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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신생아 성씨 1위 바뀌나…수백년 이어온 '스미스', 내년 '칸'에 밀릴 수도

등록 2026.10.15 17:19:30

2025년 스미스 4102명·칸 3772명…30년 새 격차 5464명→330명

텔레그래프, 출생등록 추세 분석해 2027년 역전 전망…이민·출산율 변화 영향

신생아 자료사진.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신생아 자료사진.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영국에서 수세기 동안 가장 흔한 성씨로 여겨져 온 '스미스(Smith)'가 내년 신생아 성씨 순위에서 '칸(Khan)'에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두 성씨를 가진 신생아 수의 격차가 지난 30년 동안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4일(현지시간) 영국 통계청(ONS)의 1996~2025년 출생등록 자료를 분석해 2027년 칸이 스미스를 제치고 가장 흔한 신생아 성씨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텔레그래프가 기존 추세를 토대로 내놓은 전망이다.

지난해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스미스 성씨로 등록된 신생아는 4102명으로 가장 많았다. 칸은 3772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두 성씨의 격차는 330명에 불과했다.

1996년에는 스미스 성씨 신생아가 칸보다 5464명 많았다. 당시와 비교하면 격차가 약 94% 줄어든 셈이다. 이 기간 스미스 성씨 신생아는 44% 감소한 반면 칸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텔레그래프는 스미스 성씨 신생아 수가 연평균 4% 감소하고 칸은 1.9%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이르면 2027년 두 성씨의 순위가 뒤집힐 것으로 예상했다.

스미스는 오랫동안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성씨였다. 1853년에는 잉글랜드에서 스미스 성씨를 가진 사람이 약 25만3600명으로 추산됐다. 당시 가장 흔한 성씨였으며 존스(Jones)와 윌리엄스(Williams)가 뒤를 이었다.

신생아 성씨 상위권의 구성도 크게 달라졌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1996년 상위 10개 성씨는 모두 전통적인 영국계 이름이었다. 스미스와 존스, 윌리엄스가 1~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상위 10개 가운데 전통적인 영국계 성씨가 3개에 그쳤다. 칸과 아흐메드(Ahmed), 싱(Singh), 후세인(Hussein) 등이 10위 안에 들었다. 이브라힘(Ibrahim)은 1996년 563위에서 지난해 73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전통적인 영국계 성씨는 신생아 등록이 줄었다. 1996년 이후 롱(Long)은 55%, 포터(Potter)는 54% 감소했다. 카(Carr)와 해먼드(Hammond)는 각각 52%, 존스는 43%, 윌리엄스는 41%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이민 증가와 출산율 차이를 꼽았다. 옥스퍼드대 이민관측소의 누니 요르겐센 연구원은 칸이 남아시아 국가에서 흔한 성씨라며 "최근 몇 년 동안, 특히 2021년 이후 남아시아에서 영국으로 향하는 이민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태생 여성들의 출산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요르겐센 연구원은 영국에서 태어난 여성들이 최근 아이를 적게 낳으면서 이주민 산모가 전체 출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8년 이후 영국 태생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기 수는 29% 감소한 반면 해외 태생 산모의 출생아 수는 18% 증가했다. 아시아와 중동에서 태어난 산모의 출생아 수는 같은 기간 41% 늘었다.

인구 구성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인구조사에 따르면 잉글랜드와 웨일스 주민 가운데 아시아계 비중은 2001년 4.4%에서 2011년 7.5%, 2021년 9.3%로 높아졌다.

특정 공동체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종류의 성씨를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요르겐센 연구원은 이런 특성이 개별 성씨의 빈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도 칸이나 스미스의 순위 변화에 어느 정도 작용했는지는 충분한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출생아의 이름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무함마드(Muhammad)는 2023년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처음으로 남자 신생아 이름 1위에 올랐다. 그해 4600명 넘게 등록됐으며 2024년과 2025년에도 1위를 유지했다. 모하메드(Mohammed), 모하마드(Mohammad) 등 다른 철자도 상위 100위 안에 들었다.

이러한 인구 변화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역대 영국 정부의 이민정책을 비판해 온 이민통제센터(Centre for Migration Control)의 롭 베이츠 연구책임자는 최근 수십 년 동안 전례 없는 인구구성 변화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이민을 줄이기를 바라는 영국 국민의 뜻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영국의 사회 통합을 연구하는 싱크탱크 브리티시 퓨처(British Future)의 순더 카트왈라 소장은 성씨 순위보다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몇 년 뒤 스미스와 칸이라는 성씨를 가진 아이들은 다른 여러 성씨의 아이들과 함께 학교에 다닐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어느 성씨가 더 많으냐가 아니라 이들 모두가 어떻게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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