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日, 유엔헌장 ‘적국 조항’ 삭제 요구, 전후 국제질서 정면 도전”
등록 2026.09.30 11:30:57
“日 역사적 죄책감 벗어던지고 군사확장 법적장벽 제거 시도”
“삭제 요구 아무런 의미 없고, 전적으로 日 국내 청중 겨냥한 발언”
관영 매체 “日 군국주의 상처 남은 아시아에서 역사적, 실질적 무게”
![[서울=뉴시스] 쑨레이 중국 유엔 주재 부대표가 28일(현지 시각) 81차 유엔총회에서 반박권을 얻어 발언하고 있다.(출처: 유엔 웹 TV 캡처) 2026.09.30.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30/NISI20260930_0002251818_web.jpg?rnd=20260930112554)
[서울=뉴시스] 쑨레이 중국 유엔 주재 부대표가 28일(현지 시각) 81차 유엔총회에서 반박권을 얻어 발언하고 있다.(출처: 유엔 웹 TV 캡처) 2026.09.3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유엔총회 연설에서 유엔 헌장의 ‘적국 조항(enemy state clauses)’ 삭제를 요청한 것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쑨레이 유엔 주재 부대표는 28일(현지 시각) 일반토론에서 반박권을 얻은 발언에서 적국 조항 변경이나 삭제에 반대하며 ”일본은 군국주의 범죄를 인정하고 유엔 헌장을 전적으로 수용한 후 유엔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22일 연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을 대상으로 한 헌장의 ‘적국 조항’을 조속히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적국 조항’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일본 등 패전국의 군사적 도발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된 규정이다.
헌장 제53조와 제107조 등은 전쟁 당시 적국이 다시 침략 행위를 할 경우 일정한 군사적 조치를 허용하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해당 조항이 전후 80년이 지난 현재 국제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직후 23일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국제사회는 일본이 무슨 말을 하는지보다 무엇을 하는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궈 대변인은 “역사를 거울로 삼아 깊이 반성하고 실제 행동으로 아시아 이웃 국가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 타임스에 따르면 쑨 부대표는 연설에서 “‘적국 조항’은 2차 대전 ‘추축국’의 재기를 막기 위해 연합국에 선제적 군사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예외적 권한’을 부여한다”며 “일본은 1960년대 이후 이 조항을 폄훼해 왔다”고 말했다.
쑨 부대표는 “적국 조항은 파시즘과 군국주의가 국제 평화와 안보를 다시는 위협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중요한 제도적 장치”라고 강조했다.
분석가들은 일본이 ‘적국 조항’을 삭제하려는 것은 역사적 죄책감을 벗어던지고 군사 확장에 대한 국제적 법적 장벽을 제거하려는 시도라고 해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쑨 부대표는 “일본의 전후 체제는 침략 역사에 대한 심도 있는 자기반성과 군국주의와의 명확한 단절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카이치 총리 정부는 자기반성은 커녕 일본의 전범을 미화 은폐하고 있으며 주변국으로부터의 위협을 조작해 군사력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군사력 확장의 사례로 △최근 수년간 군사비 증가 △살상 무기 수출 제한 완화 △중장거리 미사일 배치 앞당기고 공격 능력강화 △민감한 핵물질 대량 비축 △평화헌법 개정 추진 및 3대 비핵 원칙 이탈 시도 등을 들고 심지어 ‘전쟁 수행 가능 국가’가 되기를 요구하기까지 했다고 쑨 부대표는 지적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28일 핵무기와 핵잠수함 문제를 금기 없이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하며 일본은 “자신을 향한 위협에 단호히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재팬 타임스가 보도했다
랴오닝 사회과학원 루차오 교수는 글로벌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적국 조항 삭제 요구는 역으로 적국 조항을 통해 일본을 견제해야 할 실질적인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쑨 부대표는 “적국 조항 삭제 요구는 유엔 헌장에 기반한 전후 국제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으로 일본의 우익 세력이 제재 없이 행동하도록 내버려 둔다면 전후 세계 체제가 무너지고 유엔 헌장의 구속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국 정부 관계자는 “일본 총리가 유엔 연설에서 적국 조항 삭제를 제기한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전적으로 국내 청중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이날 별도의 논평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적국 조항 삭제 요구는 전 세계에 전후 질서의 한 페이지를 찢어내어 그 역사를 묻어버리라고 요구한 것"이라며 "세계는 일본의 위험한 의도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어 "일본의 군국주의적 침략으로 여전히 상처입은 아시아 지역에서 이 조항은 역사적, 실질적 무게를 모두 지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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