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주가조작' 주범 징역 15년·실소유주 징역 3년(종합)
등록 2026.09.30 17:58:55
재판부 "주범 이진훈, 시세조종 전반 기획·주도"
실소유주 공현철엔 "주문 직접 지시 정황 안 보여"
검찰 기소한 부당이득 7898억 중 1324억만 인정
法 "수사 착수 후 금감원 영장 없는 자료는 위법"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단일 종목 역대 최대 규모 주가조작 사건으로 꼽히는 '영풍제지 주가조작'의 핵심 피고인인 영풍제지 실소유주 공현철(45)씨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피의자 김모 씨 등 3명이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2023.11.17. yes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3/11/17/NISI20231117_0020133340_web.jpg?rnd=20231117145638)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단일 종목 역대 최대 규모 주가조작 사건으로 꼽히는 '영풍제지 주가조작'의 핵심 피고인인 영풍제지 실소유주 공현철(45)씨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피의자 김모 씨 등 3명이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2023.11.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항섭 정유진 수습 기자 = 단일 종목 역대 최대 규모 주가조작 사건으로 꼽히는 '영풍제지 주가조작' 1심에서 총책 이진훈(57)씨가 징역 15년, 영풍제지 실소유주 공현철(45)씨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박종열)는 30일 오후 2시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3973억원을 선고했다.
벌금을 내지 않으면 3억6449만여원을 1일로 환산해 노역장에 유치한다. 재판부는 이씨로부터 1324억2700만4603원을 추징하고, 벌금과 추징금에 상당하는 금액의 가납도 명령했다.
이어 오후 4시 열린 선고에서 같은 재판부는 공씨에게 징역 3년과 벌금 2430억원을 선고했다. 벌금을 내지 않으면 2억2900만원을 1일로 환산해 노역장에 유치한다.
재판부는 공씨가 시세조종 자금으로 제공한 74억7000만원을 추징하고, 벌금과 추징금에 상당하는 금액의 가납도 명령했다.
이씨는 공범들과 공모해 2022년 10월25일부터 2023년 10월17일까지 계좌 444개를 이용, 영풍제지 주식을 대량 시세조종해 약 7898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4년 1월에는 출국 요건을 갖추지 않고 해외로 밀항을 시도한 혐의(밀항단속법 위반)도 받았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결론을 가른 쟁점으로 위법수집증거를 꼽았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2023년 10월4일 이후 금융감독원이 검사 요청에 따라 진행한 추가 조사는 실질적으로 범죄 수사의 일환이며, 영장 없이 증권사·거래소로부터 자료를 취득한 것은 영장주의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이후 금감원에 대한 영장으로 같은 자료를 다시 확보했더라도 정보 주체에 대한 법원 심사가 없었던 만큼 하자가 치유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공씨 선고에서도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수사 착수 이후 금감원을 통해 취득한 증거를 배제하고, 최초 혐의 기간(2022년 10월25일~2023년 8월18일) 113개 계좌의 실현 이익 약 1324억원만 부당이득으로 인정했다. 공범 전체 실현 이익을 기준으로 한 금액이다.
자사주 소각·유상증자·신사업 진출 등 외부 요인으로 오른 주가를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런 요소도 주가 부양 호재로 활용한 정황이 보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씨가 시세조종 전반을 기획·주도하며 인력을 모집하고 역할을 분담시키는 한편 계좌와 자금을 지속적으로 관리·총괄한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시세조종 규모가 커진 것은 공범들의 미수거래 등 때문이라는 이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씨 본인도 미수거래와 시세조종에 참여했다며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수사 도중 밀항을 시도한 점도 불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박종열 부장판사는 "주가가 1년 새 14배까지 오르는 등 왜곡이 심했고 투자자의 신뢰를 훼손했다"며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부당이득은 이씨의 전체적 관리 아래 운용됐다는 이유로 공범 전체분을 이씨에게 추징하도록 했다.
공씨는 이씨 등과 공모해 시세조종 자금을 제공하고 계좌 444개를 이용한 시세조종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씨는 영풍제지 인수자금 일부를 빌리거나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돈을 빌려줬을 뿐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씨의 법정 진술이 대체로 신빙성이 있고, 인수 당시 사채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이 급박했으며 인수 후에도 주식 담보가치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던 점, 주가에 영향을 줄 회사 정보를 공범들과 공유하고 호재성 정보를 만들어 퍼뜨린 정황 등을 종합하면 공모관계가 인정된다고 봤다.
인수가 마무리된 뒤에는 공모관계가 끊어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중간에 이탈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박 부장판사는 공씨의 양형 이유로 "상장회사의 주가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공정하게 형성돼야 함에도 경영상 목적을 위해 대규모 시세조종의 단초를 제공했다"며 "장기간 시세조종으로 시장의 공정성과 투자자 신뢰가 훼손된 만큼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씨가 가담한 주된 동기는 단기 시세차익보다 인수자금 조달과 담보 관리, 회사 경영 유지를 위해 주가가 일정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오르길 기대한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시세조종 주문을 직접 지시한 사정이 보이지 않고, 2023년 6월경 이후 대량 미수거래로 이뤄진 급등에 대한 기여도는 낮다고 봤다.
함께 기소된 조직원 등 윤모씨와 김모씨는 각각 징역 6년, 강모씨와 안모씨는 각각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범인도피 혐의를 받은 변호사 신모씨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공씨와 함께 기소된 김모씨는 시세조종 자금 제공 혐의 등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264억원 추징을 선고받았고, 벌금형 선고는 유예됐다.
재판부는 이 김씨가 공범들 전체의 목적보다 개인적 목적을 위해 가담한 정황이 크다며 200억원 넘는 이익을 실현한 점을 지적했다.
주식운영약정서 작성과 자금 전달 등으로 범행에 가담한 또 다른 김모(49)씨는 방조범으로 인정돼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벌금을 내지 않으면 20만원을 1일로 환산해 노역장에 유치한다.
공씨 측 자금 전달 등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공모(40)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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