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도 결혼도 멀어졌다…中 청년실업 19%, AI가 초급직 채용까지 압박
등록 2026.10.13 17:33:28
대졸자 1270만명 사상 최대…경제 둔화 속 고임금 일자리 부족
AI 영향 경력 1~3년 채용서 가장 커…中정부, 기업에 감원 자제 경고
![[베이징=신화/뉴시스]2021년 3월 중국 베이징 칭화대학교에서 열린 취업알선박람회에서 졸업생(사진 왼쪽)이 채용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2024.03.09.](https://img1.newsis.com/2021/03/16/NISI20210316_0017255143_web.jpg?rnd=20240309213248)
[베이징=신화/뉴시스]2021년 3월 중국 베이징 칭화대학교에서 열린 취업알선박람회에서 졸업생(사진 왼쪽)이 채용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2024.03.09.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중국의 경제 호황기에 태어난 Z세대가 성인이 된 지금 일자리 부족과 치열한 경쟁, 임금 정체에 직면하면서 부모 세대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기대를 잃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8월 중국의 학생을 제외한 16~24세 도시 실업률은 약 19%로, 미국의 같은 연령대 실업률 약 9%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중국의 25~29세 실업률도 7.5%로 전체 도시 실업률인 5%대를 웃돌았다. 청년들이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임금 상승세도 정체됐다.
취업시장에 진입하는 대졸자는 오히려 늘고 있다. 올해 중국의 대학 졸업자는 사상 최대인 1270만명에 달했다. 홍콩대 경제학 교수이자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담당 책임자를 지낸 스티븐 바넷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도시 고용 규모는 코로나19 이전의 증가 추세가 이어졌을 경우보다 약 7%, 일자리 약 3700만개에 해당하는 수준만큼 적다.
취업난을 한층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은 AI다. 중국 상하이테크대가 2022~2026년 5개 주요 채용 플랫폼에 올라온 구인공고 7억건을 분석한 결과, AI 도입에 따른 채용 수요 감소는 경력 1~3년의 초급·중간 단계 인력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신입사원에게 기본 업무를 맡기면서 교육했지만 이제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일부 업무를 대신하면서 초급직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중국 기업의 인사담당자 가운데 일부는 AI가 처리할 수 있는 업무에 경력이 없는 직원을 채용하는 것을 예전보다 꺼리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고객서비스와 영업, 회계, 데이터 분석, 인사관리 분야에서는 AI 프로그램에 업무를 맡기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하려는 청년들에게 AI가 새로운 진입장벽이 된 셈이다.
![[광저우=신화/뉴시스]지난 7월22일 바이두 무인 차량 호출 서비스 로보택시가 중국 남부 광둥성 선전의 핑산 지구에서 대기 중인 모습.](https://img1.newsis.com/2024/07/25/NISI20240725_0020428823_web.jpg?rnd=20241010151229)
[광저우=신화/뉴시스]지난 7월22일 바이두 무인 차량 호출 서비스 로보택시가 중국 남부 광둥성 선전의 핑산 지구에서 대기 중인 모습.
중국 정부는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들에 AI 도입을 독려하면서도 고용에 미칠 충격을 경계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지난해 주요 기업들을 상대로 AI의 영향을 물었을 때 일부 기업은 AI가 기존 직무의 30% 이상을 없앨 수 있다고 추산했다. 중국 당국은 기업들에 AI 도입을 이유로 직원을 해고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I만이 취업난의 원인은 아니다. 중국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관련 일자리가 줄었고, 한때 대졸자를 대거 채용했던 사교육 업종도 정부 규제로 위축됐다. 소비 부진으로 기업들의 채용과 임금 인상 여력도 줄었다. 로봇 등 정부가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많은 청년을 고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프레드 노이먼 HSBC 아시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 세대가 처한 상황은 상당히 암울하다"며 "고임금 일자리가 어디에서 나올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WSJ은 컴퓨터과학 석사과정에 다니던 마융젠(27)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이런 변화를 체감한 청년 가운데 한 명이다. 한때 안정적인 진로로 여겨졌던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감원이 이어지고 AI가 빠르게 확산하자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지난해 수업에 나가지 않기 시작했다. 룸메이트들이 학교로 나가면 그는 베이징의 공원을 돌아다니며 길고양이를 구경했다.
올해 초에는 중국 남서부 윈난성의 관광도시 다리로 떠났다. 아름다운 산과 느린 생활 속도로 알려진 다리는 치열한 도시 경쟁에서 벗어나려는 청년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마융젠은 부모에게 여전히 대학원에 다니는 것처럼 숨겼다. 그는 "예전에는 모두가 삶이 계속 좋아지고 소득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며 "지금은 미래를 봐도 희망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The logo for the app DeepSeek is seen on an iPhone Monday, Jan. 27, 2025, in Washington. (AP Photo/Jon Elswick)
이런 일자리도 장기적으로 안전하지 않다. 운전자 없이 운행하는 로보택시와 배달·서비스 로봇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차량호출과 배달 업무 일부가 자동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직 대신 선택했던 생계형 일자리에도 기술 변화의 영향이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7월 중국 기술기업 바이두에서 해고된 26세 사용자환경(UI) 디자이너의 사례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그는 마지막 출근 날 컴퓨터와 사원증을 반납하고 베이징 본사에 작별 인사를 하는 영상을 올려 수백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후 중국 남동부 장시성의 부모 집으로 돌아간 그는 아직 새 직장을 찾지 못했다. 영상에서 그는 "머릿속에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뿐"이라며 "AI는 점점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라고 말했다.
중국 지방정부와 대학들은 취업상담과 직업훈련, AI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다. AI로 근로자를 대체한 기업에 책임을 묻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한 기업은 품질관리 담당 직원을 AI로 대체했다가 법원 결정에 따라 약 3만8000달러를 배상하게 됐다. 지도 데이터를 수집하던 업무를 AI에 빼앗긴 다른 근로자도 중재를 통해 보상을 받았다. 베이징시 인적자원 당국은 지난해 12월 공개한 사례 분석에서 "기업은 기술의 혜택을 누리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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