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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중에…트럼프, 중동·유럽 원조 5200만달러 중남미로 돌린다

등록 2026.10.02 11:46:35

민주당, 군사원조 전용에 반발…루비오에 항의 서한

슬로바키아·북마케도니아·이라크·튀니지 지원금 전용

국무부 "마약 테러 대응·파나마 운하 안보 강화에 사용"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2000억달러 규모의 한국의 대미투자 사업을 발표하고 있다. 2026.10.01.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2000억달러 규모의 한국의 대미투자 사업을 발표하고 있다. 2026.10.01.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중동 국가에 배정된 5200만 달러(약 707억원) 규모의 군사원조를 중남미 국가로 전용하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 관리 3명에 따르면 국무부는 지난 9월 의회에 슬로바키아와 북마케도니아, 튀니지, 이라크에 배정된 군사원조를 파나마와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로 돌리겠다고 통보했다. 앞서 민주당 소속 진 샤힌 상원의원과 그레고리 믹스 하원의원이 자금 전용을 보류시켰지만, 행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전용을 추진한 것이다.

특히 슬로바키아와 북마케도니아에 배정된 자금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을 지원하기 위해 의회가 승인한 법률에 포함돼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샤힌 의원과 믹스 의원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행정부의 조치가 자신들이 취한 자금 보류 조치를 위반했으며, 의회가 특정 목적을 위해 승인한 자금을 다른 국가로 임의 전용하는 것은 법적 요건에 어긋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의원은 "의회는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을 지원한다는 매우 구체적인 목적을 위해 이 자금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무부는 중동과 유럽에서 서반구로 자금을 재배정하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 전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WP에 "서반구에 사용되는 자금은 마약 테러와 싸우고 파나마 운하의 안보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안보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적대 세력이 서반구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을 막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재정적 부담을 줄이고 서반구에 대한 관여를 확대하려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앞서 국무부는 9월에도 같은 규모의 5200만 달러 군사원조를 파나마와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로 재배정하겠다고 의회에 통보했다. 당시 국무부는 서반구가 그동안 미국의 군사원조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며 마약 밀매 대응과 파나마 운하 안보 강화를 지원하는 데 자금을 사용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달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페루를 방문해 마약 밀매와 불법 이민 대응을 논의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등 경쟁국의 서반구 내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면서 중남미 국가들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데 외교적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조치는 의회가 가진 연방정부 지출 통제 권한을 둘러싼 행정부와 의회의 갈등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가 특정 목적을 위해 승인한 자금의 사용처를 변경하면서 의회의 지출 권한을 어디까지 인정할지를 놓고 논쟁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외교관계위원회(ECFR)의 제레미 샤피로 연구책임자는 "이번 조치가 유럽 국가들에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전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이 미국이 요구하는 대외정책에 충분히 호응하지 않을 경우 지원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인식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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