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 때마다 "순찰 강화" 외침…현실은 '인력 반토막'
등록 2026.10.18 08:00:00수정 2026.10.18 08:35:50
기동순찰대 신설 2년여 만에 인력 55% 감축
전문가 "경찰력만으론 한계…대응 방식 바꿔야"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전날 인천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14일 인천 남동구의 한 다중 이용시설에서 순찰을 하고 있다. 2026.10.14. amin2@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14/NISI20261014_0021488744_web.jpg?rnd=20261014151049)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전날 인천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14일 인천 남동구의 한 다중 이용시설에서 순찰을 하고 있다. 2026.10.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인천 대형 상업시설 흉기난동 이후 경찰이 또다시 전국적인 예방순찰 강화에 나섰다. 2023년 신림역·서현역 흉기난동을 계기로 순찰 전담조직까지 신설했지만, 실효성 논란이 이어지는 사이 조직 규모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그럼에도 강력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가시적 순찰 강화라는 대책이 되풀이되면서, 경찰력 집중 배치에 의존하는 예방치안 방식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중이용시설 운영자의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하고 위험 대상에 선별적으로 대응하는 등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15일 관계부처 합동 범죄대책회의에서 흉기소지 신고가 집중되는 지역과 시간대를 분석해 경찰력을 집중 배치하기로 했다.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가시적 순찰도 강화할 방침이다.
앞서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서 흉기난동이 발생하자 전국 시도경찰청장 화상회의를 열고 다중밀집장소 예방순찰과 공공장소 흉기소지 행위에 대한 선제적 단속을 지시했다.
이 같은 대응은 대형 흉기난동이 발생할 때마다 반복돼 왔다. 경찰은 2023년 서울 신림역과 경기 성남시 서현역에서 흉기난동이 잇따르자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하고 번화가 등에 경찰력을 집중 배치했다. 지난 5월 광주에서 고교생들을 상대로 흉기 범행이 발생했을 때도 순찰 강화 방침을 내놨다.
경찰은 2023년 흉기난동 이후 상시적인 범죄예방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이듬해 2월 기동순찰대까지 신설했다. 그러나 기동순찰대는 출범 당시부터 기존 경찰관 재배치에 따른 일선 치안 공백과 지역경찰과의 업무 중복, 가시적 순찰의 실효성 등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경찰청은 지난해 8월 기동순찰대의 역할을 일반적인 예방순찰에서 고위험 재범 우려자 주변에 집중 배치하는 '특별예방활동'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넉 달 만인 12월에는 초국가범죄 대응과 수사역량 강화를 위해 기동순찰대 인력을 대폭 줄여 수사·민생범죄 대응 부서에 재배치하기로 했고, 기동순찰대는 올해 광역예방순찰대로 축소·개편됐다.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2027년도 예산안 자료에 따르면 예방순찰 전담인력은 2338명에서 1051명으로 1287명(55.0%) 줄었다. 내년도 운영 예산도 올해 49억7000만원에서 31억4500만원으로 18억2500만원(36.7%) 감액 편성됐다. 경찰은 남은 전담인력을 특별한 범죄예방 수요가 발생할 때 집중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전담인력이 절반 이상 줄어든 상황에서 강력범죄 발생 때마다 순찰을 확대하는 데는 인력 운용상의 제약이 따른다. 남은 전담인력을 집중 투입할 수 있지만, 순찰 범위와 근무시간을 추가로 늘리려면 다른 치안 업무에 투입된 경찰력을 재배치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공공장소에서 경찰 순찰을 강화하는 것은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경찰관을 선발해 교육하고 배치하려면 최소 8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다른 부서에서 경찰관을 빼오지 않는 이상 순찰을 바로 강화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찰력에만 의존하는 예방치안 체계에서 벗어나 민간과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안전관리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경찰이 범죄취약지역에 인력을 집중 배치하더라도 모든 다중이용시설을 상시 관리할 수는 없는 만큼 시설 운영 주체의 자체적인 예방활동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지하철역이나 터미널, 백화점 등의 안전을 경찰력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일정 규모 이상 사람이 모이는 시설에는 법률이나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통해 민간 경비인력 배치와 안전관리 비용 부담 등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시적 순찰이 범죄 억제와 시민 불안 해소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남은 인력을 범죄취약지역에 집중 투입하더라도 불특정 장소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흉기난동까지 순찰로 막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순찰 중심의 대응에서 벗어나 위험도에 따른 선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순찰을 돌고 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고 경찰력 낭비"라며 "위험성이 높은 대상자에 대해서는 그에 적합한 법 집행이 핀셋처럼 이뤄져야 하며, 경찰과 법무부의 협업을 체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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