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화가 신금례 '상수전'…이대 후배들이 마련했다
등록 2026.10.13 09:11:00
한국 대학 미술교육 1세대…1949년 이화여대 졸업
19~23일 ECC 대산갤러리…한 세기 화업 조명

신금례, 가을, 장지에 드로잉, 74.5X11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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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올해 100세를 맞은 서양화가 신금례의 기념전이 열린다.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 동창회는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이화여대 ECC 대산갤러리 전관에서 '신금례 상수전'을 개최한다.
“그림을 그렸어. 그냥. 그때서부터 신나게 하구 그랬을 따름이지.”
신금례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시절을 이렇게 회고했다. 미술을 선택한 이유도 단순했다. “망설임 없이 미술과로 택한 거지. 꿈이 그거였으니깐.”
그는 한국 대학 미술교육의 첫 세대에 속하는 여성 화가다. 1945년 국내 대학에 처음 개설된 이화여대 미술학과에 입학해 1949년 졸업했다.
재학 시절 심형구, 김인승, 이유태 등에게 미술교육을 받았다. 남관미술연구소와 박석호 화실에서도 수학하며 새로운 미술 경향을 익혔다.
한국전쟁 당시 부산에서 다시 만난 화가 남관과 결혼했다. 이후 남관이 해외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동안 자녀를 양육하며 생계를 책임지고 자신의 작업을 지속했다. 홍익공업전문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교육과 창작을 병행했다.
여성 미술가들의 활동 기반을 넓히는 데도 힘썼다. 녹미회에서 활동하고 여류화가회 회장을 지냈으며, 여성 최초로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에 선출됐다.
신금례는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 구체적인 대상을 그리면서도 단순한 재현에 머무르지 않고 색채와 질감을 통해 내면의 정서를 표현했다.

조은정 미술평론가는 신금례의 작품에 대해 "단단한 구상에서 시작하여 내적 상태를 작품에 투사하는 훈련과 자기수양으로서의 제작태도"가 반영돼 있다고 평가했다. 추상과 구상의 어느 한쪽에도 머무르지 않고 독자적인 회화세계를 구축한 그의 작업을 두고 "장하다"고 했다.
조 평론가는 신금례가 '규수화가'에서 '여류화가'로, 다시 '여성화가'에서 '화가'에 이르는 길을 개척했다고 평가했다. 여성이라는 수식어를 넘어 한 사람의 화가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신금례가 살아낸 100년은 한국 여성미술사의 변화와도 겹쳐진다.
이번 전시는 이화여대 서양화과 동창회 회장들이 기금을 마련하고 후배들이 전시 운영에 참여해 성사됐다. 한국 대학 미술교육의 첫 세대를 기리는 자리이자, 한 세기를 살아낸 화가에게 후배들이 보내는 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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