명한 사례가 우크라이나와 이란에서 벌어진 전쟁이다.
값싼 드론이 초강대국 무기고 무력화
“힘이 곧 정의”라는 독재자들의 패러다임은 그것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때까지는 막을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가장 교훈적인 사례는 지난해 트럼프가 덴마크가 주권을 넘기지 않으면 그린란드를 침공하겠다고 터무니없이 위협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 발언은 지난 1월 다보스에서 유럽의 트럼프에 대한 저항을 결집시키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됐다.
트럼프는 물러서야 했고, 그의 최종적인 항복은 이번 주 북극에 기지를 건설해 1951년 개정 조약에 따라 그린란드에서 미국의 군사적 주둔을 강화한다는 계획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실상 1년 전 덴마크가 제시했던 타협안이다.
시진핑 역시 주변국들을 위협하려는 과정에서 문제를 겪었다.
중국은 사나에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중국의 대만 공격에 일본이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고 밝히자 일본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나 다카이치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도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위협에 맞서면서 물러서지 않았다.
고령화하는 독재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96세의 워런 버핏이 지난주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시간은 언제나 승리한다”고 말했다.
80세인 트럼프는 나이가 드러나고 있다.
한때 상의를 벗은 채 과도한 운동 능력을 과시했던 푸틴도 동작이 굼떠졌다.
시진핑이 이달 뉴델리에서 열린 정상 만찬에 질병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자,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시진핑이 “평생 담배를 피워왔고, 과체중이며, 운동을 좋아하지 않고, 오랫동안 술을 즐겨온 사람”이라고 전했다.
독재자들의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이 맞더라도 이들이 집권했던 시기의 여진이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다.
권력 승계에 알레르기 반응
트럼프는 분열되고 있는 마가(MAGA) 연합의 꼭대기에서 으스대고 있다.
푸틴의 잠재적 후계자들은 존재감 없는 인물들의 집합처럼 보인다.
시진핑은 자신보다 앞선 시기의 집단지도체제가 복원되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
오늘날 떠오르는 스타들은 독재자들이 통제하지 못하는 공간을 채우고 있는 ‘중견국’들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은 트럼프의 관세 전쟁에 대한 반란을 이끈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다.
그의 다보스 연설은 내가 독재자 이후의 시대가 되기를 바라는 시대를 규정하는 중요한 문서다.
그는 “우리는 전환의 한가운데 있는 것이 아니라 단절의 한가운데 있다”고 말했다. “규칙이 더 이상 여러분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여러분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그는 그 이후로도 이 약속을 지켜왔다.
시진핑이 지난 6월 “한 세기 동안 볼 수 없었던 변화가 전 세계에서 가속화되고 있으며 국제 정세가 유동적이고 격동적이다. 세계는 새로운 갈림길에 도달했다”고 말한 것은 옳다.
우리는 세 지도자가 과도기에 있는 세계를 지배하려 애쓰면서 드러내는 오만을 볼 수 있다.
이들이 통치하는 나라들은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초강대국이며, 부채와 부패에 짓눌려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인공지능 기술이 가져올 알 수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워런 버핏이 지난주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말했듯 "시간은 언제나 승리한다."
우리는 지금은 독재 지도자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지만 영원히 그런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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