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해지·여행 예약까지 AI가 한다…직원 14명 스타트업 몸값 한달 새 4배
등록 2026.09.29 18:30:41
인스팅트 10억달러 조달…직원 14명·기업가치 100억달러
메타 '뮤즈' 보름여 만에 美·캐나다 다운로드 300만건 넘어

28일(현지시간) 미국 마켓워치에 따르면 인스팅트는 이날 10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100억달러로 한 달 전의 4배에 달한다.
AI 에이전트는 이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를 대신해 여러 단계의 일을 처리하는 AI를 말한다. 여행 일정을 짜거나 달력을 정리하고, 필요 없는 정기구독을 찾아 실제 해지 절차까지 처리하는 식이다.
인스팅트의 AI 비서도 회사와 같은 ‘인스팅트’라는 이름을 쓴다. 처음에는 친구와 가족 약 200명에게 공개했으며 현재도 초대를 받은 이용자만 사용할 수 있다.
창업자인 노아 신(23) 인스팅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공개된 투자자 패트릭 오쇼너시의 팟캐스트에서 인스팅트를 거치는 연간 거래액이 10억달러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 규모는 아직 작다. 인스팅트는 설립된 지 약 1년 됐으며 직원은 14명이다. 메타의 시가총액은 인스팅트가 이번 투자에서 평가받은 기업가치의 약 191배에 달한다.
이처럼 작은 신생기업에 거액이 몰리는 배경에는 소비자용 AI 에이전트의 빠른 확산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메타의 AI 비서 ‘뮤즈(Muse)’는 지난 8일 출시된 뒤 24일까지 미국과 캐나다에서 300만건 넘게 다운로드됐다. 다만 초기 다운로드가 장기적인 이용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길 루리아 DA데이비슨 기술리서치 책임자는 “뮤즈가 소비자를 위한 새로운 AI 활용법을 깨웠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서비스 보급 문제가 해결되면 소비자용 AI에서 더 많은 새로운 활용법이 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타와=AP/뉴시스] 캐나다 오타와에 위치한 전자 상거래 업체 쇼피파이 본사 모습. 2022.07.26.](https://img1.newsis.com/2022/07/27/NISI20220727_0019070070_web.jpg?rnd=20220727152406)
[오타와=AP/뉴시스] 캐나다 오타와에 위치한 전자 상거래 업체 쇼피파이 본사 모습. 2022.07.26.
경쟁자는 메타뿐이 아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실험형 AI 에이전트 ‘CC’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다시 내놨고, 메타가 인수를 검토했던 스타트업 마누스도 28일 AI 에이전트 도구를 확대했다. 루리아 책임자는 애플과 구글, 오픈AI뿐 아니라 인스팅트 같은 신생기업에서도 경쟁력 있는 AI 비서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신생기업이 거대 기술기업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루리아 책임자의 판단이다. 그는 거대 기술기업들이 이미 수십억명의 이용자를 확보했고 새로운 서비스를 대규모 이용자에게 곧바로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고 지적했다.
AI 에이전트가 불필요한 자동결제 서비스를 찾아 실제 해지까지 처리하기 시작하면서 구독형 사업모델을 가진 기업에도 압박이 생기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AI 에이전트를 이용해 불필요한 구독 서비스를 찾아내고 직접 취소했다는 이용 사례도 올라오고 있다.
블랙 애널리스트는 미국 온라인 반려동물용품업체 츄이가 AI 에이전트 확산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우려를 상대적으로 많이 받고 있다고 전했다. JP모건도 이달 초 헬스장 체인 플래닛피트니스 등 자동결제형 구독 사업모델을 가진 기업들의 주가 변동 가능성을 거론했다.
전자상거래 업계의 대응은 엇갈리고 있다. 쇼피파이는 메타와 인스팅트 양쪽과 협력하며 AI 에이전트를 새로운 구매 통로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 아마존은 뮤즈가 자사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했다.
여행업도 AI 에이전트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신 CEO에 따르면 인스팅트를 거치는 거래액의 약 절반이 여행에서 나온다. 제드 엘러브룩 아젠트캐피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I 비서가 여행사나 예약 플랫폼 같은 중개 단계를 건너뛸 가능성을 들어 온라인 여행업체 익스피디아를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종목으로 꼽았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피터 컨 익스피디아그룹 부회장 겸 CEO가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호텔스닷컴 코리아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2.21. myj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2/21/NISI20240221_0020238756_web.jpg?rnd=20240221114039)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피터 컨 익스피디아그룹 부회장 겸 CEO가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호텔스닷컴 코리아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2.21. [email protected]
신 CEO는 인스팅트의 컴퓨팅 수요가 매주 약 2배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뉴욕타임스를 인용해 인스팅트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의 대부분을 컴퓨팅 자원 확보에 쓸 것이라고 전했다.
컴퓨팅 자원과 별개로 개인정보 보호도 AI 에이전트 확산의 핵심 과제다. AI가 이용자를 대신해 결제하거나 이메일을 확인하려면 신용카드 정보와 이메일 계정 등 민감한 정보에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데이 체루부 하딩로브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기술이 너무 새롭기 때문에 아직 어느 업체도 충분한 신뢰를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메타는 과거 개인정보 처리 방식을 둘러싸고 논란을 겪었지만 뮤즈에서 얻은 데이터를 핵심 광고사업과 공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용자의 대화와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강화된 보안 체계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 CEO는 인스팅트를 사용한 지 3주가 지나면 이용자가 개인 신용카드 정보를 AI 에이전트와 공유했을 확률이 4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뢰를 쌓는 데는 몇 주가 걸린다”며 “우리의 핵심 원칙 가운데 하나는 사용자가 언제나 자신의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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