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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다툼도 '학폭위'로…최근 5년 새 심의 2배 증가

등록 2026.09.27 08:01:00

백승아 의원실, '학폭위 사안 처리 현황' 확보

학교장 자체 해결, 2021년 65%→2025년 48%

지난해 심의건 22%는 '학폭 아님'…경미 조치↑

"조정과 관계 회복 중요…범정부 체계 마련해야"

[서울=뉴시스] 최근 5년간 경미한 학교폭력 사안을 학교가 자체 종결하는 학교장 자체해결 비율이 급감하면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심의 건수는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학폭으로 접수된 사안 절반 이상이 학폭위 심의를 거쳤는데, 이 중 5건 중 1건 꼴로 '학교폭력 아님'으로 결론 나며 신고 남발 문제도 함께 드러났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근 5년간 경미한 학교폭력 사안을 학교가 자체 종결하는 학교장 자체해결 비율이 급감하면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심의 건수는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학폭으로 접수된 사안 절반 이상이 학폭위 심의를 거쳤는데, 이 중 5건 중 1건 꼴로 '학교폭력 아님'으로 결론 나며 신고 남발 문제도 함께 드러났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최근 5년간 경미한 학교폭력 사안을 학교가 자체 종결하는 학교장 자체해결 비율이 급감하면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심의 건수가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학폭으로 접수된 사안 절반 이상이 학폭위 심의를 거쳤는데, 이 중 5건 중 1건이 '학교폭력 아님'으로 결론 나면서 신고 남발 문제도 함께 드러났다.

학생들 간 사소한 다툼이 학폭위 심의로까지 넘어가며 교실의 사법화가 심화된 가운데, 엄벌주의에서 벗어나 교육적 논의가 가능한 여건을 마련하는 '회복적 정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확보한 '학폭위 사안 처리 및 가해학생·피해학생 조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된 건 중 학교장이 자체 해결한 건이 크게 줄면서 심의 건수는 2배 가까이 늘었다.

학교장 자체 해결 비율은 5년 연속 하락해 지난해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2021학년도 64.8%(2만8791건)였던 자체해결 건수 비율은 2022학년도 62.8%(3만6416건), 2023학년도 61.6%(3만7866건), 2024학년도 52.4%(3만667건)로 줄었고, 2025학년도에는 48.3%(2만7475건)로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심의 건수는 5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2021학년도 1만5653건이던 심의 건수는 2022학년도 2만1565건, 2023학년도 2만3579건, 2024학년도 2만7835건, 2025학년도 2만9405건으로 증가했다.

심의건 중 '학교폭력 아님' 판정 건수 비율도 5년 새 크게 늘며 지난해 20%대를 돌파했다. 2021학년도 10.6%(1661건), 2022학년도 13.5%(2913건), 2023학년도 16.0%(3763건), 2024학년도 18.8%(5246건), 2025학년도 22.1%(6497건)를 기록했다.

특히 초등학교는 최근 5년간 '학교폭력 아님' 건수 비율이 모든 학교급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에는 28.4%를 기록해 심의를 거친 사안 4건 중 1건 이상은 학폭으로 보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장 자체 해결 비율 역시 높았지만, 2021학년도 71.2%에서 2025학년도 50.8%까지 매년 줄어 낙폭이 모든 학교급 중 가장 컸다.

자체 해결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가벼운 사안까지 심의로 넘어가는 사례가 늘면서 가해학생에게 내려지는 조치 역시 상대적으로 가벼워지는 추세다.

가해학생 선도·교육조치 현황을 보면 1~3호 경미한 조치 비율은 늘고, 6~9호에 해당하는 중대 조치는 줄었다. 1~3호 비율은 78.3%(3만2683건)에서 2025학년도 82.5%(5만2082건)로 4.2%p 증가했고, 6~9호는 11.4%(4771건)에서 8.0%(5031건)로 3.5%p 감소했다.

학폭은 경중에 따라 ▲서면 사과(1호) ▲접촉·협박·보복 행위 금지(2호) ▲교내 봉사(3호) ▲사회봉사(4호) ▲심리치료(5호) ▲출석정지(6호) ▲학급 교체(7호) ▲전학(8호) ▲퇴학(9호) 등 9단계로 구분된다. 1~3호 처분은 수위가 상대적으로 가벼워 교내 선도로 해결 가능한 사안으로 분류돼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재가 한 차례 유예되고, 추가 가해 사실이 확인될 경우에만 기재된다. 4호 이상은 즉시 학생부에 반영된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8월 25일 서울 송파구 아주초등학교(교장 이정우)에서 학생들이 '학교폭력 없는 사랑의 학교 1000일 기념 다정다감 등굣길 캠페인'에서 학교폭력 예방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등교하는 학우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6.08.25. kmn@newsis.com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8월 25일 서울 송파구 아주초등학교(교장 이정우)에서 학생들이 '학교폭력 없는 사랑의 학교 1000일 기념 다정다감 등굣길 캠페인'에서 학교폭력 예방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등교하는 학우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6.08.25. [email protected]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이처럼 경미한 사안까지 신고와 심의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된 배경에는 학폭을 시시비비의 영역으로 몰아가는 현행 제도의 구조적 특성이 자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학생부 기재를 뼈대로 하는 학교폭력예방법으로 사법화가 불가피해졌고, 가장 중요한 관계 회복은 뒷전으로 밀린 채 갈등만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형우 한국회복적정의협회 산하 회복적정의연구소장은 "학교폭력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처분 결과가 대학 입시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학폭이 아이들의 인생이 걸린 문제가 되고 있다"며 "그 결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거나 책임을 지기보다 처분 결과를 어떻게든 피하거나 끝까지 다투려는 대결 구도가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처벌과 엄벌 중심의 대응이 과연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고 관계를 회복시키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학교폭력 문제를 처벌의 관점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회복과 가해자의 책임, 그리고 깨진 관계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의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가벼운 사안에 대한 교육적 논의의 장을 열려면 조정 프로세스를 가동해 가해자의 인정과 사과, 피해자의 회복을 함께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소장은 "현재는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조사관이 투입돼 육하원칙에 따라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사안 조사가 진행된다"며 "조사에 앞서 갈등 조정자가 먼저 파견돼 대화와 조정의 과정이 우선적으로 가동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정자가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을 각각 사전에 만나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이 힘들었는지, 어떻게 해결되기를 바라는지, 상대방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지를 충분히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 과정을 거쳐 당사자들이 서로 만나 대화를 해 보겠다고 스스로 결정한다면 조정자는 당사자들이 안전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하고, 당사자들이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면 학폭 심의절차로 가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갈등 당사자들이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직접 마주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매우 부담스럽고 불편한 일이다. 하지만 결국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책임을 인정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당사자 자신이기 때문에 이 과정이 필요하다"며 "학교폭력 사안을 단순히 처분을 내리고 종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가해학생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는 한편, 피해학생이 상대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약속과 실천 의지가 확인됐다고 느낄 때 비로소 사안을 종결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백승아 의원은 "학교폭력은 엄정히 다뤄야하지만, 모든 학생 간 갈등을 심의로 해결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바람직한지는 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갈등 조정과 관계 회복 경험은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중요한 과정인 만큼, 이를 민원에 지친 학교 현장에만 떠넘겨둘 것이 아니라 교육부와 관계부처가 범정부 차원에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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