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유권자 명부 개정 후폭풍…시위대 2천명 이상 구금
등록 2026.10.11 13:28:12
유권자 명부 개정으로 1억3천만명 이름 삭제
경찰, 지하철역 45곳 폐쇄 등 시위 강경 대응
![[뉴델리=AP/뉴시스] 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선거관리위원장 기아네시 쿠마르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 도중 경찰이 시위대를 연행하고 있다.2026.10.10.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10/NISI20261010_0002259864_web.jpg?rnd=20261010204812)
[뉴델리=AP/뉴시스] 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선거관리위원장 기아네시 쿠마르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 도중 경찰이 시위대를 연행하고 있다.2026.10.10. *재판매 및 DB 금지
1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뉴델리에서는 주로 20~30대 청년들이 유권자 명부 개정에 항의하기 위해 모였으나 경찰이 이를 저지했다. 경찰은 시위대의 팔다리를 붙잡아 버스와 승합차에 강제로 태웠으며, 일부 경찰관이 시위대의 목을 움켜잡는 모습도 목격됐다.
구금자들에게 법률 지원을 제공하는 변호사 단체에 따르면 이날 저녁까지 2000명 이상이 구금됐다. 다만 정확한 구금자 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시위는 Z세대가 주도하는 바퀴벌레 잔타당(Cockroach Janta Party) 등이 주도했다. 이 단체의 공동 창립자인 아비지트 딥케를 비롯한 지도부도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딥케는 경찰관들이 비행기에 올라 자신을 제지하는 영상을 SNS에 공개하며 "나라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건 독재"라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도시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뒤 뭄바이에서 뉴델리로 이동하던 중 경찰에 제지당했다.
시위대는 인도 선거관리위원장 기아네시 쿠마르의 사임도 요구했다. 전국 유권자 명부 개정 과정에서 약 1억3000만명의 이름이 삭제되면서 선거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졌기 때문이다. 비판론자들은 이번 조치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정부의 권력 강화 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시위는 유권자 명부 문제를 넘어 12년간 집권한 모디 정부에 대한 청년층의 불만이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모디 총리는 시위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집권 인도국민당(BJP)의 라비 샹카르 프라사드 의원은 시위를 비판하며 "인도의 민주주의는 무정부 상태를 추구하는 것을 좌절시켰다"며 "나라를 운영하는 것은 거리가 아니라 의회"라고 말했다.
당국의 강경 대응은 인도가 민주주의 국가임을 강조해온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1970년대 인디라 간디 당시 총리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당 지도자들을 투옥했던 시기와 비교하고 있다.
경찰은 시위 예정일을 앞두고 뉴델리행 열차 운행을 취소하고 시내 지하철역 45곳을 폐쇄했다. 일부 청년 활동가들은 시위 전부터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에 놓였으며, 집회 예정 지역에서는 휴대전화 인터넷도 차단됐다.
경찰은 당초 시위가 예정됐던 잔타르 만타르에서의 집회 허가도 거부했다. 18세기 기념물이 있는 이곳은 지정된 시위 장소로, 경찰은 주최 측이 허가를 충분히 일찍 신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도심 곳곳에서 산발적인 집회를 이어갔다. 변호사들은 인도 헌법 사본을 들고 대법원과 인근 지방법원에서 행진을 벌였으며, 이 가운데 약 400명이 구금됐다고 시위에 참여한 변호사 우트카르시 신하가 전했다. 학생 운동가 네하 보라 등 다른 시위 주도자들도 경찰에 구금됐다.
구금자들은 도심 외곽의 회의실과 경기장 등에 분산 수용된 뒤 여러 경찰서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사 단체들은 경찰서를 찾아 구금자들에게 법률 지원을 제공했으며, 일부 단체는 구금자들을 귀가시키기 위한 차량 행렬을 조직했다.
바퀴벌레 잔타당의 아진키야 신데는 구금된 지도부를 대신해 공개한 영상에서 시위대에 항의를 이어갈 것을 촉구했다. 그는 "어디에서든 발이 묶이면 그곳을 잔타르 만타르로 만드십시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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