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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구 건설협회장 "매출 3% 과징금 과도…공사비 현실화해야"

등록 2026.10.21 16:03:28수정 2026.10.21 16:37:19

공사비 상승분 반영 못 해 수익성 악화…적정 공사비·기간 확보 촉구

중대재해 제재에 과징금 부담까지…건설업계 "중복 규제로 위축 우려"

[서울=뉴시스] 한승구 대한건설협회장.

[서울=뉴시스] 한승구 대한건설협회장.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한승구 대한건설협회장이 건설업계의 수익성 악화와 안전 규제 부담을 지적하며 적정 공사비·공사기간 확보와 건설 관련 법·제도의 합리적인 개선을 촉구했다. 공사비 상승분이 계약금액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과징금 강화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부담까지 더해지면 건설산업의 기반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 회장은 21일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적정 공사비·공사기간 확보,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대응, 개정 노동조합법 보완입법 등을 주요 현안으로 제시했다.

한 회장은 "2020년 1월부터 현재까지 공사비지수 상승률은 38.9%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19.9%)의 약 두 배에 달한다"며 "자재비와 인건비 등 공사원가가 급등했지만 발주 단계에서 비용 증가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건설사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대한건설협회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2022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준공된 2492개 현장을 조사한 결과, 실행률이 100%를 초과한 적자 공사 비중은 43.7%로 집계됐다. 실행률은 실제 투입된 공사비를 계약금액과 비교한 지표로, 100%를 넘으면 실제 공사비가 계약금액을 초과했다는 의미다.

건설업의 수익성도 제조업보다 낮은 수준이다. 건협 자료에 따르면 건설업 매출액순이익률은 1.8%로 제조업(4.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올해 상반기 건설업체 폐업 규모도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수준이라는 게 건협의 설명이다.

한 회장은 "공사비 부족이 기업의 경영난에 그치지 않고 공사 품질과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원가를 줄이기 위해 투입 인력을 축소하거나 자재 등급을 낮추는 일이 발생하면 부실공사와 안전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사기간 역시 현장 여건과 공사 난이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관행적으로 산정되는 경우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건협은 발주자가 적정 공사비와 공사기간을 산정하고 그 근거를 제시하도록 하는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공사비·공사기간 산정 기준을 구체화하고 산정 결과를 검증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시공 중 물가 변동이나 설계 변경이 발생하면 계약금액과 공사기간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회장은 또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안에 대해 안전 강화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과징금 부과 기준은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두 차례 발의한 건설안전특별법안에는 발주자의 적정 공사비·공사기간 반영 의무와 시공자의 공사비·공사기간 변경 청구권, 안전관리 우수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등이 담겼다. 의무 위반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매출액의 3%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하고, 상한액은 1000억원으로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 회장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하면 기업의 실제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과도한 부담을 지울 수 있다"며 "건설업의 영업이익률이 낮은 상황에서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과징금으로 부과하면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제재까지 중첩될 경우 기업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며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 강화가 필요하지만 제재가 과도해지면 기업의 사업 추진이 위축되고 주택 공급과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협은 과징금 산정 기준을 매출액에서 영업이익으로 바꾸는 방안을 국회와 국토교통부 등에 건의해 왔다. 올해 4월 국회 공청회에서도 과징금 부과 조항을 제외하되 근로자의 안전 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 부과는 유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반기 법안 논의 과정에서도 국회 및 정부와 협의해 업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 회장은 개정 노동조합법에 대해서도 보완입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청 건설사가 산업안전보건법 등에 따라 하청 근로자의 안전을 관리하는 행위가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성 판단의 근거로 활용되면 현장의 안전관리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게 건협의 판단이다.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일부 노동위원회는 원청의 안전 관련 조치 등을 사용자성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반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설명자료를 통해 원청이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 의무를 이행한다는 사실만으로 노동조합법상 사용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건협은 행정해석과 노동위원회 판단 사이에 차이가 나타나는 만큼 법적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회장은 "원청이 안전관리 의무를 이행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도록 법률이나 해석지침에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안전수칙 준수와 안전시설 설치, 하청 근로자에 대한 안전교육 등 법령상 의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교섭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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