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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까지 노리는 러 드론 '인간 사냥'…우크라는 주민용 그물총 내놨다

등록 2026.10.22 13:46:57

민간인 보호용으로 개발…총기 소지 허가 없이 구매 가능

한 번 쓰는 발사기 약 9만원…그물에 걸린 드론도 폭발 위험

[헤르손=AP/뉴시스] 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 도시 헤르손에서 한 주민이 FPV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설치된 그물망이 덮인 거리를 걷고 있다. 2025.11.04.

[헤르손=AP/뉴시스] 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 도시 헤르손에서 한 주민이 FPV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설치된 그물망이 덮인 거리를 걷고 있다. 2025.11.04.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러시아군의 드론이 장을 보는 주민과 구급차까지 겨냥하는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보호용으로 개발된 '그물총'이 개발됐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 오메가 부대가 전날인 20일 방산기술업체 블루버드테크의 그물총 '치파(Chipa)'를 사용하는 훈련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훈련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다.

치파는 애초 전선 주변의 이른바 '살상지대(kill zone)'에 사는 민간인을 위해 설계됐다.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이 장을 보는 주민과 민간 차량, 구급차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런 민간인 상대 드론 공격을 '휴먼 사파리(human safari·인간 사냥)'라고 부른다.

훈련에 나선 병사들은 휴대용 드론 탐지기를 살피며 이동했다. 드론이 나타나자 '폴리아크'라는 호출명을 쓰는 병사가 그물총의 안전핀을 뽑고 조준했다. 다른 병사들은 덤불 속으로 몸을 숨겼다.

폴리아크가 발사하자 큰 소리와 함께 그물이 공중으로 펼쳐졌다. 그물은 드론의 프로펠러에 엉켜 기체를 붙잡았다.

훈련에서 포획한 것은 '1인칭 시점(FPV) 드론'이었다. 이 드론은 조종자가 기체에 달린 카메라 영상을 보면서 조종하는 소형 무인기다.

[드루즈키우카=AP/뉴시스] 2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전선 도시 드루즈키우카의 버려진 아파트 앞에 설치된 대(對)드론 그물에 러시아군의 1인칭 시점(FPV) 드론 잔해가 걸려 있다. 2026.08.25.

[드루즈키우카=AP/뉴시스] 2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전선 도시 드루즈키우카의 버려진 아파트 앞에 설치된 대(對)드론 그물에 러시아군의 1인칭 시점(FPV) 드론 잔해가 걸려 있다. 2026.08.25.

러시아군 드론의 위협은 전선 뒤편의 도로와 주거지역까지 퍼지고 있다. 전투에 참여하지 않는 주민도 일상생활을 하면서 드론 공격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블루버드테크 기술자 에두아르드는 보안상의 이유로 이름만 공개한 채 "이제 FPV 드론은 전선 지역의 모든 사람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폴리아크도 "적은 이제 민간인과 군인을 구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드론 탐지기는 접근하는 드론을 미리 알아차리고 몸을 숨길 시간을 벌어준다. 반면 치파는 드론이 이미 가까이 접근했을 때 사용하는 장비다.

에두아르드에 따르면 치파 발사기 한 개의 가격은 약 3000흐리우냐(약 67달러·9만원)로 한 번 발사하면 다시 사용할 수 없다. 그는 치파가 총기류가 아닌 장비로 분류돼 민간인도 총기 소지 허가 없이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훈련에 참가한 오메가 부대원들은 다음 날인 21일 전선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2015년부터 전투에 참여한 폴리아크는 최근 몇 년 사이 전쟁 양상이 바뀌는 속도가 빨라졌으며, 특히 진지 사이를 이동할 때가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AP/뉴시스] 20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의 한 비공개 장소에서 한 군인이 우크라이나 기업이 개발한 FPV 드론 대응용 그물 발사기를 시연하고 있다. 2026.10.21.

[우크라이나=AP/뉴시스] 20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의 한 비공개 장소에서 한 군인이 우크라이나 기업이 개발한 FPV 드론 대응용 그물 발사기를 시연하고 있다. 2026.10.21.

폴리아크는 "탁 트인 곳으로 나가야 할 때 적은 드론으로 우리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몸을 숨길 곳이 없는 구간에서는 이동 자체가 드론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폴리아크가 속한 부대는 실제 전투에서 그물총과 산탄총을 함께 휴대한다. 폴리아크는 먼 거리에서는 산탄총을 선호하지만, 드론이 가까이 오면 넓게 펼쳐지는 그물이 막아낼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에두아르드는 치파가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거리를 10~20m로 제시했다. 다만 바람과 드론의 비행 속도에 따라 효과는 달라진다.

그물로 드론을 붙잡더라도 폭발 위험은 남는다. 폴리아크는 요격된 드론 가운데 일부가 폭발해 주변 군인들이 폭발 충격과 파편을 맞을 위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드론이 사람을 직접 타격하는 대신 몇 m 떨어진 곳에서 폭발하면 생사를 가를 수도 있다. 폴리아크는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멀리 떨어질수록 좋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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